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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루친스키-두산 이영하 후폭풍, 구창모-플렉센에 쏠리는 시선 [2020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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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루친스키-두산 이영하 후폭풍, 구창모-플렉센에 쏠리는 시선 [2020 한국시리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2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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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송명기(20·NC 다이노스)와 김민규(21·두산 베어스)의 투수전은 놀라웠다. 가을야구 경험도 없는 이들이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누구보다 노련하게 투구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NC는 임정호가 흔들리자 김진성을 올렸고 7회 1사 이후 드류 루친스키(32)를 등판시켰다. 두산은 김민규가 힘이 빠지자 이영하(23)에게 공을 넘겼다.

루친스키는 2⅔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세이브를 수확, 시리즈를 2승 2패로 돌려놨다. 이영하는 또다시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NC 또한 출혈은 적지 않았다.

NC 다이노스는 한국시리즈 4차전 드류 루친스키를 불펜으로 활용하며 시리즈 승패를 원점으로 돌렸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송명기와 김민규의 호투는 눈부셨다. 양 팀 팬들에겐 시즌 중 활약으로 잘 알려진 이들이지만 적지 않은 야구 팬들에겐 낯설 법 한 영건들이었다.

송명기는 82구를 던지며 5이닝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KBO 역사상 첫 2000년 이후 출생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 영예도 안았다. 김민규도 5⅓이닝 71구로 1실점 호투했다.

NC 벤치가 먼저 움직였다. 송명기가 80구를 넘기자 교체를 단행했다. 송명기는 더 던지고 싶다고 어필했지만 이동욱 감독은 단호했다. 시즌 중 80구가 넘어갈 때 흔들리는 일이 많았던 점을 고려했다.

타선이 6회 2점을 내자 곧바로 필승조를 투입했다. 임정호가 이전과 달리 흔들렸고 김진성을 올려 1⅓이닝을 막았고 이후 굳히기에 들어갔다. 5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루친스키를 불러올린 것. 1승 2패로 몰린 상황에서 어떻게든 승리를 추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루친스키는 완벽했다. 아웃카운트 8개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삼진도 4개나 빼앗았다. 4년 전 4연패로 고개를 숙였던 NC에 자신감을 완벽히 심어주는 호투였다.

두산 이영하(오른쪽)은 2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아쉬운 결과를 내며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더했다. [사진=스포츠Q DB]

 

김민규는 송명기와 반대였다. 5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펼쳤지만 힘이 빠졌다. 투구수는 단 64구. 김민규가 힘이 빠졌다고 말했지만 여기서 투수를 교체하기엔 너무도 아까웠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이전 같지 않았고 1사 1루에서 강판됐다.

0-0 팽팽한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를 불러올렸다. 올 시즌 선발에서 헤맨 뒤 자진해 마무리로 보직을 옮긴 뒤 제 역할을 해냈던 그다.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 4경기에서도 실점 없이 2세이브를 따냈기에 한국시리즈에서도 기대가 컸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2차전 팀이 5-1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을 포함해 4안타 1볼넷을 내주며 무너져 내렸다. 김민규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팀 승리를 지켜냈지만 자칫 다 잡은 경기를 놓칠 뻔했다.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린 이영하였기에 쓰임이 애매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함께 끌고 가야할 선수. 다만 부담이 적은 상황에 기회를 줄 필요가 있어보였다. 그러나 이영하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1사 1루에서 등판했고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양의지, 강진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결국 결승점을 내준 뒤 물러났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제일 좋은 카드는 아니었다. 그 상황에 김민규가 5회부터 힘이 빠져서 힘들다고 했었다”며 “그때 바로 김강률을 붙이기에는 이닝도 길고 해서 영하를 짧게 쓰려고 했었는데 결과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5차전 선발로 예정된 구창모가 NC를 구해낼 수 있을까. 막강한 상대인 크리스 플렉센과 맞대결을 벌인다. [사진=스포츠Q DB]

 

박치국, 이승진 등이 잘 버텨주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불펜이 불안한 두산이다. 4차전 잘 던진 김강률은 허벅지 근육 경련으로 인해 강판됐다. 김태형 감독은 타선이 더 걱정이라며 “이영하는 안 쓰면 그만”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이영하의 등판 기회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두산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승리를 따낸 NC도 고민의 크기는 같다. 5차전에 등판 예정이었던 루친스키를 앞당겨 썼기 때문이다. 2차전에 호투한 구창모가 대신 나흘 휴식 후 등판하기로 해 급한 불은 껐지만 6차전이 고민이다. 이동욱 감독은 루친스키를 선발로 못 박았는데, 4차전에서 39구를 던져 이틀 휴식 후 6차전에도 선발 등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두산은 크리스 플렉센을 선발로 내세운다. 포스트시즌 4경기 22⅓이닝 동안 단 3실점, 1승 1세이브를 기록한 가장 뜨거운 투수다. 이날 NC가 패한다면 무리하게 루친스키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초 불펜 투구가 예정돼 있었다고는 하지만 39구, 그것도 긴장감이 가득한 상황에서 던진 것이라 체력적 부담이 평소보다 더 컸을 법하다.

이날 구창모가 호투를 펼쳐 여유를 찾는 게 중요한 NC다. 두산도 마찬가지. 플렉센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가 불펜 활용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5차전 양 팀 에이스들의 투수전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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