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00 (금)
이용규 작심 인터뷰, 이유가 있다? [SQ이슈]
상태바
이용규 작심 인터뷰, 이유가 있다?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08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KBO리그(프로야구)가 마침내 개막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 대부분의 리그가 멈춰있는 상황이라 '본토' 미국과 일본에까지 중계권을 수출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팬들의 갈증이 상당했던 만큼 화제성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물 들 때 노 젓는 일만 남은 듯했다.

대망의 첫 시리즈를 마친 가운데 만년 꼴찌 롯데 자이언츠의 약진으로 어색한 초반 2020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순위표만큼이나 사람들의 이목을 끈 건 다름 아닌 한화 이글스 주장 이용규(35)의 소신 발언이었다.

이용규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3차전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로 맹활약한 뒤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그는 방송사 인터뷰 도중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도 되겠냐”며 스트라이크·볼 판정의 일관성 부족을 지적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의 일관성 부족을 꼬집은 이용규(사진)의 작심 인터뷰가 화제다. [사진=스포츠Q DB]

이용규는 이날 3회초 타석에서 2구 째 다소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되자 고개를 크게 갸우뚱하며 불만 섞인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결국 해당 타석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는 “3경기밖에 안됐는데 선수들 대부분 볼 판정의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다”며 정중한 톤으로 담아뒀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안타 못 치고 호텔 들어가면 잠 못자고 새벽 3시까지 스윙 돌리고... 그 안타 하나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선수들이 너무 헷갈려하는 부분이 많다. 선수 입장도 조금만 생각해주셔서 조금만 신중하게 더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날 그가 비단 자신의 타석 때 있었던 애매한 판정 때문에 총대를 멘 것은 아니었다. 상대 팀 SK를 비롯해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 문제를 호소하는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 팀의 주장이자 2003년 데뷔해 프로 18년차에 접어든 베테랑으로서 보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힘써줄 것을 어필한 것이다.

투수의 손을 떠나 0.4초 만에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속구를 육안으로 정확히 가려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심판마다 존에 차이가 있기도 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이 공 한 개 혹은 반 개 차로 갈릴 때도 많다. 꾸준히 로봇 심판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제는 일관성이다. 이날 한화 SK 양 팀 간 경기 스트라이크+볼 판정 기록을 살펴보면 이용규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존을 벗어난 공이 스트라이크 처리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같은 날 광주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 간 대결에서도 중계 화면상 명백한 스트라이크가 볼로 판정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용규는 7일 SK전 타석에 들어선 뒤 애매한 판정에 고개를 크게 갸우뚱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이용규는 선구안이 좋기로 유명하다. 투수의 공을 쳐내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또 수비 시 포수의 사인을 보고 타구의 코스를 예측해 움직일 만큼 예민하게 투구를 살피는 타입이다.

'항명 파문'으로 지난해를 통째로 거르고 돌아온 이용규다. 또 정교함을 강점으로 하는 그라서 더 예민했을 수도 있지만 상당수 팬들도 그의 발언에 동조하며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다. 이용규는 행여나 자신의 발언이 심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나 감정싸움을 위한 도발로 비쳐질까 최대한 조심스럽고도 정중한 어조를 유지하려 했다. 

누리꾼들은 관련기사에 “사람이기에 완전할 수는 없지만 어제 경기에서 (이)용규 타석에서의 볼 판정은 야구 팬이라면 이해가 안됨”, “말 한번 잘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들 문제 많음”, “선수가 불만을 대놓고 이야기 할 정도로 일관성이 없는 건 맞는 듯”이라는 댓글로 동조했다. 일부 미국 팬들도 한국 심판의 자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 정확도는 80~90%대로 알려졌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100%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누구나 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판정 시비는 늘상 있는 일이다. 하지만 10% 이상의 오차는 아쉬움을 사는 게 사실이다.

KBO는 판정 논란을 줄이고자 ’심판 승강제’, ‘비디오 판독 강화’ 등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해마다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는 관중 동원 상승세가 꺾이며 업계 전체가 위기의식을 공유해야만 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 야구 갈증이 커진 가운데 KBO리그가 크게 주목받으며 다시 부상할 동력을 얻은 만큼 심판 판정의 일관성이 더 크게 요구되는 배경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