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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삼성그룹과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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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삼성그룹과 스포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0.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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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5일 영면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재계뿐 아니라 한국 스포츠계의 별이기도 했다. 레슬링, 야구를 시작으로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종목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건희 회장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서울사대부고) 재학 시절 레슬링 선수로 활동했다. 그 인연을 바탕으로 1982년부터 16년간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지내 레슬링이 효자종목으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회장 재임 기간 한국 레슬링은 올림픽 7개, 아시안게임 29개 금메달을 획득했다. 현재도 삼성생명이 레슬링단을 운영 중이다. 

1982년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 창단식. 이건희 회장(왼쪽)이 사장에게 단기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구도 빼놓을 수 없다. 1982년 프로 출범 당시 자신의 고향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로 취임, 2001년까지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라이온즈가 우승 횟수 2위(8회), 최다 한국시리즈 진출(18회)에 빛나는 명문구단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이건희 회장이 마련한 셈이다.

삼성그룹은 이밖에도 축구(수원 삼성 블루윙즈), 남자농구(서울 삼성 썬더스), 여자농구(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남자배구(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육상(삼성전자), 배드민턴(삼성전기), 태권도(삼성에스원), 탁구(삼성생명)에 이르기까지 한국체육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는 해체됐지만 승마(삼성전자), 럭비(삼성중공업), 테니스(삼성증권)단도 운영한 바 있다.

이승엽(야구), 이운재(축구), 이봉주(마라톤), 이용대(배드민턴), 이형택(테니스), 유승민(탁구), 정지현(레슬링), 문대성(태권도) 등이 삼성의 지원 속에 국민적 사랑을 받은 대표 스포츠스타들이다. 차범근(축구), 선동열(야구) 등 레전드는 삼성 감독으로 우승을 맛봤다.

이건희 회장은 스포츠외교, 스포츠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이건희 회장(가운데)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제공]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돼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질 때까지 활발히 활동했다. 한국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이건희 회장은 혁혁한 공을 세웠다. 1997년 IOC와 올림픽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삼성은 현재까지도 톱 레벨 후원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8월 직에서 물러난 뒤 IOC 명예위원이 됐다.

이건희 회장은 IOC 문화위원회(1997), 재정위원회(1998~1999) 위원으로 일하면서 세계 스포츠계 오피니언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 이르기까지 170일 동안 해외를 누비며 IOC 위원 110명을만나 지지를 호소한 건 유명한 일화다. 강원도가 3수 끝에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를 누르고 올림픽 개최권을 거머쥐자 이 회장은 눈시울을 붉혔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2011년 IOC 총회. 이건희 회장(가운데)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에 김연아, 오른쪽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아마추어 스포츠를 보듬고 올림픽 개최에 앞장선 이건희 회장에게 정부가 내린 훈포장만 체육포장, 체육훈장 맹호장, 체육훈장 청룡장, IOC 올림픽훈장 등 여럿이다.

IOC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삼성과 IOC의 톱(TOP) 파트너 계약으로 올림픽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성공을 이끌었다”며 “고인의 올림픽 유산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며, 그를 추모하고자 스위스 로잔 IOC 본부의 올림픽기를 조기로 게양할 것”이라고 했다.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이건희 회장이 로만 아브라모비치 회장으로부터 첼시 유니폼을 선물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스폰서십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푸른색을 상징으로 하는 두 주체 간 궁합은 찰떡이었다. 삼성이 2005년부터 메인스폰서로 있는 11시즌 동안 첼시는 리그 우승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달성, 톱클럽 반열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자 이 회장과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가 2006년 함께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1942년 1월 9일 호암(湖巖)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7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난 이건희 회장은 25일 서울삼성병원에서 숨졌다. 향년 78세. 선친인 창업주가 세상을 뜬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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