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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일본의 차별, 조선학교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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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일본의 차별, 조선학교의 위기
  • 스포츠Q
  • 승인 2020.04.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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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구자영 칼럼니스트] 일본의 고교무상화 제도는 2010년 일본 국회를 통과하며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그러나 2012년 아베 신조 자유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조선학교는 고교무상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임영언, 2018).

이는 일본 문무과학성에서 도입한 일본 내 공립학교, 외국인학교를 포함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무상화 교육을 지원하는 취지에 어긋난 차별정책이라 할 수 있다.

◆ 한민족 차별 

재일교포가 다니는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야기된 남북, 일본의 정치적, 역사적 이해관계가 재일교포 사회에도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대사관 앞. 시민단체는 조선학교 차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이전에도 일본의 재일교포 차별정책은 그간 꾸준하고 다양하게 나타났다. 1948~1949년 연합군 최고사령부(GHQ)와 일본 정부에 의해 단행된 조선학교 강제폐쇄사건, 1960년대 후반 이후 진행된 외국인학교 법안에 따른 조선학교 통제, 1990년대 JR그룹 통학 정기 할인율 제외, 전국고등학교체육연맹 주최 공식경기 출전 불가, 2000년대 대학수험자격의 박탈(임영언, 2018)부터 무상화 배제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부의 재일교포 탄압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나아가 한국의 위안부 문제 사과 및 피해자 개인적 합의 요청, 일본의 무역보복 대응, 한국 내에서의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일본 거주 재일교포의 기본 생존권과 인권이 여러 영역에서 위협받고 있다. 나아가 일본의 동화정책으로 재일교포들의 일본 사회 진입이 앞당겨지고 있다. 

1945년 일본이 패전하면서 조국으로 건너오지 못한 재일동포들은 빼앗긴 민족성을 되찾기 위해 사비를 들여 학교를 설립했다. 수십 년간의 차별과 압박에도 일본어 대신 한글 수업을 고집했다. 민족의 얼과 역사를 가르치고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과 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일본의 무상화 차별에 따라 조선학교들은 재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조선학교가 존폐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심규상(2019)에 따르면 한때 540여 개에 달했던 조선학교는 일본의 차별로 현재 64개로 줄었다. 학생 수도 4000여 명에 불과하다.  

◆ 재일교포 사회에서 스포츠의 역할

한국과 일본, 북한과 일본의 스포츠 경기는 종목을 떠나 각 국가에서 가장 큰 이슈로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이는 한민족과 일본 간 역사적, 정치적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재일교포는 일본의 억압에 맞서는 상징적 존재이며 스포츠는 대표적 저항 가운데 하나다. 

일본 전국 각지에 있는 조선학교에서는 럭비, 축구와 같은 인기종목을 육성해 우수한 선수를 배출했다. 졸업생이 프로팀과 실업팀에 입단해 훌륭한 성적을 내면 재일교포들은 자긍심을 느끼고 삶의 애환을 달랬다. 재일교포 사회를 하나로 묶는 구심적 역할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만행에 조선학교의 운동부 육성에도 위기가 닥쳤다. 조선학교 재일교포 학생들이 등록금 납부, 대학 입학 차별 등으로 국적을 일본으로 변경하고 일본 공립학교로 이동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입학생 감소로도 이어진다. 우수한 한민족 자원이 한국 또는 북한을 뒤로 하고 일본 국적을 선택하는 것,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광화문 광장.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회원들은 일본 정부의 차별 철폐 촉구 거리행동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 조선학교 스포츠 활성화

한반도의 피가 흐르는 젊은 유망주들이 일본으로 귀화해 운동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 2~3년 전 오사카 조선학교의 전도유망한 고등학생 럭비선수가 진학을 위해 일본으로 국적을 변경했다. 결국 일본 대학에서 현재 대표팀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교육 차별이 계속되는 한 이같은 사례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나아가 우리 정부가 앞장설 필요가 있다. 대안 수립, 제도적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와의 협상이 필요하다. 남과 북의 민족적 대립과 이념, 사상을 넘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서라도 일본의 조선학교 차별정책을 해결하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구자영(연세대학교)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스포츠문화연구소 운영위원
-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체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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