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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 NC다이노스, 미국을 등에 업다 [2020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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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 NC다이노스, 미국을 등에 업다 [2020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26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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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NC 다이노스가 인기구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가 진행 중이지만 그 속에서도 NC만은 호재를 누리고 있다.

창단 후 줄곧 좋은 성적을 기록한 NC지만 2018년엔 최하위로 주춤했다. 지난해 양의지를 영입하는 등 상승효과 속에 다시 가을야구에 나섰고 인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팀 성적이나 관심도가 지난해와는 또 다르다. 여기엔 행운은 물론이고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NC의 발 빠른 대처가 깔려 있다.

 

2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ESPN 캐스터 존 시암비(가운데)의 입간판이 관중석에 비치돼 화제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NC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발 인기몰이다. 초반 17경기에서 14승 3패,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놀라운 성적도 한 몫 한다. 홈런(23) 1위의 화끈한 공격은 물론이고 평균자책점(3.26)도 가장 낮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NC의 인기 비결을 온전히 설명하긴 무리다. 개막전부터 호재가 있었다. 지난 5일 열린 개막전. 비록 무관중 경기로 조용히 시작됐지만 관심도는 높았다.

세계적으로 스포츠가 진행되는 나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프로야구가 본고장인 미국 본토에 생중계됐기 때문이다. NC는 개막전부터 미국 ESPN 생중계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이 그토록 기대했던 배트플립, ‘빠던’도 나왔다. 박석민은 홈런을 때린 뒤 조용히 베이스를 돌아 중계진을 실망시켰지만 모창민은 화끈하게 배트를 날려버렸고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아기공룡 둘리(왼쪽)가 NC 다이노스 마스코트 단디로부터 응원단 임명장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상치 못했던 효과도 있었다. NC의 선전과 맞물려 지역 메이저리그 구단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야구 팬들은 지역명 약자가 같은 NC에 매력을 느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는 공룡 화석으로 유명한데, 공룡 마스코트를 활용하는 NC와는 묘한 접점이 있었다.

메인 마스코트 단디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NC는 공룡 마케팅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한국의 대표 만화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를 랠리 다이노스(NC 응원단)로 영입했다. 

이뿐 아니다. NC는 미국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데, 24일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선 참신한 아이디어로 화제가 됐다. 이날 경기도 ESPN이 생중계 했는데, 때마침 중계 캐스터로 한국에서도 유명인이 된 존 시암비의 입간판을 관중석에 비치해 놨다. 이를 본 시암비는 크게 놀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NC는 무관중 시대의 썰렁함을 메우기 위해 미국 팬들 60여명의 사진을 프린트 해 포수 뒤편 프리미엄석에 세워놨는데, NC소프트 미국법인과 함께 미국 팬들의 사진과 응원문구 또한 받았고 ESPN에서 요청한 시암비 또한 이 중 하나였던 것.

 

NC는 이날도 승리를 거뒀다.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야구 팬들 입장에선 단순히 중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 또한 뭔가 KBO리그에 참여하는 기분을 느끼게끔 만드는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앞서 에두아르도 페레스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흥겨운 응원가를 접하고는 자신의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날 NC가 마련한 특별한 응원가가 공개된 것. 박민우의 응원곡에 맞춰 ‘오~ 에디 페레스, ESPN 페레스’ 등으로 개사했고 이를 접한 해설진은 즐거워하면서도 흥분했다.

NC 출신 에릭 테임즈와 영상통화로 연결을 해 NC에 대해 자세히 묻기도 했다. NC의 상승세에 대해 놀랍지 않느냐, 양의지와는 한 팀이 아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을 했다. 테임즈는 “놀랍지 않다. 이대로만 하면 된다”,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는데, 한국시리즈 등 중요 무대에서 양의지에게 제대로 당했다”고 답했다.

50만 명 정도에 그치던 NC의 시즌 관중은 지난해 선전, 새 구장 개장과 맞물려 70만을 넘어섰다. 나아가 올해는 뛰어난 성적에 공격적 마케팅까지 더해져 세계적 구단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NC의 행보는 KBO 타 구단들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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