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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X안요한, 한국전력 변혁 선봉장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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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X안요한, 한국전력 변혁 선봉장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8.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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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자배구 수원 한국전력이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하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꼴찌에 머물렀던 한국전력이 업그레이드된 전력으로 새 시즌 V리그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변혁의 중심에 크게 두 인물이 있다. 토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박철우(35)와 6년 만에 선수로 돌아온 미들 블로커(센터) 안요한(30)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29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디펜딩챔피언 인천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눌렀다. 3년 만에 KOVO컵을 탈환했다.

박철우(사진)가 한국전력의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박철우X안요한, 변혁하는 한전

지난 시즌이 종료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한국전력은 토종 거포 박철우를 영입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국가대표팀 부동의 라이트에 3년간 연봉 5억5000만 원+옵션 1억5000만 원, 총액 21억 원을 투자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시즌 샐러리캡(26억 원) 최소 소진율(70%)을 채우지 못해 재제금을 냈던 한국전력의 도약 의지였다.

국내 최고 라이트를 보유하게 된 한국전력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미국 대표팀 출신 윙 스파이커(레프트) 카일 러셀을 영입하며 좌우 균형을 맞췄다. 적잖은 나이의 박철우에 대한 우려도 따랐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변함없는 기량을 뽐냈고, 러셀도 기대에 십분 부응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박철우-러셀 좌우쌍포는 결승에서 무려 51점을 합작했다.

구단 관계자가 한국전력이 결승에 오르자 박철우에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결과이니 부담 없이 뛰어달라”고 이야기했는데, 박철우는 “당연히 우승해야지. 무슨 말씀 하시는거냐”라며 반문했다고 한다. 박철우는 코트 안팎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부족했던 끈기와 승부욕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요한(가운데)은 무려 6년만에 현역으로 그것도 다른 포지션으로 복귀했지만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KOVO 제공]

공기업을 모기업으로 하는 한국전력은 그동안 구단 운영에서 보수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박철우 영입에 더해 통역이던 안요한을 현역으로 복귀시키는 파격 용병술로 화제를 모으며 이미지 탈피에 성공하는 듯한 모양새다.

2012~2013시즌 한국전력에서 데뷔해 2013~2014시즌까지 레프트로 뛴 안요한은 2시즌 만에 은퇴했다.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영어를 통달한 그는 지난 시즌 친정팀에 통역 겸 코치로 다시 입사했다. 가빈 슈미트의 통역을 맡았던 그는 올해 다시 선수로 돌아왔는데 이번 대회 레프트 아닌 미들 블로커(센터) 자리에서 믿기 어려운 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에선 러셀의 통역까지 겸했으니 가장 바쁜 인물 중 하나였다. 새 담당자가 구해질 때까지 통역을 겸할 예정이다. 6년 만에 한 서린 코트에 다시 섰으니 그가 블로킹 뒤 보인 과격한 세리머니도 이해가 간다. 키 197㎝ 안요한은 올 시즌 한국전력의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높이에 한 몫 보탤 전망이다.

박철우와 안요한의 화끈한 세리머니는 그동안 자신을 나타내는 데 소극적인 면모가 다분했던 한국전력 젋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촉매제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장신 세터 김명관(왼쪽 두 번째)의 성장세는 올 시즌 한국전력이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이유 중 하나다. [사진=KOVO 제공] 

◆ 달라진 높이, 한전의 색깔이 될까

한국전력은 올해 키 199㎝ 박철우, 205㎝ 러셀을 영입하며 사이드 블로커 높이를 높였다. 지난 3시즌 라이트로 뛴 러셀을 레프트로 품었으니 날개 공격이 극대화되는 건 예상했지만 상대적으로 리시브에 대한 불안이 따른 것도 사실이다.

장병철 감독은 안산 OK저축은행에서 FA 이시몬을 데려오며 리베로 오재성과 2인 리시브 체제를 구축해 러셀의 수비 부담을 덜었다. 러셀은 연습경기 때와 달리 훨훨 날았고, 이번 대회 상대의 목적타 서브에 고전하면서도 공격 화력을 뽐냈다.

장 감독은 또 2년차 장신(195㎝) 세터 김명관을 주전으로 기용해 효과를 봤다. 지난 시즌 이호건, 이민욱에 밀려 제 3세터였던 김명관은 올해 이호건이 서울 우리카드로 이적하고, 이민욱이 군 입대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KOVO컵에서 경기운영은 물론 블로킹에서도 강점을 보이며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라이징스타상까지 거머쥐었다.

박철우, 러셀, 김명관에 레프트 이승준(195㎝)까지 사이드 블로커 높이가 강화된 한국전력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모두 10개 이상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높이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조근호(198㎝)는 물론 안요한까지 가세한 센터진도 힘을 받았다. 김명관은 이번 대회 총 1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센터진보다 많은 블로킹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KOVO컵에서 예선 탈락할 당시 한국전력은 세트당 블로킹 1.182개로 최하위에 그쳤다. 정규리그에서도 세트당 블로킹 2개로 6위에 처지는 등 높이 싸움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세트당 블로킹 3.1개를 성공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한국전력 반등의 핵심에 달라진 높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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