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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포체티노에서 무리뉴로, 새 시대 열린 토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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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포체티노에서 무리뉴로, 새 시대 열린 토트넘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4.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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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유럽에 퍼진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 리그가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후 어떻게든 시즌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리그가 재개되기 전에 지금까지 이어진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EPL)를 미리 복습해보고자 한다.

두 번째 팀은 토트넘 핫스퍼다. 이번 시즌 토트넘은 황금기를 만든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문을 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팀도 요동치고 있다. 새로운 시대가 가져올 결과물을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위태롭다.

# 포체티노 시대의 종말

2019-20시즌을 앞둔 토트넘은 UCL 준우승 아픔을 씻어내기 위한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나 선수 보강은 늦어졌고, 중심 선수들의 재계약은 지체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팀 내부이야기를 언론에 언급하는 것을 꺼려왔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팀 역사상 최고 이적료로 데려온 탕귀 은돔벨레 영입 건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을 두고 불쾌감을 확실하게 어필했다. 이적시장 막판 지오바니 로 셀소를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대체자로, 부실했던 풀백에 라이언 세세뇽을 더한 뒤에야 포체티노 감독은 만족을 표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작해도 모자란 상황인데, 토트넘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삐걱거리며 시작한 토트넘은 리그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덜컹거렸다. 일관성이 없는 경기가 이어지더니 리그 8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만나 0-3 참패를 당했다. 치명적이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에서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그 뒤로도 4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한 토트넘은 14위까지 떨어졌다. 팬들은 토트넘이 항상 그래왔듯 다시 반등하길 바랐다. 그러나 이미 토트넘다운 속도와 압박은 사라진 상태였다. UCL 결승 패배를 아직 잊지 못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무기력한 내용을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는 팀처럼 보였다.

끝내 토트넘은 포체티노와의 이별을 선택했다. 포체티노가 경질된 후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은 “포체티노는 이번 시즌이 진행되면서 선수들의 신임을 잃어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감독과 선수들의 신뢰 관계가 무너진 팀의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EPL 중상위권에 머물렀던 토트넘을 우승권으로, 사상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으로 이끈 감독에게 경질은 어울리지 않은 결말이었지만 프로세계는 냉혹했다. ‘디 애슬래틱’은 “포체티노 감독은 구단에 필요한 새로운 사이클을 주기란 얼마나 어려울지 잘 알고 있었다. 2019년 6월(UCL 준우승 후)이야말로 떠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었을 것이다.”고 보도했다. 포체티노 시대가 이렇게 마감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 무리뉴 시대의 개막

파격적인 선임이었다. 포체티노 체제에서 토트넘이 보여준 방향성과 조세 무리뉴가 추구하는 축구는 어울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트넘과 무리뉴의 이해관계가 우려보다 더 크게 작용했다. 자신이 아직도 ‘스페셜 원’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은 무리뉴와 트로피가 절실했던 토트넘의 만남이었다.

결과적으로 무리뉴 감독은 초반 5경기에서 4승 1패로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두 선수의 출장여부에 따라 성적이 요동쳤다.

무리뉴 체제는 손흥민이 퇴장당한 리그 18라운드 첼시와의 경기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해리 케인마저 장기 부상을 당하자 토트넘은 득점원이 사라졌다. 핵심 자원이 두 명이나 빠지면 어느 팀이나 힘든 상황에 놓이겠지만 무리뉴 감독이 내놓은 해결책도 영양가가 없었다.

결국 해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득점 감각이 돌아오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데려온 스티븐 베르바인이 가세하며 3연승을 달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지자 또 성적이 고꾸라졌다. 코로나19 덕분에(?)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갖게 됐다는 점을 위안 삼아야 할 정도다.

# 올해의 선수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토트넘 에이스로 성장한 손흥민 [사진출처=토트넘 공식 SNS]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토트넘 에이스로 성장한 손흥민 [사진출처=토트넘 공식 SNS]

2번 퇴장에서 생긴 논란과 부상으로 인해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손흥민이 토트넘 올해의 선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서 진행한 토트넘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도 57% 팬들이 손흥민을 선택했다. 전문가들 평가도 동일했다. 9골 7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 부진한 선수 예상

무리뉴와 은돔벨레는 동행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토트넘 공식 SNS]
무리뉴와 은돔벨레는 동행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토트넘 공식 SNS]

은돔벨레가 뽑히지 않을까.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팀 내 최고 연봉과 이적료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선수라면 더 좋은 활약이 필요했다. 무리뉴 감독한테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토트넘에 자리잡은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은돔벨레가 벌써부터 새로운 팀을 찾는다는 이적설이 돌고 있다.

# UCL 진출? 쉽지 않다

야망이 있는 케인 같은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선 UCL 진출권을 무조건 따내야만 한다. 손흥민과 케인이 돌아오면 공격은 해답을 찾을 가능성이 높지만 수비가 걱정이다. 최근 8경기에서 무실점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리그가 중단되기 직전 연패하며 침체됐던 팀 분위기도 바꿔야 한다. 리그가 재개한 직후 분위기를 타야 UCL 진출 희망이 생겨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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