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K리그 구단 수익 직격탄, 선수들 연봉 삭감은?
상태바
K리그 구단 수익 직격탄, 선수들 연봉 삭감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4.20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K리그(프로축구) 개막이 연기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 효과로 확산세가 잠잠해지면서 5월 일정을 시작할 수 있을 거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수입 면에서 직격탄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지난 1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연맹과 K리그 22개 구단의 올해 매출 감소폭이 575억 원에 달할 거란 분석이다. 연맹이 K리그 1·2 구단에 자료를 요청해 계산한 결과다.

사실상 38라운드를 모두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27라운드(22라운드+스플릿 5라운드) 체제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연맹은 57억 원, K리그1은 464억 원, K리그2는 54억 원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다.

K리그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 구단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후원사 광고·라이선싱(연맹 로고 및 명칭 사용) 수입·중계권 수입이 줄어든다. K리그1 구단은 광고와 입장권 판매 측면에서 구단 당 38억7000만 원가량 손해가 점쳐진다. K리그2 구단 역시 평균 5억4000만 원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

2019년 연맹과 K리그 전체 구단의 소득 총액은 3719억 원이다. 575억 원은 지난해 매출의 15.4%나 된다. 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황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벌이가 더 적어질 수도 있다. 모기업의 경영 수지가 악화되면 후원액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스폰서 입장에서는 리그가 멈춰 광고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구단은 자체 청백전을 인터넷으로 중계하면서 스폰서 업체의 브랜드 노출을 시도하고 있다. 일정이 축소되면 스폰서 후원액을 인하할 공산이 크다. 시민구단의 경우 지자체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지출이 커 예정된 예산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단 일정 축소로 지출도 어느정도 줄기는 한다. 지난해 38라운드 기준 K리그1·2 구단의 수당 지급 총액은 157억 원인데, 만약 올해 27라운드 체제가 확정되면 47억 원가량 수당 지출이 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단의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선수단 인건비다. 연맹에 따르면 구단과 선수들이 작성하는 표준계약서 상 천재지변에 따른 연봉 삭감 조항은 없어 선수들과 공감대가 형성돼 관련한 협의가 오가지 않는 한 급여 지출을 줄일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긴급 화상 이사회.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KPFA)는 지난 18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임금 삭감 이슈에 대해 “선수 동의 없는 삭감은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선수협은 지난 14일 14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화상으로 긴급이사회를 개최, 급여 삭감 안건 등을 논의했다. 이근호 선수협회장은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박주호 부회장은 “현재 K리그 일부 구단에서 선수들의 급여를 삭감해 기부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경우에도 강요가 있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입장은 선수들의 계약이 가장 먼저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선수협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의견문을 내고 “연봉 삭감 등 문제에 대해 연맹 및 각 구단 관계자들과 공식적인 논의의 장을 갖자”고 제안했다. 이에 연맹은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며 반겼다.

대한축구협회(KFA)와 프로축구연맹 임직원, K리그1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임직원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자 급여를 일부 반납하기도 했다. K리그2 수원FC도 같은 취지에서 선수단 급여 10%를 시에 기부했다. 연맹과 선수협이 대의적인 차원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