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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김나운, 이제 꽃 피나 했더니 [남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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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김나운, 이제 꽃 피나 했더니 [남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17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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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기나긴 터널을 지나 무명 설움을 떨치는 듯했던 프로배구 남자부 윙 스파이커(레프트) 김나운(33)이 대전 삼성화재를 떠나게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2일 연맹 선수등록규정 제14조(웨이버 선수의 공시)에 의거해 김나운과 이승현(이상 삼성화재), 이유안(인천 흥국생명)의 웨이버 공시를 알렸다. 웨이버 공시는 팀이 선수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말한다. 방출에 가까운 개념이다.

김나운은 삼성화재의 레프트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됐다. 지난 시즌에는 26경기에서 202점(공격성공률 48.71%)을 기록하며 데뷔 후 본인의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썼지만 지난달 거행된 대형 트레이드 여파로 설 곳을 잃었다.

김나운이 삼성화재를 떠나게 됐다. 추후 행보에 배구 팬 시선이 모아진다. [사진=KOVO 제공]

키 189㎝ 김나운은 대전 중앙고와 충남대를 거쳐 2009~2010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4순위로 LIG손해보험(현 의정부 KB손해보험)에 입단하며 V리그에 데뷔했다. 2015~2016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2019~2020시즌 김나운은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화재의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산탄젤로와 주전 레프트 송희채가 시즌 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공백을 잘 메웠다.

결국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주포’ 박철우(현 수원 한국전력·444점) 산탄젤로(292점)에 이어 팀에서 3번째로 많이 득점하며 송희채(현 서울 우리카드·168점)보다 공격에서 나은 활약을 했다.

김나운은 지난 시즌 1라운드 KB손해보험전에서 수훈 선수로 꼽힌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쭈뼛거렸다. 인터뷰실에 들어선 게 처음이라며 수줍어했다. 그 사흘 뒤 ‘우승 후보’ 인천 대한항공과 맞대결에서도 맹활약한 그는 생애 처음 방송사 수훈 인터뷰 대상자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조은지 KBSN스포츠 아나운서가 “다른 선수들 인터뷰하는 것 지켜보면서 (기회가 오면)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을 것 같다”며 넉넉한 시간을 부여했고, 김나운은 아내와 아이를 언급하며 마지막에 눈물까지 보였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방송사 수훈 인터뷰를 가졌던 김나운(왼쪽). [사진=KBSN스포츠 중계 캡처]

김나운이 빛을 보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이전까지 2011~2012시즌 22경기에서 164점을 획득하며 경기 당 평균 7점 올린 게 커리어하이였고, 직전 시즌에는 35경기에서 16점을 낸 게 전부였으니 팬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고희진 신임 감독 체제를 맞은 삼성화재가 지난 4월 레프트 류윤식, 송희채, 세터 이호건을 우리카드에 내주고 레프트 황경민과 세터 노재욱, 김광국, 미들 블로커(센터) 김시훈을 받아오는 3대4 트레이드를 벌이는 등 리빌딩에 돌입했고,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나운과 이별을 결정했다.

김나운은 오는 25일까지 다른 구단들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이 기간 팀을 찾지 못하더라 추후 FA로 타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실업팀 입단과 지도자로 제2 인생을 시작하는 방안도 염두에 둔 걸로 전해진다.

김나운은 공교롭게 삼성화재로 갈 때도 비슷한 수순을 겪었다. 2016년 첫 아이를 낳은 직후 LIG손해보험에서 나와야 했고, 둘째 출산을 앞둔 현재 또 다른 미래를 그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김나운이 무적이 됐다는 소식에 팬들도 “참 안타까운 선수. 아직도 인터뷰하면서 울먹이는 걸 잊을 수가 없다. 실력도 나쁘진 않아서 방출당할 선수는 아닌 거 같다”, “김나운... 정말 쏠쏠하게 잘했는데, 타 팀에서 영입해 써라. 실업 팀 가기에는 아쉽다” 등 댓글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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