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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이스는 '운장(運將)'? 전북현대 위닝 멘탈리티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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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이스는 '운장(運將)'? 전북현대 위닝 멘탈리티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25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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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조세 모라이스(55·포르투갈) 전북 현대 감독은 운장(運將)일까. 전북과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라이벌 울산 현대가 또 다시 자멸하면서 전북이 K리그1(프로축구 1부) 전무후무한 4연패를 목전에 뒀다.

전북은 2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 울산과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 신승을 챙겼다. 경기 전까지 승점은 동률이나 득점에서 뒤진 2위였지만 이날 승리로 선두로 올라섰다.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4년 연속 순위표 정상에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지난해도 울산은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완패한 반면, 전북은 강원FC를 잡아내면서 대역전극을 썼다. 올해도 울산은 파이널라운드 들어 포항과 전북에 연달아 지며 스스로 기회를 걷어차는 모양새다.

이쯤 되니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에게 천운이 따르는 듯도 하다.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이 또 다시 역전 우승 기회를 잡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전북이 기회를 잡게 된 건 승부처에 강한 전북의 이기는 습관 덕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올 시즌 울산과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날도 반드시 이겨야만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상황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앞서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 20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된 살얼음판 승부에서 울산 센터백 김기희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모두 바로우가 결승골로 연결했다. 골대를 몇 차례 맞혔고, 구스타보의 페널티킥도 조현우 손에 걸렸다고는 하나 울산 역시 윤빛가람의 프리킥이 두 차례 골대를 강타하는 등 충분히 승점 3을 얻을 수 있는 경기를 펼쳤다.

경기를 마치고 모라이스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양 팀 모두 공수 양면에서 전략적으로 잘 대비한 좋은 경기였다. 90분 내내 긴장감 넘치는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 바로우를 투입하면서 울산 수비 배후를 노렸던 게 선취 득점으로 이어졌다. 선제골 넣는 팀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넣은 덕에 승리한 것 같다”고 총평했다.

모두 바로우(왼쪽 두 번째)가 결승골을 작렬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진 모라이스 감독 말에 그의 코칭 스타일이 잘 묻어난다. 

“바로우는 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선수다. 오늘 딱히 특별한 주문을 하진 않았다. 경미한 부상이 있어 출전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4명의 트레이너가 3일 내내 24시간 보살피며 노력해준 덕에 뛸 수 있었다”며 트레이너들에게 공을 돌렸다. 바로우는 후반 8분 조규성 대신 들어간 뒤 활개를 쳤고, 10분 뒤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을 상대로 강한 이유를 묻자 “최근 2년째 울산과 우승을 다투고 있는데, 우리 선수들이 이런 큰 경기 경험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높은 집중력과 투쟁심을 보여준 게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역대 최다우승 공동 1위(7회) 전북이다. 이제 곧 단독 1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그 위닝 멘탈리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 온 뒤 ‘올해는 우승을 못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선수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항상 안주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걸 보면 ‘1위 팀이 가져야 하는 정신이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기업 현대자동차 역시 항상 발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항간에선 모라이스 감독의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난해 리그에서 운이 좀 따랐던 반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선 16강 탈락했다. 올 시즌 역시 적잖은 투자가 뒷받침됐지만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기도 했다.

홍정호는 전북의 '위닝 멘탈리티'에 놀랐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모라이스 감독은 “지난 일주일간 울산 장단점에 맞춰 훈련했다. 특별한 주문을 하진 않았다. 오늘 경기 전에는 10초 정도 짧게 ‘늘 하던 대로 자신 있게, 재밌게 즐겨라’라고 말해준 게 전부”라며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미소지었다. 상세한 전술적 주문보다는 선수 개개인 능력을 믿고 지지해줌으로써 자신감을 불어넣는 ‘덕장’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8년 전북에 입단해 3시즌 째 활약 중인 홍정호 역시 남다른 ‘전북 정신’을 언급했다.

“특별히 얘기한 건 없다. 울산이 우리에게 계속 기회를 줘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울산이 포항에 패하면서 기회가 왔고, 잘 준비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이번 주 내내 남 다른 각오로 각자 잘 준비했다.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잘 뛰었기 때문에 승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이적 했을 때) 기존 전북 선수들을 보고 놀랐다. 강팀을 맞아도 늘 하던 대로, 준비한 대로만 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다. (이)동국이 형 등 고참들이 잘 이끌어주고, 다른 선수들이 잘 따라갔던 것 같다”며 “나도 신기하다. 최강희 감독님 때부터 이겨야 하는 경기, 강팀과 일전을 꼭 잡아냈다”고 돌아봤다.

모라이스 감독은 지난해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차지했다. 11월 1일 오후 3시 예정된 대구FC와 최종전에서 무승부 이상 거두면 감독상 2연패에 한발짝 더 다가선다. 그는 “이럴수록 냉정해야 한다”며 “팬들 앞에서 꼭 승리하면서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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