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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랜드-인천유나이티드, 엇갈린 '꼴찌' 행보 [K리그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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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랜드-인천유나이티드, 엇갈린 '꼴찌' 행보 [K리그 순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8.11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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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와 서울 이랜드FC, 최근 몇 년간 각각 K리그1·2(프로축구 1·2부) 순위표 밑바닥을 전전했던 두 팀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양 팀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예년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랜드와 인천의 올해 행보는 대조적이다. 이랜드가 정정용 감독 지휘 아래 최근 들어 가장 좋은 경기력과 함께 결과까지 챙기고 있는 반면 인천은 선수단안팎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서울 이랜드FC가 리그 2연승을 달리며 4위에 안착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정정용호’ 이랜드, 4년 만에 찾은 발톱

이랜드는 지난 9일 전남 드래곤즈를 꺾고 올 시즌 원정 무패(4승 1무) 행진을 이었다. 최근 5경기 무패(2승 3무)를 달리던 전남을 잡고 얻은 결과라 더 값지다. 2일 부천FC를 3-0으로 제압했던 이랜드는 2연승에 힘입어 4위(승점 21)로 올라섰다.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24)가 10일 충남 아산을 잡기 전까지는 무려 3위였다. 2016년 4월 이후 최고 순위다.  

후반 1분 이상민이 뒤쪽에서 길게 넘겨준 크로스를 고재현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가슴으로 받은 뒤 왼발로 선제골을 작렬했다. 지난 6월 K리그1 대구FC에서 기회를 찾아 이랜드로 임대 온 고재현의 시즌 마수걸이 골. 이랜드는 후반 33분 곽성욱의 골로 격차를 벌렸고, 후반 44분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켜 승점 3을 보탰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단 5승에 그치며 2년 연속 K리그2 꼴찌였던 이랜드는 이번 시즌 14경기 만에 6승(3무 5패)을 달성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일정이 축소된 가운데 승격 플레이오프(PO) 가시권에서 시즌 반환점을 돈 것이다.

시즌 초 3무 1패로 부진했지만 ‘슬로스타터’ 기질을 보이며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고, 상승세를 탔다. 외국인선수 레안드로와 수쿠타 파수, 주장 김민균이 제 몫을 하고 있고, 부천전에서는 원기종이 멀티골로 침묵을 깨 기대를 키운다.

정정용 감독의 지휘 아래 차근차근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12월 현역 시절 친정인 이랜드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 사령탑으로서 첫발을 내딛은 정정용 감독은 연합뉴스를 통해 “전반기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우리 팀이 갖추고자 하는 플레이 스타일과 축구 철학을 선수들이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감독 부임 후 8개월이 지났다. ‘육성’을 기조로 멀리 보고 팀을 정상화시키겠다고 선언한 그라 할지라도 조바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는 “그래도 이제 변화가 보여 보람을 느낀다. 그냥 되는 일은 없다.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도자가 과한 욕심을 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향키를 잘 잡고 처음 세운 목표를 잘 따라가겠다”고 강조했다. 

상주 상무가 자동 강등되면서 K리그2 상위 2개 팀이 모두 승격할 가능성이 높다. 현 기세면 PO 진출도 꿈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PO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당장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전부는 아니다. 팀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큰 그림을 그릴 것”이라며 “아직 초짜 감독이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성장하고 있다.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임완섭 감독 사퇴 후 3연속 무승부를 따냈던 인천이 다시 연패에 빠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표류하는 인천, 인내 잃는 팬들

반면 인천은 ‘잔류왕’ 칭호가 무색하게 올 시즌 강등될 공산이 크다. 리그 15경기를 치렀는데 1승도 올리지 못했다. 5무 10패(승점 5)로 11위 수원 삼성(승점 14)과 격차는 승점 9다. 파이널라운드 돌입까지 7경기만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마수걸이 승리가 없어 애를 태운다.

지난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15라운드 홈경기에서도 나상호가 멀티골을 뽑아낸 성남FC에 0-2로 졌다. 조성환 신임 사령탑 부임 효과가 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

인천은 경기 외적으로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6월 말 임완섭 감독이 사퇴하자 지난해 췌장암으로 투병하는 와중에도 팀을 1부에 생존시킨 유상철 전 감독의 복귀를 추진했다. 유 감독이 아직 완전히 회복된 상황이 아닌 터라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달 초에는 지난달 수원 삼성에서 사임한 이임생 감독과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다. 이 감독과 세부사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계약 절차의 마지막 단계나 마찬가지인 이사회를 열어 논란이 됐다.

'남 탓 말고, 일단 살고 보자'는 걸개가 현 인천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은 조성환 감독을 선임하며 혼란을 일단락 시킨 뒤 스스로 물러났다. 이 전 실장 역시 감독 선임 과정에서 구단 수뇌부와 갈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실장은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지친다 꼭두각시”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달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에서 상주 상무를 상대로 8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강팀들과 연달아 비기며 희망을 쏴올리는 듯 했지만 다시 기세가 꺾였다.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천 팬들은 여전한 충성심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장 수용규모의 10%에 한해 제한적 관중 입장이 허용된 첫 날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마련된 1929석 중 1865석이 채워졌다. 좌석점유율은 무려 96.6%에 달했고, 성남전 역시 1500명 이상의 팬들이 홈구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일부 팬들은 현 인천의 상황에 자제력을 잃은 듯 보이기도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만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 두기 및 육성 응원 자제 등 수칙을 어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떤 팬들은 '남 탓 말고 일단 살고 보자'라고 적힌 걸개를 내걸었다. 인천의 방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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