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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대표팀 벨 감독이 그리는 큰 그림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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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대표팀 벨 감독이 그리는 큰 그림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0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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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대표팀이 누구 하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한국 여자축구계 모두의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콜린 벨(59·잉글랜드)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여자축구의 근간 WK리그(여자 실업축구)와 대표팀의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부임 이래 처음으로 WK리그 8개 구단 감독들과 모두 만나 전반적인 향후 대표팀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WK리그 지도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보고 싶다. 클럽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발전과 대표팀 적응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띠고 있다”고 밝혔던 벨 감독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조금씩 잦아들어 여러 축구대회가 재개되고 있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콜린 벨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WK리그 사령탑들과 소통의 장을 열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벨 감독은 간담회 뒤 브리핑에서 “이미 개별적으로 감독들과 통화를 한 바 있지만 오늘처럼 모든 감독들이 시간을 내줘 많은 아이디어와 관점을 공유한 건 처음”이라며 “WK리그와 대표팀 간 소통의 장을 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총평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의 성공은 나 혼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야 가능하다. WK리그와 소통을 통해 대표팀이 누구 하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을 정착 시켜 나가야 한다”고 힘줬다.

남자 대표팀과 K리그(남자 프로축구)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간 대표팀을 위해 대의적 차원에서 클럽 측에서 희생하는 일이 많았다. 저변 확대를 위해 대표팀 활약이 절실한 여자축구 판에서는 불균형이 더 도드라졌다. 

이날 소통의 중요성에 있어 공감대를 형성한 벨 감독과 각 구단 감독들은 선수 차출 등에서 구체적인 합의점을 도출했다.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9, 10, 11월 3차례 A매치 기간을 갖는데, 서로 한 발씩 양보했다. 벨 감독은 “9월에는 WK리그 운영에 집중하는 대신 10·11월 A매치 때는 각 구단이 대표팀 차출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벨 감독의 당면 과제는 코로나19 탓에 내년 2월로 미뤄진 중국과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에서 승리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중국전을 앞두고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벨(윗 줄 오른쪽 4번째) 감독은 내년 2월 열릴 중국과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핵심전력인 해외파 관리 역시 동반돼야 한다. 조소현(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지소연(첼시), 이금민(맨체스터 시티), 장슬기(마드리드CFF) 등 유럽 소속 자원들은 리그가 취소돼 당분간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2020 WK리그가 오는 15일 디펜딩챔피언 인천 현대제철과 수원도시공사의 맞대결로 포문을 열기 때문에 국내파는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라 상대적으로 걱정이 덜하다. 개막이 늦어져 정규시즌이 기존 28라운드에서 21라운드로 축소됐지만 꾸준히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벨 감독은 “해외파와 최대한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선수들을 한 명씩 만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도 나눴다. 다들 프로답게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대표팀의 관리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힘 쓰겠다. 훈련 프로그램은 소속 구단이 제공하겠지만 내가 도와줄 부분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했다.

벨 감독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는 와중에도 지난달 파울루 벤투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과 만나 한국 축구 전반의 발전 방안에 관해 토의하기도 했다.

한편 공식 석상에 설 때마다 한국어로 첫인사를 건네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날도 “잘 지냈어요? 저는 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운을 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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