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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SK와이번스 지휘봉, 두산베어스 '감독 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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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SK와이번스 지휘봉, 두산베어스 '감독 사관학교'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1.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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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용덕->이강철->김원형.

두산 베어스 코치가 또 다른 팀 감독으로 ‘영전’한다. SK 와이번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김원형(48) 두산 투수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SK는 6일 “김원형 코치를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면서 “SK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팀 이해도 가 높아 분위기 쇄신과 재건에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강병철, 조범현, 김성근, 이만수, 김용희, 트레이 힐만, 염경엽 다음이다. 몸값은 2년 총액 7억 원(계약금 2억, 연봉 2억5000만).

두산 코치가 사령탑이 되는 건 프로야구에서 흔한 그림이다. 김원형 신임감독에 앞서 2017년 말 한용덕 수석코치가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2018년 말 이강철 수석코치가 KT 위즈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지난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러 3회 우승, 2회 준우승한 강팀의 면모라 할 수 있다.

김원형 두산 코치가 SK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은 막대한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손시헌, 이종욱,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등 자유계약(FA)으로 풀린 대어를 놓치는 역사가 계속됐음에도 탄탄한 수비와 육성 시스템으로 아성을 지켰다. 감독이 나면 두산 출신 지도자가 후보군에 오르는 까닭이다.

SK 측은 “두산이 포스트시즌 중이라 마무리되는 시점에 감독 선임 발표를 할 계획이었으나 두산이 진정성 있게 배려해줘 발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고 고마워 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엘지) 트윈스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있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9년 페넌트레이스 88승 등 상위권에 포진했던 SK는 2020년 원투펀치 김광현(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앙헬 산체스(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해외 진출로 인한 전력 유출에 염경엽 전 감독의 건강 문제까지 겹쳐 뒤에서 2등으로 처졌다. 이에 구단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민경삼 전 단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새판을 짜고 있다.

김원형 감독 역시 민경삼 대표만큼이나 SK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2000년 창단멤버로 11시즌을 보냈다. SK가 ‘왕조’ 시대를 열어젖힌 2007년부터 두 시즌 연속 주장을 맡아 통합 2연패를 견인했다.

올드팬들에겐 쌍방울 레이더스의 ‘어린 왕자’로 유명한 김원형 감독이다.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연고(전주)팀에 입단, 에이스로 활약했다.

SK 코치 시절의 김원형 감독.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신인이었던 그 해 8월 14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전에서 선동열과 겨뤄 생애 첫 완봉승, 그것도 1-0 승부를 잡은 건 유명한 일화다. 1993년 4월 30일 OB 베어스(두산 전신)를 상대로 작성한 노히트노런은 27년이 흐른 지금도 최연소 기록(20세 9개월 25일)으로 남아 있다.

현역 시절 커브가 일품이었고, 지도자 생활 내내 투수들과 호흡한 전문가인 그에게 주어진 첫 과제는 망가진 마운드 정비다. SK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방어율) 5.57로 10구단 중 투수력이 최악이었다.

김원형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2012~2013 루키군 투수코치, 2014~2015 1군 불펜코치, 2015~2016 1군 투수코치(이상 SK), 2017~2018 투수‧수석코치, 2018 수석코치(이상 롯데), 2019~2020 1군 투수코치(이상 두산)다.

김원형 감독은 “4년 전 SK를 떠난 이후 타 팀에 있을 때도 내가 잘해야 SK에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코치 생활을 열심히 했다”며 “SK는 고향팀이다.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무척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원형 코치가 사령탑으로 친정에 돌아온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이어 “팀이 극심한 부진에 빠져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되었는데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아 그라운드 안팎에서 SK다운 모습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와 SK를 재건시켜 인천 야구팬들에게 이기는 야구, 재미있는 야구를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원형 감독은 7일 두산에 마지막 인사를 건넨 뒤 오는 9일부터 SK 마무리 훈련을 지휘한다.

그는 “현재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내정을 축하해주시고 조기 감독 발표를 배려해 주신 두산의 전풍 대표이사님, 김태룡 단장님, 김태형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이제 떠나지만 두산의 7번째 우승과 한국시리즈 2연패를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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