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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핸디캡? '흙신' 나달은 왜 시계를 찼나 [WHY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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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핸디캡? '흙신' 나달은 왜 시계를 찼나 [WHY Q]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14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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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자신감일까.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에서 13번째 우승을 차지한 ‘흙신’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21억 원에 달하는 우승 상금 때문에도,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어서도,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20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나달은 11일(한국시간) 2020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섰다. 그런데 당시 착용했던 손목시계가 이슈가 됐다.

프랑스오픈에서 13번째 우승을 달성한 라파엘 나달이 오른쪽 손목에 찬 시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클레이코트에서 무적의 면모를 자랑한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00승(2패)을 찍으며 왜 ‘흙신’으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의 오른쪽 손목에 착용돼 있던 시계였다. 조코비치와 페더러 또한 각각 시계 브랜드 세이코, 롤렉스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지만 이들은 경기 중에 후원사의 제품을 착용하지 않는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들은 옷 하나, 장비 하나에 매우 민감하다. 과거 한국에선 팀 단위로 계약한 후원사와 계약으로 인해 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다른 장비를 사용하게 돼 선수들이 곤욕을 치렀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반면 해외 유명 선수들은 같은 팀에서도 개별적인 후원 계약을 맺어 자신의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작은 것 하나에도 민감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경기 중 시간을 확인할 이유가 없는 테니스이기에 나달의 손목시계는 더욱 의문을 키웠다.

오로지 홍보목적이었다. 나달은 스위스 유명 시계 브랜드인 리처드 밀과 10년 동안 후원 계약을 이어왔고 대회 때마다 손목시계를 차고 나섰다. 

나달은 노박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와 달리 경기 중에도 후원사의 시계를 착용하고 나서며 '의리남'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다만 일반적인 손목시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나달이 왼손잡이라고는 해도 한 손에 무게가 더해진다는 것만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심리적으로 느끼는 무게는 실제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리처드 밀은 나달만을 위한 맞춤형 시계를 제작했다.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이 시계는 30g에 그칠 정도로 경량형 제품이다. 나달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것. 나달도 “피부처럼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로 이젠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더 화제를 모은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이다. 2015년 프랑스오픈에서 착용했던 ‘RM 27-02’는 85만 달러, 9억7189만 원 상당이었다. 2017년 US오픈 때 찼던 ‘RM 27-03’은 72만5000달러(8억2896만 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나달이 이번에 착용한 ‘RM 27-04’는 한정판으로 50개만 제작됐는데, 기존 제품들을 훌쩍 뛰어넘는 105만 달러(12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스폰서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있는 나달은 하락세에 접어들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에도 여전히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테니스 고인물’ 나달을 후원하는 리처드 밀이 그를 위해 12억 원을 써도 아깝지 않을 이유는 바로 나달로 인한 막대한 홍보효과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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