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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정현 없어도 '언더독 반란' 꿈꾼다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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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정현 없어도 '언더독 반란' 꿈꾼다 [데이비스컵 테니스대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5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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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부상은 전혀 없고, 컨디션도 괜찮다. 우리 나름대로 클레이코트에서 열심히 해 좋은 결과를 갖고 돌아가겠다.”

세계랭킹 69위 권순우(23·당진시청·CJ 후원), 142위 정현(24·한국체대·제네시스 후원)은 없지만 한국 남자테니스 국가대표팀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정희성 한국 남자테니스 대표팀 감독은 6일(한국시간)부터 이틀간 이탈리아 칼리아리 테니스클럽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 2020 데이비스컵 예선(4단식-1복식)을 앞두고 승리를 다짐했다. 6일 오후 8시부터 단식 1, 2경기, 7일 오후 7시부터 복식과 단식 3, 4경기가 진행된다.

세계 최고 권위의 남자테니스 국가 대항 토너먼트 데이비스컵 본선은 오는 11월 스페인에서 열리며 18개국만 나설 수 있다. 예선에서 승리한 12개국에 지난해 4강 팀(스페인, 캐나다, 영국, 러시아)이 자동 출전하고 와일드카드 2개국(프랑스, 세르비아)이 나온다.

정희성 감독은 "데이비스컵에서 랭킹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세계랭킹 29위 한국은 11위 이탈리아를 꺾고 이변을 연출하겠다는 각오다. 승리하면 남자테니스 세계 18강격 데이비스컵 본선에 진출하고, 지면 9월 예정된 월드그룹1로 내려간다.

권순우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일정으로, 정현이 후원사 문제로 불참하는 가운데 남지성(238위·세종시청)과 이덕희(251위·서울시청), 정윤성(333위·CJ 후원), 송민규(983위·KDB산업은행), 정홍(1326위·현대해상)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파비오 포니니(11위), 로렌초 소네고(46위), 지안루카 마거(79위), 스테파노 트라발리아(86위), 시모네 보렐리(467위)로 구성된 이탈리아는 객관적 전력상 우리보다 한 수 위다.

복식랭킹 역시 보렐리가 71위, 포니니 121위로 남지성(103위), 송민규(113위)보다 높은 데다 적지에서 이탈리아가 강세를 보이는 클레이 코트에서 경기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된다.

대한테니스협회에 따르면 정희성 감독은 4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3~4일 준비 했는데 선수들 부상은 전혀 없고 컨디션도 괜찮다. 이탈리아의 랭킹이 높지만 우리 나름대로 클레이코트에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갖고 돌아가겠다”는 말로 주눅들지 않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비스컵은 투어보다 이변이 많이 나온다”며 “(실력에서) 큰 차이가 나고 원정까지 온 상황이나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믿는 구석은 남지성-송민규 복식 페어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2회전에 오른 경험을 살려 복식에서 승리한 뒤 포니니가 뛰지 않는 단식 2경기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이덕희가 2018년 프랑스오픈 예선에서 소네고를 2-0(6-3 6-4)으로 꺾은 바 있어 기대를 모은다.

정 감독은 “확실한 복식 조가 있어 든든하다. 이탈리아는 그런 복식조가 없어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남자테니스 대표팀이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승리를 다짐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정희성 감독은 또 한국의 끈끈한 팀워크를 내세운다. “우리는 선후배 사이가 돈독해 개인적으로 친하고 서로 챙겨준다”며 “훈련 과정도 좋고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라고 힘줬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클레이코트에 바람이 많이 불면 흙먼지가 일어 경기가 중단되는 등 변수가 일어나기도 한다. 정 감독은 ‘언더독’ 입장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우리에게 더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 아무래도 상대의 랭킹이 높으니까 바람 등 다른 변수가 생기면 우리가 더 잘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코라도 바라주티 이탈리아 감독도 “데이비스컵은 랭킹이 중요한 게 아니다. 팀 경기이기 때문에 랭킹과 관계없이 우리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현재 우리 팀은 보렐리 외에 복식 전문 선수가 없다. 한국은 복식 조가 강해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경계했다. 

한편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 모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많이 나온 상황이라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칼리아리 섬이 본토와 떨어져 있어 아직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기에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관중은 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한국과 이탈리아 모두 의료진이 상주한 가운데 훈련 중이며 대회 기간 선수단 동선을 수시로 모니터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응급 후송 시설도 확보해 둔 상태다. 또 이탈리아 스포츠전문 매체 가제타델로스포르트에 따르면 이번 대회 볼 키즈들이 선수에게 땀 닦는 수건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역시 코로나19 예방 차원이다.

정희성 감독은 “무관중 경기가 우리에게 불리할 게 없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스포츠계를 비롯해 한국 전체가 어려운데 좋은 경기로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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