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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했던 롯데자이언츠, 이제 10%일 뿐이건만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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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했던 롯데자이언츠, 이제 10%일 뿐이건만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29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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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구도(球道) 부산에 다시 관중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체 좌석의 10% 원칙은 같았음에도 롯데 자이언츠 안방에서만 논란이 일었다.

이유는 명확했다. 정부는 프로스포츠의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앞서 홈경기를 열린 구단들은 좌우로 2자리씩, 앞뒤로도 2줄씩 간격을 둔 채 앉아 여유롭게 경기를 즐겼다.

그러나 롯데는 달랐다. 관중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마찬가지로 촘촘한 간격으로 앉아 있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28일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 팬들이 촘촘한 간격으로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단 측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타 구단들은 목격한 것과 마찬가지로 예매 가능 좌석 자체를 띄엄띄엄 배치했다. 반면 롯데는 달랐다. 롯데 예매 시스템에선 좌우로 한 칸 씩만 자리를 비워뒀고 앞줄 비우기도 없었다.

그렇다고 규정을 어긴 건 아니다. KBO는 한 칸 이상의 거리를 두면 된다고 명시했기 때문. 그러나 한 칸을 비운 좌석 간격은 채 1m도 되지 않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롯데 팬들이 이를 철저히 지키지 않았다는 것. 이미 가깝게 자리 잡은 간격 속에서 롯데 팬들도 경계심이 약해졌고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지 않고 간격을 두지 않은 채 밀착해 앉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안일한 대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롯데는 10%만 관중이 들어찰 경우 내야 좌석만으로도 충분히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홈 관중이 앉는 1루 측과 중앙석 좌석만 오픈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내야에만 자리를 잡은 사직구장과 달리 잠실구장 외야에서 넓은 간격으로 앉아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관중들. [사진=스포츠Q DB]

 

물론 의도가 나쁜 건 아니다. 팬들의 선호도가 높은 자리만 오픈해 활용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문제는 생각이 깊지 않았다는 것. 다른 구단들이 괜히 워너정 3루 응원석과 외야까지 오픈한 게 아니었다. 그만큼 자리를 여유롭게 배치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중계방송으로 관중석이 비춰지는 것만 보더라도 걱정이 커졌는데, 다행스러운 건 피드백이 빨랐다는 점. 구단에서도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피드백에 나섰다.

롯데는 “이날 홈경기 입장 관중 좌석 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29일 홈경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관람 지침을 보다 엄격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의 안일한 대처 속에 팬들은 지인들과 바짝 밀착해 경기를 지켜봤다. 롯데는 경기 직후 곧바로 예매 시스템을 손봤다. [사진=연합뉴스]

 

기존 예매가 진행됐던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예매분을 일괄 취소 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좌석 재배치를 통해 해당 경기에 대한 재예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일을 두 번 처리하게 됐고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선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팬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 10%로 시작됐지만 향후 큰 위험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30%, 50% 등으로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다. 물론 사직구장을 제외하고는 큰 문제는 없었지만 관중들이 늘어나며 간격이 좁아진다면 사직구장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6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 시국에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모두 경계심을 갖고 방역 규칙을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 야구 구단은 말할 것도 없고 팬들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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