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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개막]② 박철우-케이타, 남자배구판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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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개막]② 박철우-케이타, 남자배구판 흔들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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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최근 몇 년간 인천 대한항공과 천안 현대캐피탈은 남자배구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서울 우리카드가 두 팀을 밀어내고 순위표 정상에 올랐다. 

17일 개막하는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역시 세 팀이 봄 배구에 나설 강력한 후보로 평가된다.

하지만 나머지 4개 구단 모두 기대요소가 적잖다. 특히 토종 거포 박철우를 영입한 수원 한국전력과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말리 출신 19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케이타를 지명한 의정부 KB손해보험이 보여줄 경기력에 시선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이탈리아 출신 산틸리(가운데) 감독을 선임했다. 남자배구 최초의 외인 사령탑이다. [사진=KOVO 제공]

◆ 대한항공, 올 시즌도 우승후보

우승후보 1순위는 단연 대한항공이다. 세터 한선수부터 라이트 비예나, 윙 스파이커(레프트) 정지석, 곽승석 등 핵심전력에 출혈이 없다. 미들 블로커(센터) 김규민이 군 입대하고 진상헌이 안산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지만 우리카드에서 이수황을 데려왔고, 현금 트레이드로 한상길을 품었다. 라이트 임동혁, 센터 진지위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낳는다.

또 프로배구 남자부 사상 첫 외인 사령탑 이탈리아 출신 산틸리 감독이 보여줄 배구에 관심이 집중된다. 만년 3위 대한항공을 강팀 반열에 올린 박기원 전 감독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탈리아 21세 이하(U-21)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호주,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독일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최천식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외인 감독이 지휘한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산틸리 감독은 추석 때도 훈련 강도를 높여 선수들을 지휘했다고 들었다. 승리욕이 강한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영철(왼쪽) 감독과 함께 강팀으로 성장한 우리카드는 전력을 재편했다. [사진=KOVO 제공]

지난 시즌 1위 우리카드는 트레이드로 전력을 재편했다. 신영철 감독과 함께 지난 세 시즌 기초부터 탄탄히 닦았다면, 올 시즌 앞서 2~3년 더 길게 보고 선수단에 큰 변화를 줬다.

주전 세터 노재욱, 레프트 황경민을 보내고 세터 이호건, 레프트 류윤식을 받았다. 외인으로 레프트 알렉스를 선발하고 직전 시즌 최우수선수(MVP) 나경복이 라이트를 맡는다. 주전이 많이 바뀌었는데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한다. 최 위원은 “우리카드는 새로운 세터 하승우와 알렉스 활약에 올 시즌 성적이 달렸다”고 전망했다.

현대캐피탈은 2018~2019시즌까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과 격돌했다. 올 시즌 문성민 장기 부상, 전광인의 입대로 전력이 약화됐지만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세터 이승원을 보내고 김형진을 데려왔다. 외인 다우디의 기량이 올라온 데다 11월 국가대표 토종 라이트 허수봉이 전역한다는 점 역시 분위기를 끌어올릴 카드로 꼽힌다.

박철우를 영입한 한국전력은 KOVO컵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사진=KOVO 제공]

◆ 박철우-케이타, 승부수 띄운 하위권

다크호스는 지난 2시즌 연속 꼴찌로 처졌던 한국전력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베테랑 라이트 박철우를 3년간 연봉 총액 21억 원에 영입했고, 미국 국가대표팀 출산 라이트 러셀을 레프트로 선발했다. 수비가 좋은 레프트 이시몬이 합류해 리시브 라인 안정감을 더했다.

통역과 코치로 일하던 센터 안요한이 6년 만에 코트에 복귀했고, 2년차 장신 세터 김명관까지 더해 약점이던 높이를 보완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예고한다. 훈련에서 부진해 퇴출 위기에 몰렸던 러셀은 실전에서 실력을 과시하며 MVP까지 차지했다. 단 레프트로 전환한 러셀이 목적타 서브 공세를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세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세터가 제 역할을 못 하면 힘으로 밀어붙이는 ‘뻥 배구’ 밖에 안 된다”며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 최장신 김명관이 얼마나 발전하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KB손해보험 케이타는 상대 팀 경계대상 1순위로 꼽힌다. [사진=KOVO 제공]

KB손해보험은 외인 선발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속 비대면으로 치러진 드래프트에서 안전한 계약을 할 것이란 예상을 깼다. 전체 1순위로 19세에 불과한 말리 출신 케이타를 뽑는 파격 결정을 내렸다. 외인 최초로 10대 나이에 V리그 무대를 밟는다.

케이타는 입국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생활을 길게 한 탓에 훈련량이 부족했고, 컵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기량이 기대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구단 레전드 이상열 신임 감독은 용수철 같은 점프력이 장점인 케이타를 앞세워 봄 배구에 도전한다. 이 위원은 “케이타 기량이 기대 이상”이라며 “케이타가 무서운 활약을 펼치면 KB손보도 상위권 싸움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 눈길을 끈다.

지난 2년 연속 중위권에 머문 대전 삼성화재와 안산 OK금융그룹도 반격을 꿈꾼다. 삼성화재는 V리그 최초로 1980년대생 고희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뒤 선수단 자율성을 높여 분위기를 쇄신했다. 주전 대부분이 바뀌었다. 황경민과 외인 바르텍, 세터 이승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OK금융그룹은 앞서 V리그에서 3시즌 활약한 검증된 펠리페를 대체 외인으로 데려왔다. 주축 세터 이민규, 레프트 송명근은 물론 레프트를 맡게 될 조재성까지 FA를 앞둬 동기부여가 상당하다. 부임 2년차 ‘돌도사’ 석진욱 감독이 보여줄 배구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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