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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현 장윤정 김규봉, 故 최숙현 향한 죄책감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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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현 장윤정 김규봉, 故 최숙현 향한 죄책감도 없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06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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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죽은 건 안타깝지만...”

최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트라이애슬론 최숙현을 향한 지도자, 동료들의 발언이다. 그를 사지로 내몬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완강히 부인하며 자신들의 잘못은 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향년 23세로 유명을 달리한 최숙현이 떠난 뒤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결국 이 사안은 국회에까지 진출했다. 체육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분개했고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눈물까지 흘렸다.

 

6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에 증인으로 참석한 경주시체육회 트라이애슬론 감독 김규봉(위, 왼쪽부터), 선수 장윤정, 김도환. [사진=연합뉴스]

 

최숙현은 경주시청 소속으로 훈련을 하며 늘 괴로워했다. 공식직함도 아닌 팀 닥터에게 무차별한 폭행을 당했고 감독과 선수들에게도 괴롭힘을 당했다.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그의 일기장은 마치 피해 내용을 적는 곳이 돼 버렸다.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걸고 검찰에 고소를 하고 대한체육회에 진정을 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기댈 곳이 없었던 최숙현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마지막 말을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일기장에 적힌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확실한 죄를 입증할 녹취본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6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들의 태도는 뻔뻔했다. 앞서 오전에도 최숙현의 전 동료들이 이용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선수의 왕국이었다”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 폭력과 폭언은 당연히됐다”고 폭로했다.

 

최숙현을 사지로 내몬 팀 닥터 안주현과 김규봉 감독, 장윤정이 저지른 행위들. [사진=연합뉴스]

 

콜라와 견과류, 복숭아를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 등 노골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무려 한 달에 10일 이상을 그렇게 지냈다고 전했다. 가장 큰 가해자로 꼽히는 팀 닥터 안주현 씨는 심지어 “최숙현을 극한으로 끌고 가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했다고도 증언했다.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오히려 금품을 제공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임위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안주현 씨는 협회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날 문체부 상임위에 불참했다.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여자 동료 선수 장윤정, 남자 선수 김도환이 참석했는데, 상임위원들의 날선 질문에도 이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폭행은 물론이고 식고문을 하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규봉 감독은 폭행한 적이 없다며 팀 닥터의 폭행을 방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몰랐다가 소리를 듣고 알게 됐고 곧바로 허리를 잡고 (팀 닥터)를 말렸다”고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었다.

따돌림을 주도하고 폭력과 폭언을 사용하며 출처가 불분명한 돈을 입금받은 여자 주장 장윤정은 “폭행한 적이 없다. 안타깝지만 조사를 성실히 받았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남자 김도환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죽은 건 안타깝지만 사과할 것도 없다”고 당당히 말해 이용 의원을 분노케 했다.

 

체육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용(위), 임오경 의원. 이용 의원은 증인들의 태도에 분개했고 임오경 의원은 답답한 상황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알려질수록 충격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팀 닥터 안주현 씨는 공식적으로 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인물이면서도 가장 고인을 못살게 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팀 닥터 한 명의 책임이라는 경주시체육회 발표에 동의하냐”고 문체부와 체육회를 향해 비판을 가했고 사건 축소와 은폐 의혹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두 혐의에 대해 부인하기는 했지만 대중 앞에 서며 강한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가장 악질인 팀 닥터는 어떻게 팀에 합류하게 된 것인지, 왜 그토록 강한 권력을 가졌던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최숙현의 사망에 대해서만 조사해야 할 사안이 아니다. 아직도 체육계에 깊게 박혀 있는 폭행 등을 뿌리 뽑아야 하기에 더욱 상세하고 면밀히 검토하고 조사해야만 한다.

긴 싸움이 될 수 있지만 올바른 체육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만 한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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