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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또 벤치클리어링... MLB '왕따'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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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또 벤치클리어링... MLB '왕따' 가속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8.10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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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안 그래도 ‘공공의 적’인데...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전자기기를 활용해 구질 정보를 파악한 뒤 휴지통을 내리쳐 사인을 알려준 사실이 발각돼 스포츠팬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구단이다. 한데 돌아가는 상황이 이들을 더욱 코너로 몰고 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시즌 2호 벤치클리어링을 겪었는데 적반하장의 성격이 짙다. 두 차례나 투수가 사구를 던진 후 발발한 전쟁이기 때문이다.

등에 맞는 로레아노(왼쪽 첫 번째).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사건은 7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터졌다.

라몬 로레아노(오클랜드)가 6구째 커브에 맞고 얼굴을 찌푸렸다. 이후 투수 움베르토 카스텔라노스(휴스턴)를 가리키며 언쟁이 시작됐다. 바로 전 타석인 5회말 무사 1루에서 브랜든 베일리가 던진 포심 패스트볼에 맞았던 터라 무척 언짢았던 로레아노다.

1루로 걸어 나간 그는 휴스턴 벤치의 누군가와 계속해서 설전을 벌이더니 결국 1루 더그아웃으로 달려갔다. 양쪽 선수단이 흥분한 로레아노를 말린 덕에 주먹 펀치나 업어치기, 출혈 등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흥분한 로레오나(왼쪽 첫 번째)가 휴스턴 더그아웃으로 달려가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카스텔라노스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소 억울할 수 있다. 손에서 공이 빠진데다 구속이 77.5마일(124.7㎞)이었으니 고의는 분명 아닌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휴스턴이라는 것 그 자체가 문제다. 불과 2주 만에 또 벤치클리어링에 얽힌 휴스턴을 메이저리그 마니아들이 곱게 볼 리가 없다.

지난달 29일, LA 다저스전에서 냉랭한 분위기를 느낀 휴스턴이다. 당시 조 켈리(다저스)는 알렉스 브레그먼,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위협구를 던졌다.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는 혀를 내밀어 불쾌함을 표현했다.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부정한 행위로 다저스를 누르고 우승컵을 든 휴스턴을 향한 조롱이었다.

MLB 사무국의 조치는 ‘안티 휴스턴’에 기름을 부었다. 휴스턴을 ‘응징’한 대가가 너무도 컸다. 켈리는 8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했다. 이번에도 1루심 테드 배럿이 퇴장시킨 2명은 로레아노와 그의 팀 동료 포수 오스틴 앨런 등 전부 오클랜드 소속이다.

양쪽 선수단이 전부 뛰쳐나와 사건 당사자를 말리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시즌 개막에 앞서 사무국은 2개월간 사인 훔치기 내막을 조사하고 단장과 감독 한 시즌 무보수 자격정지, 2020‧2021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규정상 최대 벌금 500만 달러를 부과했다. 그러나 카를로스 벨트란을 비롯한 스캔들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들이 아무도 처벌받지 않아 솜방망이 논란이 일었다.

휴스턴을 비꼬는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다저스 레전드 출신 해설자 오렐 허샤이저는 호세 알투베(휴스턴)가 루킹삼진을 당하자 “알고 치는 것보다 모르고 치는 게 더 어려운 법”이라 일침을 놓기도. 이런 와중에 한 타자를 두 번 연속 맞혀 벤치클리어링을 유발했으니. 휴스턴을 ‘왕따’시키려는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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