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1-21 21:13 (목)
NC다이노스 우승 의미와 비결, 그리고 김택진
상태바
NC다이노스 우승 의미와 비결, 그리고 김택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1.24 2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쳑=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손힘찬 기자] 2011년 3월 창단, 2020년 11월 통합우승.

NC 다이노스가 닻을 올린 지 10년이 채 되기 전에 정상에 우뚝 섰다.

이동욱 감독이 지휘하는 NC는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2로 승리, 4승 2패로 창단 첫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페넌트레이스를 83승 55패 6무(승률 0.601), 1위로 마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NC는 6년 연속 코리안시리즈에 올라 V7에 도전한 디펜딩챔피언 두산을 꺾었다. 4년 전 처음으로 오른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를 안긴 팀을 상대로 설욕해 기쁨이 갑절이다.

리니지 아이템 집행검을 들고 우승 기쁨을 만끽하는 NC 선수단.

 

NC 우승의 의미와 비결을 짚어본다.

◆ 1군 진입 8년 만에 NC가 해냈다

KBO리그는 10구단이 싸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각 팀이 10년에 한 번씩은 우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팬이 돌아가며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순위표가 고착화되면 재미가 반감된다.

한국프로야구에선 2000년대 들어 두산,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가 한 해도 빼놓지 않고 돌아가며 한국시리즈 한 자리를 차지했다. 왕조라 불렸던 팀들이다. 지금은 해체된 현대 유니콘스도 마찬가지. KIA(기아) 타이거즈가 두 차례(2009, 2017) 독주 흐름을 끊었다.

NC의 정상정복은 1980년대부터 프로야구 회원이었던 형님 구단을 멋쩍게 하는 결과다. 다이노스는 2011년 3월 창단했다. 1군 진입은 2013시즌부터다. 즉, 데뷔 8년 만에 가을 최고봉에 올랐다. 마지막 우승이 1990년대인 롯데 자이언츠(1984‧1992), LG(엘지) 트윈스(1990‧1994), 한화 이글스(1999) 등 인기팀들이 무척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이 있어 신흥 강호로 발돋움한 키움 히어로즈는 2008년 창단했는데 준우승만 두 차례(2014‧2019) 차지했다. 2013년 창단, 2015시즌부터 1군에 합류한 KT 위즈는 아직 한국시리즈를 밟아보지 못했다. NC는 KIA, 삼성, 두산, SK, 현대, LG, 롯데, 한화에 이어 9번째로 트로피를 품어본 구단이 됐다.

NC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나성범의 공백만 잘 메운다면 당분간 상위권에 머무를 수 있는 전력을 보유했다. 외국인‧신인을 뽑는 안목이 탁월하고, 구창모 송명기가 만개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무엇보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안방을 양의지가 지킨다. 정구범, 안인산 등 젊고 우수한 자원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우승 확정 순간 양의지(왼쪽)와 원종현이 포효하고 있다. 

 

◆ 데이터 기반 장기 플랜, 투자는 과감히

치밀한 분석과 적절한 투자가 NC의 V1을 만들었다.

NC의 인력은 각자 파트에서 최고의 역량을 뽐낸다. 야구적으로는 데이터팀이 그렇다. 임선남 팀장을 필두로 한 분석 프런트가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가 바로 오늘의 NC다. 당장의 경기를 잡을 확률을 높이고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일념으로 구단의 플랜을 설계한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5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고, 6차전 8회초를 1이닝 퍼펙트로 틀어막은 2000년생 송명기가 대표 사례다. 전반기 19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방어율) 5.60으로 부진했던 그는 팔 각도를 조정한 후 후반기 17경기 8승 3패 ERA 3.21로 환골탈태했고 가을을 지배하기 이르렀다.

NC 선수들은 본인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데 보다 능해질 수밖에 없다. 구단이 지난 2월 모두에게 최신형 태블릿PC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영상을 찾아보고 세밀하게 파고든 다음 코치와 소통하면 된다.

데이터분석은 선수 영입으로도 이어졌다. 2015시즌 후 4년 96억 원을 들여 영입한 3루수 박석민, 2018시즌 후 4년 125억 원을 쏟은 포수 양의지는 ‘돈을 이렇게 써야 한다’의 본보기다. 이전 팀 삼성, 두산에서 강팀을 경험했던 둘은 실력으로 보탬이 됐을 뿐 아니라 젊은 선수가 다수인 NC에 큰 경기 경험까지 전수했다.

올해를 앞두고는 자유계약(FA)으로 다시 풀린 박석민을 2+1년 34억 원에 잔류시켰다. 창단 멤버인 나성범과 박민우가 최전성기일 때가 ‘윈나우’ 적기라 판단했다. 결국 NC는 팀 홈런(187개)‧팀 장타율 1위(0.462)의 ‘살인 타선’을 앞세워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시리즈 내내 고척돔을 찾아 NC를 응원한 김택진 구단주.

 

◆ 최동원을 좋아하던 김택진, 우승구단주 되기까지

NC가 ‘꽃길’을 걸을 수 있었던 비결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애정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시리즈 전 경기에 본사 직원 100명 이상을 대동하고 고척돔을 찾은 데서 그의 야구사랑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다. 다이노스 남색 점퍼와 모자를 착용하고 응원도구인 민트색 수건을 흔드는 소탈한 모습이 시리즈 내내 자주 잡혔다.

정규리그 막판, 우승 순간을 만끽하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창원NC파크를 연이어 찾은 일화는 유명하다. 김택진 대표는 2013년 4월 NC가 마산구장에서 창단 첫 1군 안방경기를 치를 때부터 여태껏 선수단과 호흡했다. 매 시즌 종종 홈구장을 방문했던 그는 지난달 24일 헹가래를 받더니 정확히 한 달 뒤 더 짜릿한 감동을 느꼈다.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래치는 NC 선수들.

 

CF에도 직접 출연해 유저들에게 ‘택진이 형’이라 불리는 그는 야구팬에겐 부러운 존재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어렸을 적 일본 스포츠만화 '거인의 별'과 레전드 투수 고(故) 최동원을 좋아했던 야구광은 “게임업체가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느냐”는 부정적 시선에 “내 재산만 갖고도 프로야구단을 100년 운영할 수 있다“고 맞섰고, 이젠 우승팀 구단주가 되어버렸다.

지난 8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김택진 대표이사의 재산은 무려 26억 달러(2조8860억 원)다. 증권가는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이 2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택진 구단주의 올해 연봉은 엔씨소프트의 보수한도인 200억 원으로 전망된다. 다이노스가 든든한 까닭이다.

엔씨소프트는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게임인구가 늘어나면서 기업가치가 치솟았다. 이젠 시가총액이 18조를 상회하는 대기업이다. NC 선수단은 우승 세리머니로 마운드에 모여 대표 게임 ‘리니지’의 간판 아이템 ‘집행검’을 치켜들었다. 택진이 형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