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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다우디-정지석, 우리카드는 과도기 [남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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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다우디-정지석, 우리카드는 과도기 [남자배구]
  • 김의겸
  • 승인 2020.10.21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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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라이벌 팀 핵심 자원 정지석(인천 대한항공)과 다우디(이상 25·천안 현대캐피탈)의 기량은 한층 농익었다. 반면 팀 전력을 전면 재편한 서울 우리카드는 경기력이 안정을 찾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 완파했다.

전광인이 입대하고 문성민이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현대캐피탈 공격력은 대단했다. 불과 6년 전 배구를 시작한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다우디가 지난 시즌보다 훨씬 성장했기 때문이다.

다우디가 새 시즌 더 농익은 기량으로 먕활약을 예고한다. [사진=KOVO 제공]

이날 다우디는 엄청난 탄력을 활용해 연신 상대 블로커 위에서 스파이크를 때리며 양 팀 최다인 30점을 몰아쳤다. 공격점유율이 56.96%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이 62.22%에 달했다. 1, 2세트 워낙 좋았고, 3세트 잠시 범실을 내기도 했지만 경기 내내 코트를 지배했다.

이승원과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세터 김형진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뽐내며 조력자로 나섰다. 화려한 백토스 등 정확한 패스로 다우디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2세트 초 다우디에게 상대 블로커가 몰리자 윙 스파이커(레프트) 이시우를 활용하며 수비를 분산시켰다.

국산 날개공격진이 약하다는 평가가 따랐지만 이시우와 송준호가 박주형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주전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신영석, 최민호가 두 국가대표가 버티는 미들 블로커(센터)진은 여전히 건재하다. 문성민이 부상에서 복귀하고, 허수봉이 전역하기 전까지 다우디가 이날만큼 해준다면 걱정이 없다. 

이날 리시브가 흔들릴 때면 다우디가 높은 확률로 하이볼을 처리해줬다. 우리카드가 못 했다기보다 현대캐피탈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였던 한 판이었다. 실제로 팀 리시브효율은 우리카드가 53.45%로 현대캐피탈(37.74%)보다 훨씬 좋았다.

정지석은 우리카드전 무려 11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역대 V리그 한 경기 최다이자 윙 스파이커(레프트)로서 최초다. [사진=KOVO 제공]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5년차 세터 하승우에게 거는 기대가 크지만 김형진과 수싸움에서 밀렸다. 이날 우리카드는 쌍포 나경복(10점), 알렉스(12점)가 다우디에게 밀렸고, 2연패에 빠졌다. 대한항공전에 이어 두 사람의 공격 비중이 높았고, 공격 패턴이 단조로웠다. 하승우와 번갈아 나온 이호건 역시 흔들렸다.

우리카드는 개막전에서 대한항공 정지석에게 블로킹 11개를 허용했다. 0-2로 뒤지다 2-2로 따라붙었지만 결국 졌다. 블로킹 11개는 V리그 남자부 역대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다. 정지석은 이날 34점(공격성공률 70%)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의 노련한 조율 속에 비예나도 20점을 수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지석은 “상대 세터 공이 어디로 갈지 잘 판단했다. 또 내가 ‘세터라면 이렇게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먹혔다. 속공이나 중앙 후위공격을 차단해서 더 좋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출신 산틸리 감독 체제 대한항공은 박기원 전 감독이 지휘하던 때 보여준 자율적인 배구에서 조직적인 배구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워낙 국가대표급 베테랑이 즐비한 터라 개막전부터 우승후보 위용을 뽐냈다.

하승우(가운데)의 세트 패턴이 단조로워 상대에게 읽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KOVO 제공]

우리카드는 비시즌 전열을 다시 가다듬었다. 신영철 감독과 함께 지난 세 시즌 동안 기초부터 탄탄히 닦았다면, 올 시즌 앞서 2~3년 더 길게 보고 선수단에 큰 변화를 줬다.

주전 세터 노재욱, 레프트 황경민을 보내고 세터 이호건, 레프트 류윤식을 받았다. 외인으로 레프트 알렉스를 선발하고 직전 시즌 최우수선수(MVP) 나경복이 라이트를 맡고 있다. 세터 포함 주전이 많이 바뀐 만큼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수준의 조직력을 보여주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천식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우리카드는 새로운 세터 하승우와 알렉스 활약에 올 시즌 성적이 달렸다”고 전망한 바 있다. 우승을 다툴 라이벌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과 일전에선 한 끗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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