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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 도쿄올림픽 연기, '일본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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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 도쿄올림픽 연기, '일본이 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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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예상대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는 올림픽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5일(한국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결국 도쿄올림픽을 오는 7월이 아닌 이보다 1년 미뤄 연기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꺼지지 않는 가운데 ‘완전한 올림픽 개최’를 강조했던 일본으로서도 더 이상은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5일 전화 통화를 통해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결정했다. [사진=EPA/연합뉴스]

 

당초부터 걱정이 많은 대회였다. 지난해 여름 종목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당시 극심한 고온문제가 나타났고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오픈워터 종목에선 악취 문제까지 겹쳤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에 대한 걱정도 컸는데, 정작 일본은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선수단에 제공하겠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그럼에도 강행될 것으로 보였던 도쿄올림픽이었지만 코로나19 앞에선 한 없이 작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고 확진환자는 36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은 1840명으로 16번째 확진자 규모로 중국, 이탈리아, 미국 등에 비해선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와는 다르다. 3조 엔(33조 원) 가까이 쏟아 부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실제 피해를 은폐한다는 의혹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졌다.

불안함 속에도 아베 총리는 무관중 경기가 배제된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을 열겠다고 강조했고 IOC 또한 수 차례 긴급회의를 열고도 여유를 부리며 “4개월이 남았기 때문에 성급히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호주 등은 도쿄올림픽을 정상개최할 경우 보이콧 하겠다며 강경하게 연기를 요구했다. [사진=캐나다 NOC 트위터]

 

그 사이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선수단에선 크게 반발했다. 캐나다와 호주는 올림픽이 올 여름 열릴 경우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며 강수를 두기까지 했다. 일본과 IOC로서도 더 이상은 무리수를 둘 수 없었다.

1896년 그리스에서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래 동·하계 대회를 통틀어 연기는 124년 만에 처음이다. 내년으로 미뤄지며 최초로 홀수 해에 개최되게 됐다.

100년 넘게 이어온 역사다. 대회를 진행하기 힘들었던 큰 사건들도 많았다. 취소 사례는 5차례나 있었다. 대회 강행을 엄두도 낼 수 없는 전쟁 때문이었다.

하계올림픽에선 1916년, 1940년, 1944년, 동계 대회에선 1940년과 1944년 대회 개최를 포기했다. 1,2차 세계대전 속에 ‘평화 올림픽’을 외칠 순 없었다.

이외에 완전하지 못했던 올림픽도 있었다. 1972년 서독 뮌헨 하계올림픽에선 ‘검은 9월단’의 뮌헨 참사가 닥쳤다. IOC와 조직위원회는 대회 취소까지 검토했으나 결국 경기를 하루 연기시키며 강행했다. 이스라엘 선수단이 참사를 겪으며 올림픽기가 처음으로 조기 게양됐던 날이었다.

 

봄꽃이 아름답게 핀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 위치한 올림픽링이 이루는 평화로운 분위기와 달리 흉흉한 세계정세 속에 대회는 1년 미뤄지게 됐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엔 아프리카 국가들이 보이콧을 해 직전 대회(121개국)보다 크게 줄어든 92개국만이 참가했다. 인종분리 차별 정책을 펼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뉴질랜드에 대한 처벌요구가 이뤄지지 않자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4년 뒤 소련 모스크바 올림픽엔 이보다 적은 80개국만 나섰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불참을 선언했고 서방권 국가들에서도 이에 동조하며 반쪽짜리 대회가 됐다.

그리고 40년 만에 일본이 올림픽 변수의 피해국이 됐다. 특이한 점은 일본은 두 차례나 취소를 경험했다는 것. 1940년 일본은 동·하계 올림픽을 삿포로와 도쿄에서 치를 예정이었지만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켜 올림픽 개최권을 반납해야 했고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 되며 역사의 죄인이 됐다. 일본은 6차례 연기나 취소 중 절반에 관여됐다.

일본이 그토록 취소나 연기를 꺼려했던 건 돈 때문이다. 대회를 강행하지 못할 시 막대한 손실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대회가 취소될 경우엔 4조5151억 엔(50조1598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1년 연기할 경우에도 예상 손해액은 6400억 엔(7조1082억 엔)으로 이미 우울한 올림픽을 맞이하게 된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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