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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만식 '네덜란드 커넥션', 바르셀로나 방향성 향한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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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만식 '네덜란드 커넥션', 바르셀로나 방향성 향한 의구심
  • 신동훈 명예기자
  • 승인 2020.09.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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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동훈 명예기자] 바르셀로나로 온 로날드 쿠만(57·네덜란드) 감독이 대대적 개혁에 나섰다. 쿠만이 집중하고 있는 건 선수단 세대교체인데 방향성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역전 우승을 내주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선 바이에른 뮌헨에 2-8 충격적 대패를 당하며 좌초됐다. 설상가상 리오넬 메시의 이적설마저 나오면서 흔들렸다. 

이런 상황에서 쿠만 감독은 키케 세티엔 후임으로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았다. 바르셀로나 보드진은 바르셀로나 레전드 출신 쿠만이 뒤숭숭한 팁을 바로잡을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에 부임한 로날드 쿠만 감독. [사진=바르셀로나 공식 채널 캡처]
왼쪽부터 이반 라키티치, 루이스 수아레스, 아르투로 비달. [사진=바르셀로나 공식 채널 캡처]

◆ 칼 빼든 쿠만, 과거 영광을 뒤로하고

쿠만 감독은 곧바로 칼을 빼들었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만은 방출 명단을 꾸려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는데 대표선수로 이반 라키티치(32·크로아티아), 루이스 수아레스(33·우루과이), 아르투로 비달(33·칠레)이 있다. 모두 30대 초반으로 전성기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고 평가받는 선수들이다. 

세 선수는 모두 바르셀로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라키티치는 바르셀로나에서 317경기 49골 59도움을 기록하며 중원의 ‘믿을맨’으로 활약했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노쇠화 기미가 보이던 때 그 역할을 완벽히 대체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중원을 구성해 바르셀로나다운 축구를 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수아레스는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하나였다. 283경기 동안 198골 109도움을 올리는 압도적인 활약으로 메시와 득점을 분담했다. 2015~2016시즌에는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고,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어 ‘골든슈’도 차지했다. 메시, 네이마르와 형성했던 ‘MSN’ 라인은 사상 최고의 트리오로 꼽힌다. 숱한 영광을 바르셀로나에 선사했다.

비달은 두 사람보다 바르셀로나 경력은 짧지만 궂은일을 마다않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중원에서 모든 역할이 가능한 선수로 특히 공격 시 상대 수비 시선을 끌고 때때로 득점까지 하며 바르셀로나 중원의 엔진 구실을 했다. 96경기에서 11골 10도움을 기록하는 준수한 활약을 했다.

이처럼 바르셀로나에서 역사를 썼던 선수들의 방출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라키티치는 이미 세비야 소속이 됐다. 수아레스와 비달도 이적을 준비 중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수아레스는 유벤투스행이 유력하고, 비달은 유벤투스 시절 은사였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인터 밀란에서 재회할 전망이다. 선수들의 이탈이 현실화되면서 과연 누가 대체자로 들어올지 주목된다.

멤피스 데파이(왼쪽)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 네덜란드 커넥션?

쿠만이 선택한 대체자는 네덜란드 듀오 멤피스 데파이(26·올림피크 리옹)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29·리버풀)이 유력하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쿠만이 4000만 유로(560억 원)에 데파이를 노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글로벌 축구전문 매체 골닷컴은 ”바르셀로나가 바이날둠 영입 계획을 세웠다. 바르셀로나는 이적시장이 종료되기 전 계약을 확신하고 있다“고 알렸다. 마르카 등 스페인 현지매체들도 두 사람의 바르셀로나 이적이 유력하다고 전하고 있다. 

쿠만이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면서 주축으로 활용했던 자원들이다. 데파이는 득점을 맡았고, 바이날둠은 프랭키 데용, 마르틴 데 룬이 뒤를 받쳐주는 상황에서 좀 더 앞선에서 공격 전개를 담당했다. 쿠만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데파이-바이날둠도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 

허나 이들이 떠난 이들을 훌륭히 대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데파이는 네덜란드 PSV에서 좋은 활약을 한 뒤 큰 기대를 받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입성했지만 53경기에서 7골에 그치는 실패를 겪었다. 리옹에선 139경기에서 57골을 넣으며 맨유 시절보다 경기력이 나아졌지만 다시 빅리그로 왔을 때 리옹에서 보여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하는 부정적인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

바이날둠도 마찬가지. 비달보다 3살, 라키티치보다 2살밖에 어리지 않기 때문에 세대교체라고 보기 애매하다. 또 최근 리버풀에서도 기복을 보였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중원에서 떠나간 선수들만큼 경쟁력을 보일지 확신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수의 바르셀로나 팬들은 네덜란드 커넥션으로 바르셀로나 세대교체의 방향성을 택한 쿠만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각종 이슈로 바람 잘 날 없는 바르셀로나에 선수 영입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비판과 비난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쿠만의 바르셀로나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축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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