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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미국-일본 현지중계, 해외 외신 반응 어땠나 [KBO리그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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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미국-일본 현지중계, 해외 외신 반응 어땠나 [KBO리그 개막]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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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케이팝(K-Pop), 케이푸드(K-Food), 케이뷰티(K-Beauty)에 이어 케이스포츠(K-Sports)의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가 대부분 멈춰선 가운데 세계 3위 야구 리그 KBO리그(프로야구)가 5일 무관중으로 개막했다.

5일 서울 잠실을 비롯해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팡파르를 울린 2020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는 미국 ESPN과 일본 스포존(SPOZONE)에서 사상 처음 실시간 중계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날 잠실과 문학 구장에는 상당수 해외 언론이 찾아와 이색 광경이 연출됐다.

주요 외신들은 대만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포문을 연 KBO리그 개막전 이모저모를 상세히 전했다. 경기장 분위기는 물론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최고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한국에서 프로야구를 열기 위해 각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지켜보며 이를 치켜세우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인천 문학구장을 비롯해 5일 전국에서 일제히 2020 KBO리그가 개막했다. [사진=스포츠Q DB]

AP통신은 '빈 구장에서 시작된 한국 프로야구'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냈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문제에 잘 대처했고, 프로야구가 시작됐다”며 “KBO리그 각 팀은 관중 입장이 통제된 5개 구장에서 경기를 치렀다”고 전했다.

“심판과 경기 진행요원, 1·3루 코치 등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홈 팀 응원단은 응원전을 벌여 경기 분위기를 띄웠다”고 덧붙였다.

보스턴헤럴드는 “스포츠에 굶주렸다면 KBO리그를 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KBO리그 시청, 우리가 도와드립니다'라는 기사로 KBO리그 정보를 자세히 제공했다. 이밖에 포브스, USA투데이 등도 KBO리그 개막 소식과 눈여겨볼 만한 선수 등을 소개했다.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전 두산 베어스),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이상 전 SK 와이번스) 등 KBO리그 출신으로 현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거(MLB)에 몸 담고 있는 이들이 야후스포츠와 인터뷰를 통해 KBO리그와 MLB의 차이점을 말하기도 했다.

MLB 슈퍼스타 무키 베츠(LA 다저스)도 개막 당일 개인 트위터에 자신이 출연한 KBO리그 홍보영상을 게재해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베츠는 영상에서 “야구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한다. KBO리그는 열정적이고 트렌디하며 화려하고 풍성하다”고 했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KBO리그 홍보에 나선 무키 베츠. [사진=무키 베츠 트위터 캡처]

베츠는 “KBO가 돌아왔다. 우리 모두 시청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라는 한국어 문장과 함께 #야구 #개막전 등 한국어 해시태그도 남겼다.

ESPN은 개막 전날 KBO리그 중계권 협상을 마쳤고, 5일 대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첫 맞대결을 생중계했다. 한국시간 오후 2시, 미국 동부 기준 오전 1시에 시작된 경기였다.

갑작스런 폭우로 경기 시작이 지연되자 ESPN은 깜짝 게스트 에릭 테임즈(워싱턴 내셔널스)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테임즈는 2014년부터 NC에서 3년 동안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남겼고, 2015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한국에서 재기한 테임즈는 2017년 밀워키와 계약하며 빅리그에 복귀했고, 올 시즌에 앞서 워싱턴으로 이적했다.

테임즈는 “KBO리그는 MLB 기량에 꽤 근접한, 경쟁력 있는 리그”라며 “한국에 처음 갔을 때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문화에 적응하면서 한국 생활을 즐겼다”고 돌아봤다.

KBO리그 개막전을 향한 뜨거운 취재열. [사진=연합뉴스]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우리는 야구를 되찾아야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대만과 한국은 오늘 야구를 했고, 선수들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했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미국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한다”며 미국도 한국처럼 야구를 재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도 KBO리그 개막을 유심히 지켜봤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코로나19 ‘긴급 사태’가 5월 말까지 연장되면서 일본 프로야구(NPB)는 7월에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닛칸스포츠는 “ESPN이 KBO리그 중계권을 획득해 매주 6경기를 편성했다.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는데, 새벽 시간에도 많은 미국 팬들이 이를 시청했다"며 "지금껏 미국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과 미국·일본 올스타전이 중계된 적은 있어도 다른 나라 프로야구가 방송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매체 풀카운트는 일본 지바 롯데에서 뛰었던 김태균(한화 이글스)의 시즌 첫 타점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문학구장을 찾은 외신 기자들. [사진=스포츠Q DB]

스포츠닛폰은 6일 한국 야구 전문가 무로이 마사야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KBO리그 개막 이슈를 비중 있게 다뤘다.

무로이 기자는 “한국 정부가 철저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정책을 편 것처럼 KBO 사무국도 철저했다”고 평가했다. KBO 사무국은 정규리그 개막을 준비하며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선수와 관계자, 취재진 등에 적용할 코로나19 예방 매뉴얼을 만들었다.

각 구단은 이 매뉴얼에 따라 야구장 출입 관계자가 발열 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게 해 코로나19 확진 여부에 신경 쓰는 등 협조했다. 이 덕에 프로야구 10개 구단 1·2군 통틀어 선수단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사무국은 이런 코로나19 매뉴얼을 MLB와 NPB에 수출까지 했다.

스포츠호치는 김태룡 두산 단장과 전화 인터뷰를 실었다. 일본어가 능통한 김 단장은 “5일 SBS가 중계한 두산과 LG 트윈스 간 경기 시청자가 6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지상파 방송사 3곳 모두 개막전을 중계했다”며 “코로나19로 볼 수 있는 스포츠가 거의 없던 터라 팬들도 야구를 기다렸고, 우리도 경기를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은 KBO리그였다. 6일에도 오후 6시 30분 전국에서 5경기가 이어진다. KBO리그를 향한 미국과 일본의 반응은 점점 더 뜨거워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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