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9-22 17:40 (화)
리버풀 우승 '마침내', 유럽 최고보다 멀었던 EPL 정상
상태바
리버풀 우승 '마침내', 유럽 최고보다 멀었던 EPL 정상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26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천신만고’라는 표현이 제격이다.

리버풀이 마침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유럽 최강’ 타이틀을 획득했음에도, 올 시즌 순위표 독주 체제를 굳혔음에도 정상까지는 참 멀고도 험했다. 잉글랜드 최고로 공인 받기까지 꼬박 30년이 필요했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2019~2020 EPL 우승을 확정했다. EPL 출범(1992년) 전 1989~1990시즌 1위에 오른 뒤 30년 만이다. 같은 날 4위 첼시가 2위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하면서 남은 일정과 상관없이 챔피언으로 등극하게 됐다.

이날 진 맨시티는 승점 63(20승 3무 8패)으로 남은 7경기를 모두 이겨도 현재 리버풀(승점 86·28승 2무 1패)에 승점이 뒤져 역전이 불가능하다. 이제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등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경쟁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리버풀이 30년 만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우승했다. [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캡처]

리버풀이 잉글랜드 1부에서 통산 19번째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며 맨유(20회)의 최다우승팀 입지를 위협했다. 또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2015~2016시즌 도중 리버풀에 부임한 위르겐 클롭 감독은 EPL을 제패한 11번째 사령탑이 됐다. 독일 감독으로는 최초다.

그들은 지난 30년 동안 UCL에서 두 차례(2004~2005, 2018~2019)나 우승했지만 유독 EPL 정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는 특히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 토트넘 등 내로라하는 강호를 모두 물리치고 UCL에서 마지막까지 웃었지만 리그에선 맨시티(32승 2무 4패)와 역대급 경쟁 끝에 승점 1 뒤진 2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승점 97(30승 7무 1패)을 쌓았음에도 부족했다.

올 시즌 리버풀은 눈에 띄는 이적시장 보강 없이도 초반부터 압도적인 페이스로 선두를 질주했고 우승을 목전에 뒀다. 더 단단한 경기력으로 리그 중단 전 치른 29경기에서 무려 27승을 챙겼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하다 눈물을 흘렸다. [사진=스카이스포츠 캡처]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3월 중순 리그가 중단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각 구단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시즌 취소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승을 공인받더라도 세리머니를 펼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EPL이 3개월여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오면서 리버풀은 결국 정상에 설 수 있었다. 7경기나 남겨놓고 우승팀이 결정된 건 1888년 시작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사상 처음이다. 2017~2018시즌 맨시티 등 5경기를 남겨놓고 우승한 사례는 있었지만 리버풀은 이를 2경기나 앞당겼다.

더불어 이른바 ‘크리스마스 때 선두=우승’이라는 공식과 연이 없었던 리버풀이 마침내 징크스를 깨개 돼 흥미롭다. 그들은 EPL 출범 후 앞서 4차례 크리스마스 때 1위를 차지했지만 최종전을 마친 뒤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크리스마스 1위가 마지막에도 1위였던 경우가 12회에 달하지만 리버풀은 2008~2009, 2013~2014, 2018~2019시즌 역전 당했다.

지난 시즌에도 크리스마스가 지난 뒤 맨시티에 유일한 패배를 당했고, 막판 14연승의 무서운 뒷심을 보여준 맨시티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말았다. 공교롭게 리버풀은 내달 3일 에티하드 스타디움 원정을 떠나 맨시티와 맞붙는다. 맨시티 선수단으로부터 ‘가드 오브 아너(Guard of Honour·정규리그 조기 우승팀이 확정되면 해당 팀 선수들이 입장할 때 상대팀이 양쪽으로 도열해 박수치며 예우하는 세리머니)’를 받게 돼 설욕에 성공한 셈이다.

첼시가 맨시티를 꺾으면서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되자 리버풀 팬들이 홈구장 안필드 주변을 비롯해 거리로 뛰쳐나왔다. [사진=AP/연합뉴스]

리버풀은 뿐만 아니라 여러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도 높다. 맨시티가 갖고 있는 한 시즌 최다승(32승), 최다승점(100)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남은 7경기에서 4승 이상 따내면 최다승, 4승 3무 이상의 성적을 내면 최다승점 기록을 갈아치운다.

클롭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 화상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리버풀의 30년 전 우승을 이끈 케니 달글리쉬, 17시즌 동안 리버풀에서 분투했지만 우승하지 못했던 스티븐 제라드 등 레전드에게 영광을 돌렸다.

클록 감독은 또 팬들에게 "모이지 말고 집에서 축하해 달라. 나와 같이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쓰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은 홈구장 안필드 주변을 비롯해 거리로 뛰쳐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추후 공식 우승 퍼레이드가 열릴 수 있을지 미지수인 만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도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