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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함께 멈춘 진천선수촌, 퇴촌명령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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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함께 멈춘 진천선수촌, 퇴촌명령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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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년 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려오던 선수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안전상 수긍할 수밖에 없지만 2020 도쿄올림픽 연기는 누군가에겐 치명타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 긴급 전화 통화를 갖고 결국 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대부분의 환영을 받는 결정임에도 눈앞의 목표를 잃은 선수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보금자리 같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도 퇴촌 명령을 받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며 대한체육회는 25일 진천선수촌에 머물던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철저한 방역을 진행하기 위해 퇴촌 명령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25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귀가 조치를 내렸다.

매몰찬 결정은 아니다. 동기부여를 잃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확실한 방역을 위함이기도 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월 중순까지 50명 이상이 모이는 모든 활동 금지를 권고했다. 밀폐된 공간에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있는 것만큼 코로나19의 감염에 쉽게 노출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진천선수촌은 이 같은 환경임에도 그동안 얼마 남지 않은 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 함께 모여 훈련을 이어왔다. 체육회는 지난 1월 말 진천선수촌 입구에 열감지기를 설치하고 코로나19 유입 원천 봉쇄를 위해 힘썼다. 2개월 동안 대표팀 관계자들의 외박도 제한했고 최근 선수촌 인근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선수와 지도자들의 외출마저도 통제했다.

그러나 이젠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동시에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하는 게 최우선 목표로 바뀌었다.

대한체육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수촌 유입을 차단하고자 외출·외박을 통제한 바람에 스트레스가 쌓인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휴식을 주고자 이들에게 퇴촌을 통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왼쪽) 동기부여를 잃은 선수단을 위해 휴식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신치용 선수촌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상황에서 도쿄올림픽 연기론이 나오자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훈련 집중도 또한 떨어졌다는 것.

선수촌의 한 관계자는 “진천선수촌, 국가대표 선수단 운영과 관련한 시스템의 재정비 차원”이라며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선수와 지도자들의 긴장이 한순간에 풀리고 목표 의식도 사라졌기에 훈련 효율성을 높이고자 이들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선수들과 지도들은 3주 가량 휴식을 갖는다. 1년의 여유 시간이 있는 만큼 더욱 철저히 코로나19에 대처할 예정이다. 이들이 재입촌하기 위해선 2주간 자가 격리 후 코로나19 음성 결과지를 제출하고 철저한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해 진천선수촌에서 다시 훈련하려면 5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는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가면 철저한 방역을 시행하고 재입촌시 검사 방법도 새로 마련할 예정이다. 나아가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너무 급작스러운 퇴촌명령이라는 지적도 있다. 선수들로선 훈련지를 찾기도 힘들고 갈 곳을 잃은 꼴이라는 것.

그러나 현재로선 함께 모여 훈련하는 것이 더욱 불안한 상황인 만큼 더 큰 화를 피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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