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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이게 야구냐', 꼴찌 눈앞이라니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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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이게 야구냐', 꼴찌 눈앞이라니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9.10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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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경기 4실책 16볼넷.

21세기 최강팀 중 하나로 평가받는 SK 와이번스의 결과라고 믿기 힘든 기록이다. 애석하게도 그게 SK의 현재다.

SK는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4-13으로 완패했다.

104경기에서 32승 71패 1무, 11연패를 하며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격차도 1.5경기로 좁혀졌다. 이제 현실적인 목표는 꼴찌를 면하는 게 돼 버렸다.

SK 와이번스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팀 최다 타이인 11연패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SK가 내준 볼넷 16개는 프로야구 역사상 한 경기 최다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2008년 9월 3일 한화가 두산 베어스전 내준 14개. 당시에 연장 18회까지 진행되며 나온 기록이라는 걸 고려해보면 SK가 이날 얼마나 많은 볼넷을 남발했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SK가 기록한 11연패는 2000년 7월 이후 20년 만에 당한 팀 역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이다.

수비 불안도 심각했다. SK가 내야 수비가 좋은 팀은 아니다. 실책 77개로 이 부문 최다 3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날은 유독 심했다. 수비 실책을 범한 2회, 6회, 7회 SK는 모두 실점했다. 실책 나비효과가 경기에 치명적인 역할을 했다.

연이은 실책과 볼넷 허용에 박경완 감독대행도 고개를 숙였다. 키움은 역대 2번째 선발 전원 볼넷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SK는 2000년 이후 왕조를 구축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벌떼 야구와 다양한 작전을 바탕으로 한 짜임새 있는 야구는 타 팀들을 떨게 했다. 이후 감독 교체 후에도 SK는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다. 학습된 가을야구 DNA는 찬 바람만 불면 발휘되곤 했다.

2018년 트레이 힐만 감독과 함께 비룡은 다시 한 번 비상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을 격파했다.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에도 시즌 막판까지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두산에 9경기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선두를 내줬고 가을야구에서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최종순위는 3위.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인 염경엽 감독(왼쪽)을 대신해 그 자리를 맡게 된 박경완 감독대행은 꼴찌를 면하려는 팀의 마지막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시즌 후엔 김광현을 비롯해 앙헬 산체스 등이 팀을 떠났다. 약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SK는 시즌 초반부터 내리막 길을 걸었다. 투수진의 문제는 둘째치고 타자들의 방망이가 일제히 침묵했다.

설상가상 팀의 사령탑마저 쓰러졌다. 평소 생각이 많고 예민한 성격으로 알려진 염경엽 감독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팀의 부진 속에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됐다.

염 감독이 최근 돌아왔지만 팀의 5연패를 지켜본 뒤 다시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결국 SK는 염 감독의 건강을 고려해 올 시즌을 박경완 감독대행에게 끝까지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젠 충격효과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 어느덧 ‘설마’했던 꼴찌자리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10일부터 대전에서 진행될 한화와 원정 2연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상대전적은 9승 4패 1무로 압도하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크게 갈린다. SK는 11연패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화는 삼성 라이온즈 원정에서 2승 1무로 상승세를 탔다.

믿을 건 ‘한화 킬러’ 박종훈 뿐이다. 2017년 4월 이후 18경기에서 14승 무패를 달리고 있는 독수리 천적이다. 한하 선발은 워윅 서폴드. 최근 3연패 중이지만 SK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으로 좋았기에 안심할 수는 없다.

이 경기마저 놓친다면 한화와 격차는 반 경기로 줄어든다. 꼴찌가 현실이 될 수 있는 최대위기 상황이다. 타격과 마운드 모두 무너진 가운데 감독마저 없는 상황이지만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SK가 특유의 가을 DNA를 발휘해 마지막 자존심만은 지킬 수 있을까. 양 팀의 자존심을 건 꼴찌 경쟁이 야구 팬들에겐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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