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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등 이끄는 캡틴 차두리의 '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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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등 이끄는 캡틴 차두리의 '긍정의 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11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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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5월부터 주장 완장, ACL·K리그 3경기 2승 1무…부산전 시즌 첫 도움으로 상승세 견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FC 서울에 '캡틴 차두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5월 들어 주장을 전격 교체한 서울이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3경기를 통해 2승 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까지 서울은 허물어지는 모래성이었다. 에스쿠데로까지 중국 리그로 가면서 사실상 골잡이는 사라졌다. 부랴부랴 박주영을 수혈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그는 페널티킥 한 골을 넣었을 뿐이다.

팀이 위기에 처하자 최용수 감독은 주장부터 바꿨다. 최 감독은 시즌 시작과 함께 고명진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고명진이 과도한 부담 때문에 미드필드에서 제대로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 차두리는 지난 2일 성남FC와 경기부터 나락으로 떨어지던 소속팀 서울의 주장을 맡았다. 차두리는 선수들을 이끄는 보스 스타일은 아니지만 소통과 자상함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사진은 성남전에서 김치우의 몸상태를 물어보고 있는 차두리. [사진=스포츠Q DB]

최용수 감독의 제의를 받은 차두리는 지난 2일 성남FC와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홈경기부터 주장 완장을 찼다.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지만 이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3-2 역전승에 이어 부산과 리그 10라운드 1-0 승리로 2연승을 달렸다.

차두리가 주장 완장을 찬 뒤 서울이 상승세의 기운을 타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첫 공식 주장, 맏형 리더십으로 서울을 이끈다

차두리가 팀의 공식 주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독일 분데스리가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로 차두리가 공식 주장이 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대표팀은 물론 서울에서도 차두리는 공식 주장이 된 적은 없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차두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식 주장이라는 소임이 맡겨진 셈이다.

차두리는 후배들을 이끄는 '보스'는 아니다. 차두리는 지난해 이동국과 함께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만 해도 "나는 후배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조언을 하는 어머니 역할에 힘쓰겠다"고 말할 정도로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오히려 선수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팀내 맏형의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있다. 서울에는 자신보다 한 살 많은 골키퍼 김용대가 있지만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는 몰리나와 함께 1980년생으로 맏형뻘이다.

▲ 차두리의 긍정 마인드는 서울 선수들에게도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함께 선수들에게 기운을 넣는 행동으로 서울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은 가시마전에서 오스마르가 골을 넣자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차두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더욱 공격적이 된 차두리,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 일조

주장이 된 뒤 차두리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지난 2일 성남전부터 차두리의 오버래핑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물론 너무 앞으로 나가면서 동점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해주긴 했지만 차두리가 공격에 힘을 보태면서 서울의 공격력도 한층 탄력을 받았다. 이날 비긴 것은 오히려 너무 공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가시마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에서 서울이 3골이나 넣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차두리의 활발한 오버래핑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몰리나와 차두리, 김현성으로 이어지는 역습으로 가시마전에서 첫 골을 내주고도 전반을 1-1로 마치고 2-1로 역전까지 시킬 정도로 공격에서 활력을 찾았다.

10일 벌어진 부산전도 마찬가지. 차두리는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패스로 부산의 수비를 공략했고 시즌 첫 도움까지 올렸다. 차두리는 후반 8분 고요한의 멋진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며 순식간에 골문 앞까지 돌진한 뒤 정확한 크로스로 고명진의 선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차두리는 분위기 메이커로도 서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언제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차두리는 가시마전에서 오스마르의 역전골이 들어가자마자 골문 앞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표현했다. 단순한 개인의 기쁨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은 포효이기도 했다.

서울은 10라운드까지 치르면서 3승 3무 4패, 승점 12로 아직 10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4위 울산 현대(승점 14)와 승점차가 2에 불과하고 3위 제주(승점 15)와 승점차도 3밖에 되지 않는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급상승할 수 있다.

캡틴 차두리 효과에 서울도 이제서야 시동을 건 느낌이다. 서울이 시즌 초반 위기에서 벗어나 순위가 더욱 뛰어오른다면 일등공신은 단연 차두리다.

▲ 차두리가 주장을 맡은 뒤 공격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서울의 공격에도 활력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서울도 최근 공식전 2승 1무로 상승세를 탈 준비를 마쳤다. 사진은 10일 부산전에서 나선 차두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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