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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리니 감독, 도쿄올림픽 준비? '따로 또 같이'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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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리니 감독, 도쿄올림픽 준비? '따로 또 같이'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7.24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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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3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것은 물론 메달까지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역시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유행병 탓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32·흥국생명)이 올림픽을 위한 예비 무대로 V리그를 택했다. 11년 만에 ‘여제’가 국내로 귀환하자 벌써부터 많은 팬들은 새 시즌을 고대하고 있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수장 스테파노 라바리니(41·이탈리아) 감독이 23일 대한민국배구협회를 통해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일정이 미뤄지면서 여자배구 대표팀을 1년 더 지휘하게 된 그가 김연경의 복귀와 올림픽 연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스테파노 라바리니(오른쪽)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근황을 전했다. [사진=AVC 제공]

라바리니 감독의 고국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지역 중 하나다. 그는 “이탈리아의 상황은 두 달 전보다는 매우 나아졌다. 확진자와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여러 예방법과 함께 점점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을 먼저 알렸다.

그는 도쿄 올림픽 연기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한국 선수들과 한국의 배구를 더 많이 연구할 수 있고, 올림픽에서 만날 상대팀에 대해 더 많이 분석할 수 있다. 이렇게 내년 여름을 준비할 시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김연경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국내로 돌아온 데 대해서도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이 이재영, 이다영과 같은 팀에서 뛸 것을 알고 있다. 세터 이다영, 리시브를 하는 이재영과 호흡은 김연경에게 연결 면에서 중요하게 느껴질 터다. 이런 점에서 김연경의 흥국생명 복귀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 이다영과 윙 스파이커(레프트) 이재영과 소속팀에서도 한솥밥을 먹게 돼 대표팀 주 공격루트의 완성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또 “부담이 큰 올림픽 직전에 한국에 머물면서 복근 부상에서 회복하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김연경의 한국 복귀는 긍정적인 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올림픽 연기와 김연경의 국내 복귀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사진=AVC 제공]

라바리니 감독과 김연경은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몸 상태를 공유하고 있다. 그는 “김연경은 매우 뛰어난 선수고 또 도쿄 올림픽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올림픽 이전까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그가 부임하고서 1년 4개월이 지났다. 올 1월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우승하며 본선 티켓을 따내기까지 숱한 대회를 통해 많은 자원을 테스트했다. ‘라바리니표’ 속도감 있는 토털 배구도 대표팀에 차츰 자리를 잡아갔다. 라바리니 감독이 지난 여정을 돌아봤다.

“부임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술이다. 기존 스타일과 달리 좀 더 빠르고, 네트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의 비중을 높이고, 미들 블로커(센터)의 빠른 공격 등을 적용하고자 했다. 또 전술적 중요도가 높은 블로킹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전술을 제시했다. 선수들의 기술적 역량에 코칭스태프의 전략을 더해 이전과는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라바리니 체제에서 참가한 첫 대회였던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시작으로 올림픽 세계예선,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FIVB 월드컵을 차례로 거치면서 전술의 완성도는 점점 높아졌다. 결국 지난 1월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빛을 발했다. 김연경이 늘 강조하듯 대표팀의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했던 한을 풀어내겠다는 각오로 전진 중이다.

라바리니 체제 전환 뒤 대표팀은 세계 배구 흐름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그가 지난 1년을 돌아봤다. [사진=FIVB 제공]

라바리니 감독은 “올림픽에서 가장 큰 목표는 한국이 다시 한 번 세계적인 팀들 사이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 되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접근해야겠지만 우선 만만찮은 조를 통과해 8강에 진출한 뒤 그 다음 목표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랭킹 10위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올림픽 본선에서 개최국 일본(7위)과 세르비아(6위), 브라질(3위), 도미니카(9위), 케냐(23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2021년 7월 25일 브라질전을 시작으로 이틀 간격으로 경기에 나선다. B조보다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남은 1년 부상 및 컨디션 관리만큼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게 바로 주전 리베로 김해란의 출산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는 일이다.  

그는 “아직 올림픽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이 기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한다. 이미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오지영(KGC인삼공사)과 김연견(현대건설)은 다시 한 번 본인이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임을 어필해야 하며, 다른 리베로들도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기회는 열려있다. 시기 상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김해란도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휴대전화로 늘 도쿄 올림픽 본선 첫 경기 일정을 카운트다운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팀에 부임할 당시 클럽 감독직을 겸업하는 데 우려가 따랐지만 지난 기간 이를 기우로 만든 그다. 그는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올림픽 출전이 꿈이라고 강조했던 바 있다. 비록 지구 반대편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지만 그는 차분히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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