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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진출권 사수, 축구대표팀 백승호 원두재 정승원 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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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진출권 사수, 축구대표팀 백승호 원두재 정승원 등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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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림픽 연기는 선수들에게 절망이기도, 기회이기도 하다. 4년 동안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준비해온 것이 무산되는 것 같은 허탈함을 겪기도 하지만 준비가 완벽하게 되지 않은 이들에겐 이를 보완할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을 떠나 올림픽 진출 자격 자체가 주어지지 않을 수 있는 이들도 있다. 나이 제한이 있는 남자 축구대표팀 이야기다.

남자 축구는 23세 이하(U-23) 선수들로 구성하고 나이에 얽매지 않고 와일드카드 3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올림픽이 연기되며 마지노선이던 1997년생 선수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주축인 정승원 등 1997년생 선수들이 대회 출전 무산 위기에 놓였다. FIFA에서 연령 제한에 대한 어떤 결정을 내릴 지가 변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올림픽이 연기되며 대표팀 선수들의 종목 참가 자격에 대한 생각을 공식 서신을 발송했다. 첫 수신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지만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전달됐다.

IOC도 이러한 논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7일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이들의 자격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축구 대표팀엔 어떻게 적용이 될까. 한국 축구 대표팀엔 유독 민감한 문제다. 단순히 올림픽 진출을 함께 일군 이들이라는 점을 넘어 병역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선 시상대에 오를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 차례 동메달 신화를 이룬 적이 있기에 충분히 희망을 가져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올림픽 출전 기준점이 되는 1997년생들에겐 대회 연기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상식적으론 내년 올림픽이 열릴 경우 그 기준이 1998년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일궈냈는데, 23명 엔트리 가운데 1997년생이 절반에 가까운 무려 11명이나 됐다.

이동준(부산 아이파크)과 정승원, 김대원(이상 대구FC)과 이동경 같이 공격을 이끄는 이들은 물론이고 대회 MVP를 수상했던 원두재(이상 울산 현대)와 김동현(성남FC), 김진규(부산 아이파크)가 이루는 중원, 정태욱과 이유현(이상 전남 드래곤즈), 강윤성(제주 유나이티드)이 수비진과 송범근(전북 현대)이 지키는 골문까지 핵심 멤버들이 즐비했다. 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해외파 백승호(다름슈타트)도 1997년생이다.

 

이강인(가운데)은 도쿄올림픽 걱정이 없지만 백승호(왼쪽)은 1997년생으로 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이끈 이들과 동갑이다. 룰 개정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와일드카드 3명과 이강인(18·발렌시아), 정우영(21·바이에른 뮌헨) 등이 합류할 수 있다고는 해도 김학범 감독으로선 보통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희망이 생겼다. IOC의 결정 이유에 그 힌트가 있다. IOC가 이미 결정된 올림픽 출전권을 유지하겠다는 데에는 이들이 경쟁을 통해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냈다는 논리가 있다. 축구 대표팀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논리다.

또 다른 하나는 이번 대회 타이틀이 ‘2020 도쿄올림픽’이라는 데에 있다. 이번 올림픽은 1년 미뤄져 엄밀히 따지면 2021 도쿄올림픽이다. 그러나 타이틀 변경으로 인해 생기는 혼란과 재정적 손실 등을 고려해 일본과 IOC는 ‘2020 도쿄올림픽’ 타이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림픽 타이틀부터 2020년에 머물고 있는 만큼 출전 자격에 대해서도 변동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강력한 힘을 가진 개최국 일본에서도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축구에서도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었다. 1997년생 위주인 건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열린 U-20 월드컵부터 손발을 맞춰온 세대였다. 자카르타-팔렘방게임에서도 다소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이들이 그대로 나섰다. 2012년 한국에 밀려 아쉽게 4위를 차지했던 기억이 있어 홈 이점을 업고 이번엔 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그렇기에 더욱 1997년생들의 올림픽 출전 자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호주와 멕시코 등에서도 올림픽 출전 제한 규정이 예외적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불가항력으로 인한 대회 연기인만큼 결정권을 변화 가능성에 무게감이 쏠린다. 이젠 결정권을 가진 FIFA로 시선이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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