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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포러브 인종차별 반대운동, 어쩌다 '논란' 됐나?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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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포러브 인종차별 반대운동, 어쩌다 '논란' 됐나?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16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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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좋은 취지로 기획된 캠페인이었건만 의도치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축구전문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Shoot for Love)’가 지난 8월 말 시작한 인종차별 반대운동 캠페인 ‘We Can Kick Racism(우리는 인종차별을 깰 수 있다)’이 역풍을 맞았다.

지난 13일 ‘씨잼철’ 김동준 슛포러브 대표는 채널을 통해 캠페인 관련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구독자 및 축구 팬들에게 사과했다. 또 자신들을 향해 불거지고 있는 오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대표는 영상에서 “인종차별이라는 문제는 매우 민감한 주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했었습니다. 캠페인의 확산을 위해 저희가 선택했던 지목하는 방식은 지목하는 선수나 참여하는 분들에게 자칫 부담될 수 있고 또 강요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저희의 고민과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박지성이 슛포러브의 인종차별 반대운동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사진=슛포러브 인스타그램 캡처]
박지성이 선봉장으로 나선 슛포러브의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비판과 직면했다. [사진=슛포러브 인스타그램 캡처]

이번 캠페인에서 논란이 된 점은 크게 3가지다.

슛포러브가 진행한 캠페인 방식은 이렇다. 멋진 킥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고, 다음 도전자 3명을 지목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해시태그 ‘#WeCanKickRacism’를 곁들이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첫 주자로 나선 박지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앰버서더(홍보대사)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지소연(첼시) 등 후배들을 지목했는데, 손흥민은 호명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릴레이에 동참했다.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었다. 김 대표가 말한 대로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은 지목한 이나 지목당한 이 모두에게 자칫 부담이 될 수 있고 나아가 강요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발리킥 영상을 게재하며 “박지성 선배님께서 주신 소중한 기회로 이 캠페인을 이어갑니다. 모든 인간과 그 삶은 소중합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될 수 없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 캠페인은 인종 차별을 반대하고 더 나아가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을 희망하는 진실된 목소리입니다”라는 캠페인 문구를 곁들였다.

캠페인 내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팬들은 손흥민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또 다음 타자로 이강인(발렌시아)을 호출했는데, 역시 소속팀에서 왕따 논란 및 입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라 참여가 쉽지 않을 거라는 목소리가 따른다.

김동준(씨잼철) 슛포러브 대표가 논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슛포러브 유튜브 채널 캡처]

또 캠페인 시작을 알린 박지성의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맨유에서 뛰던 시절 박지성은 이른바 ‘개고기송’으로 불리는 인종차별적 응원가를 들었지만 당시 이에 대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로 공익 목적의 캠페인인데 유료광고가 실린 점이 알려지면서 캠페인에 참여한 유명선수 이름값을 이용해 광고를 판매한 게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동준 대표는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불필요한 오해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저희가 상세하게 말씀을 드리고 바로 잡고 싶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본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2개 기업으로부터 제작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0개의 영상에 유료 광고가 표시되어 있었던 이유는 해당 기업이 노출되는 에피소드 이외에도 나머지 에피소드에도 저희가 지원해 주신 기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영상 엔딩크레딧에 제작 지원란이 있는데 거기에도 저희가 로고를 노출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 때문에 저희가 유료광고 표시를 했기 때문에 이제 10개의 영상에 유료광고가 표시되어 있었던 것이었고, 저희가 유료광고를 10개를 받아서 매 영상마다 막 받아서 진행하고 이런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슛포러브가 인종차별 캠페인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던 게 6월이고, 첫 촬영은 7월 1일이었습니다”라면서 “제작 지원 요청을 했던 건 7월 중순부터였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두 군데의 기업에서 너무 감사하게도 제작 지원을 해주시기로 하셨고, 이 제작 지원 비용으로도 부족했던 부분들은 저희가 추가로 저희 비용을 쓰면서 캠페인 진행을 해오고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캠페인에 동참했지만 캠페인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김동준 대표는 끝으로 “이번 캠페인에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정말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자신의 일인 것처럼 많은 의견을 보내주셨고, 또 캠페인에 직접 참여를 해주셨습니다. 많은 유명인사 분들도 인종차별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주셨는데, 결과적으로 슛포러브 저희의 부족한 역량으로 인해서 저희가 기대에 못 미치고, 오히려 짐이 된 것 같고,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되려 피해를 끼쳐 드린 것 같아서 이 부분에 있어서 저희가 너무나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고 했다.

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인종차별이라는 민감한 아젠다를 다루는 과정에서 미흡함이 있었고, 슛포러브 명성에 흠집이 갔다. 슛포러브는 이밖에도 그동안 기부를 목적으로 모금된 기금을 제대로 사용한 게 맞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또 앞서 이승우(신트 트라위던)를 향한 비하성 발언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

인종차별은 현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더불어 전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뜨거운 화두다. 지난 5월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질식사했고, 인종차별 반대운동에 불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사회적 운동이 확산됐다. 

체육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국 프로농구(NBA) 등 주요 빅리그에서 선수단 전체가 경기 시작 전 무릎을 꿇는 의식으로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동양인에 대한 차별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심화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동안 스포츠계에 만연했던 동양인에 대한 차별의 부당함을 알리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슛포러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켓을 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진=슛포러브 인스타그램 캡처]
슛포러브는 그동안 축구를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슛포러브 인스타그램 캡처]

그동안 축구를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슛포러브다. 전 세계 숱한 축구계 유명인사들이 슛포러브의 뜻에 함께했던 건 그 취지의 순수성과 공익성에 대한 진정성에 통감했기 때문일 터다. 이번 캠페인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캠페인 사실이 알려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들은 캠페인 시작에 앞서 차범근 전 감독, 이영표 삭스업 대표, 박지성, 조원희(수원FC) 등 한국축구 대표스타들이 유럽 현지에서 겪었던 인종차별 경험담을 화두에 올리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정말 코로나 이후에 특히 동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문제가 더욱더 심화되고 그리고 평소에 축구계에도 만연했던 이런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 저희가 정말 힘이 너무나 미약하지만 한번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방법이 아쉬웠던 만큼 캠페인 건에 대한 건강한 비판은 온당하지만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슛포러브 제작진과 박지성 및 그 가족을 향한 무차별적이고 근거 부족한 비난은 지양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을 통해 정말 소수긴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이 박지성 선수의 가족 유튜브까지 가서 비하의 댓글들을 남기고 정말 입에 담기도 힘든 인신공격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하는 부분들은 정말 지금이라도 멈춰주시기를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저희를 뒤돌아보면서 반성하고 저희가 조금이라도 피해를 드린 부분에 있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라며 캠페인 그리고 슛포러브의 도덕성과 관련 없는 지나친 인신공격 및 비난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저희가 목표로 했던 최고의 스포츠 콘텐츠를 만들어서 시청자 여러분들께 재미도 드리고 더 나아가서 실질적인 도움까지 될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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