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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김세영, 마이클 조던-타이거 우즈처럼! [LPGA투어 펠리컨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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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김세영, 마이클 조던-타이거 우즈처럼! [LPGA투어 펠리컨챔피언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23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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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해의 선수 레이스와 평균타수, 상금랭킹까지 모두 1위. 김세영(27·미래에셋)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떠올리며.

김세영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에서 끝난 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2승째.

지난달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메이저퀸’ 김세영은 한 달 정도 휴식 후 나선 LPGA 투어에서도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김세영이 23일 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뒤 처음 출전한 대회를 곧바로 제패한 것은 2016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이후 이번 김세영이 약 4년만. 한 달 휴식도 김세영의 경기감각엔 어떤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위기도 있었다. 3라운드까지 2위 앨리 맥도널드에 5타 차 앞서 있던 김세영은 전반 홀을 마친 상황에서 3타 차까지 쫓겼다.

이전 라운드까지와는 달리 샷 감각이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14번 홀(파5) 버디를 잡아냈고 15번 홀(파3)에선 티샷이 짧게 떨어졌으나 정교한 벙커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하는 등 무너지지 않으며 결국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평균 타수 부문에선 1위를 지킨 김세영은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30점을 추가하며 106점, 90점으로 1위를 달리던 박인비를 넘어섰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2억5060만 원)를 추가한 그는 시즌 누적 113만3219달러(12억6217만 원)로 1위였던 박인비(106만6520달러)를 제치고 상금랭킹까지 총 세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김세영은 이날 빨간바지 대신 치마를 입고 나와 선두를 지켜내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빨간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은 이날도 자신의 상징인 빨간색 하의를 입고 나섰다. 대회 마지막 날마다 빨간바지를 입고 나와 역전극을 이뤄내며 이 같은 별명을 얻은 김세영은 대회를 마친 뒤 “14세 때 한국 아마추어 대회부터 빨간 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운을 떼며 “타이거 우즈를 따라한 것이다. 우즈는 마지막 날 빨간 티셔츠를 입는데 나는 바지를 입는다는 게 다르다”고 말했다.

우즈는 설명이 필요 없는 골프황제. 통산 82승을 거두고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젠 자신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빨간바지는 어릴 적부터 우즈 못지않은 골프스타가 되겠다는 다부진 의지를 나타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우승으로 김세영은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시즌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김세영은 2015년 3승을 시작으로 2016년(2승), 2019년(3승)에 이어 개인 통산 네 번째 다승 시즌을 만들었다.

더불어 통산 12승을 거두며 신지애(11승)를 넘어섰다. 이제 한국 선수들 가운데 김세영 위엔 박세리(은퇴, 25승), 박인비(20승)만이 존재한다.

통산 12승을 획득, 신지애를 제치고 한국 여자 최다승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이미 슈퍼스타 대열에 오른 김세영이지만 여전히 목표는 높다. 전날 3라운드를 마치고 “넷플릭스로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를 보고 있다”고 말한 김세영. 이는 마이클 조던이 은퇴를 번복하며 사상 최초 3연속 우승을 2차례나 달성해낸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1인자로서 고독했던 조던의 삶과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가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았는지 조명된 작품이다.

김세영은 “조던은 스포츠의 전설이다. 무척 인상 깊게 보고 있다”며 “1,2편만 보고도 많은 걸 배웠다. 계속 밀고 나가라는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다음달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을 포함해 3개 대회가 남았다. 김세영은 “올해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위시리스트(wish list)’ 중 하나”라며 “올해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는데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세계 랭킹 1위로 목표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목표달성을 위해선 US여자오픈 우승이 가장 중요하다. ‘메이저퀸’이라는 별칭도 있기에 기대도 남다르다. “우승하고 나면 자신감이 더 생기기 마련”이라는 김세영은 “US오픈 코스가 어렵지만 최근 2개 대회 우승의 기운을 이어간다면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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