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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광현 TO 양현종-김하성, 'KBO 최고는 통합니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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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광현 TO 양현종-김하성, 'KBO 최고는 통합니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23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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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그 누구도 몰랐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이토록 잘 할 줄은. KBO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하는 걸 익히 봤던 팬들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성공사례를 경험했던 메이저리그(MLB)도, 심지어 김광현도 “말도 안 되는 결과”라고 했다.

KBO리그를 초토화하고도 여건상 해외진출엔 실패했던 최동원과 선동열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여전히 야구 팬들 사이에선 심심찮게 논쟁 거리가 된다. ‘이들이 MLB에 진출했으면 통했을까.’

김광현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주는 듯 하다. KBO리그 최고 선수는 어디서든 통한다고.

[여의도=스포츠Q 손힘찬 기자] 김광현이 23일 입국 기자회견에서 "(양)현종이, (김)하성이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비 빅리거들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KBO리그를 거치지 않은 박찬호, 김병현은 차치하더라도 류현진 이전에도 구대성과 임창용은 짧게나마 한국 최고 선수들이 얼마나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힌트를 줬다. 그럼에도 믿지 못했다.

시작부터 달랐다. 스프링캠프부터 차이를 보인 김광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생한 각종 악재 속에 낯선 무대에 데뷔했지만 올 시즌 가장 돋보인 투수 중 하나였다. 8경기 39이닝 3승 평균자책점 1.62. 60경기 단축 시즌, 같은 지구 팀들만 상대한 결과라고는 해도 현지에선 이미 그를 에이스급 투수로 평가하고 있다.

자연스레 시선은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양현종(32·KIA 타이거즈)과 김하성(25·키움 히어로즈)에게 옮겨간다. 다승왕과 ERA왕을 누렸던 양현종은 자유계약선수(FA), 김하성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노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시대를 연 김광현(오른쪽부터)과 류현진 그리고 이들의 뒤를 잇기 위해 빅리그에 노크를 준비하는 양현종. [사진=스포츠Q DB]

 

23일 서울시 영등포구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광현은 “(양)현종이, (김)하성이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나와 같은 꿈을 꾼 선수들의 도전은 환영한다”이라고 긍정적 전망과 함께 응원을 보냈다.

그 이상의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MLB 진출 도전을 코앞에 둔 이들이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KBO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통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해낸 터다. 직접적인 메시지보다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성공을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김광현은 야구장 밖에서도 여러모로 힘든 일을 겪었다. 시즌 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외로움에 사무쳤고 SNS에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 간절한 만큼 참고 또 참았고 4개월 만에 간절히 기다려온 개막을 맞이했다.

양현종은 KBO리그가 손꼽는 최고의 투수 중 하나다. 류현진, 김광현처럼 빅리그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새 팀을 찾더라도 코로나 변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양현종과 김하성 또한 김광현과 같은 문제를 겪지말라는 법이 없다.

마냥 시즌 개막만 기다리던 김광현은 “여기 왜 왔나 싶기도 했다. 야구하고 싶어 왔는데 야구도 못하고. 눈물나고 힘들었다”면서도 “그때 잘 버텼기에 운이 따르지 않았나 싶다. SNS에 행운을 잡으려면 버텨야 한다고 썼는데 4개월 버틴 게 약이 됐다. 어떤 시련과 역경이 있어도 잘 버텨내야 운이 따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비 빅리거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MLB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곳. 자신감과 확신이 서야 한다. 김광현은 “컨트롤이 안 되거나 내 공을 자신 있게 못 던지면 무조건 맞아 나간다고 느꼈다”며 “가장 자신 있는 공을 가장 완벽히 던지는 게 우선이다. 그렇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자신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성은 현지에서 "강정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현종이 특히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이미 한 차례 빅리그의 싸늘한 시선을 느꼈기에 위축될 수도 있다. KBO리그보다 강한 타자들이 즐비한 곳이다. 그렇다고 움츠러들어 자신의 공을 못 던진다면 결코 류현진, 김광현의 길을 따라걸을 수 없다.

투수에 국한된 말이라곤 해도 김하성도 마찬가지다. 이미 미국 현지에선 ‘강정호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올 시즌 30홈런을 때려내며 수비에 장타력까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20홈런 내외에 머물던 강정호가 2014년 40홈런을 때려내고 당당히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성했던 게 오버랩된다. 강정호와 통산 기록도 거의 흡사하다. 빠른 발은 그만의 강점이다. 

결국 자신만의 무기를 생소한 무대에서도 얼마나 잘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스스로에게 확신이 서야 한다. 김광현은 “가장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걸 올 시즌을 통해 느꼈다”고 말했다.

양현종과 김하성 모두 뛰어난 실력으로 빅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진인사대천명.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김광현이 강조한 빅리거에 걸맞은 몸을 만들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중무장해야 한다. 그리고는 에이전트의 협상 능력 등 하늘의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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