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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유성 학폭, 프로야구 논란 지울 방법 없나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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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유성 학폭, 프로야구 논란 지울 방법 없나 [기자의 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8.25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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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또 학교폭력이다. NC 다이노스 1차 지명 선수인 김유성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직 프로 마운드에 서기도 전이지만 구단의 강력한 징계부터 받게 될 상황에 놓였다.

김해고 투수 김유성은 24일 열린 2021 KBO리그 신인 1차 지명에서 NC의 선택을 받았다. 키 189㎝, 95㎏ 건장한 체격에 시속 150㎞에 가까운 빠른공을 던지는 김유성에 대한 관심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비판으로 바뀌었다.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때문이다.

SNS와 야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유성의 악행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랐고 피해자 부모의 글도 눈길을 끌었다.

24일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은 김해고 투수 김유성이 학교 폭력 논란 중심에 섰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는 24일 구단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을 통해 학폭 논란을 처음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구단 익명게시판에도 피해 관련 글이 올라왔지만 확인하지 못했고 지명을 마친 뒤에 올라온 SNS 글의 댓글을 통해 뒤늦게 파악했다는 것.

이를 통해 김유성과 이야기를 통해 확인한 결과 가해 사실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NC는 “제보 내용을 놓친 부분과 선수 지명 과정에서 과거의 사실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제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이 김유성으로부터 진정성 있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김유성 측에서 피해자 분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구단은 김유성의 진심 어린 사과를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단은 책임에서 자유롭지만 문제가 있는 선수를 지명한 만큼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김유성은 당시 내동중학교와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2017년 학교에선 출석 정지 5일, 이듬해 창원지방법원에선 김유성에게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는데, 화해에 이르지 못해 20시간 심리치료 수강과 함께 4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다. 정확한 가해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NC는 사실확인 후 강력한 처벌과 함께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NC는 창단 초기 과거 경남지방경찰청, 경상남도교육청, 창원시 등과 함께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기에 이번 사태가 더욱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

피해자 부모는 김유성의 선수 생활을 망치려는 의도는 아니라면서도 제대로 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올해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끌고 우수 투수상을 받은 연고 지역의 유망주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다. 피해자의 부모도 “알았어도 지명할 걸 안다”며 정곡을 찔렀다.

지역 연고 학교의 유망주 선수에 대해 오랜 시간 지켜봐온 스카우트로선 선수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확인하는 게 보통이다. 가벼운 폭력 사태가 아니었기에 몰랐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정말 몰랐던 것이라면 그것대로 문제가 된다. 폭력과 갑질 등으로 체육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시국에 너무도 안이한 대처였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징계 수준이 어느 정도 일지도 관심이다. 키움이 기준이 될 수 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은 안우진은 휘문고 시절 폭행 사실이 드러나며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뒤에야 데뷔할 수 있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는 자격정지 3년 처분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여전히 그에겐 ‘학폭 가해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김유성에 대한 징계 수준도 관심을 모은다. 안우진이 기준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NC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만 키움과 마찬가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더욱 궁극적인 문제는 더 이상 비슷한 가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엘리트 체육 선수들은 건장한 신체에 일반 학생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 나쁜 유혹에도 더욱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학교 폭력 외에도 프로야구는 몇 년 동안 야구 외적인 사건·사고로 골머리를 앓았다.

체육계 전반에서 각종 사고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만연한 폭력 문화는 큰 문제로 지적된다. 피해는 물론이고 가해에 대해서도 철저한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더욱 철저한 인성 교육 등이 수반돼야 한다. 또 하나는 가해 선수들에 대한 훨씬 더 강력한 처벌 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이 선수의 인성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면 처벌은 확실한 채찍이 될 수 있다. 선수 생활에 해가 될까 두려워서라도 잘못된 행위를 스스로 자제하려는 노력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어찌 됐든 경기장 밖에서의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일을 개별 사건으로 바라봐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야구계와 체육계가 힘을 모아 더욱 멀리 바라보고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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