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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 우승 기쁨-배당금 절반만? '코로나 또 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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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 우승 기쁨-배당금 절반만? '코로나 또 너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2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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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창단 9년 만에 첫 우승. 김택진 구단주까지 함께 했음에도 감격적인 순간 기쁨은 배가 되지 못했다. NC(엔씨) 다이노스의 행복했지만 아쉬움도 짙게 남았던 첫 우승 세리머니 이야기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는 24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4-2 승리, 4승 2패로 통합우승을 이뤘다.

그러나 NC가 누릴 수 있는 기쁨은 기존의 딱 절반 수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었다.

24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가 개별 시상대에서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2011년 창단한 NC는 2군을 거쳐 2013년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3할 승률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7위로 시작한 NC는 2번째 시즌 만에 곧바로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형님들을 위협하는 무서운 막내로 성장했다. 이후 여러 부침이 있었던 지난해를 제외하곤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물론 정상 도전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한국시리즈는 너무도 높은 벽이었다. 2016년엔 처음 한국시리즈에 나섰는데 두산에 4연패 하며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엔 달랐다. 초반부터 1위를 질주했고 여유 있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다시 까다로운 상대 두산을 만났다. 그러나 NC는 4년 전과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1승 2패 열세에서도 3연승을 따내며 우승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에도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었다. 우선 창원NC파크였어야 할 무대가 중립구장인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뀌어 있었던 탓이 컸다. 올 시즌 개막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5월 초로 연기됐고 가을야구도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늦춰져 돔구장이 아니고선 진행이 어려웠다.

짜릿한 감격의 순간을 합작한 포수 양의지(왼쪽)와 원종현. 그러나 10%만 찬 관중석에선 여느 때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오지 않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서 펼쳐진 우승 세리머니. 심지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50%까지 들어찼던 고척스카이돔 은 재예매를 실시하면서까지 3차전부터 30%, 6차전엔 다시 10%의 관중만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로 인해 NC가 극적인 점수를 낼 때도,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때에도 여느 때처럼 떠들썩한 환호성은 나오지 않았다. 

NC는 많은 준비를 했다. 소설 삼총사의 유명 문구 ‘All for One, One for All(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을 활용해 정규시즌 캐치프레이즈 ‘Stronger Together(함께, 더 강하게)’의 의미를 한국시리즈 상황에 맞춰 계승하는 한편, 한국시리즈 엠블럼 또한 삼총사의 상징인 3개의 검을 야구방망이로 표현해 디자인에 반영했다.

우승 직후 그라운드에 등장한 ‘대형검’도 삼총사를 모티브로 한 것이었다. NC소프트 인기게임 리니지의 ‘집행검’을 연상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NC소프트에서 ‘강함’과 ‘승리’를 상징하는 모형검을 직접 제작해 선수단에 전달했다. 다만 이 의미 깊은 세리머니를 함께 할 홈 팬들이 적음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함께 부둥켜안으며 마음껏 기쁨을 누리지도 못했다. 시상식도 개별적으로 마련된 시상대 위에서 즐겨야 했다. 마스크를 껴 마음껏 소리치고 포효하기 어려웠다. 세리머니도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창단 첫 우승을 한 감격적인 순간에도 NC의 우승 세리머니는 어느 때보다 조용히 진행됐다.

 

배당금 또한 반토막이 났다. KBO는 24일 포스트시즌 총 예상 수입을 공개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적이다보니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38억 원 가량인데 대회 운영비 16억8000만 원을 제외하면 21억 원이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에 돌아간다. 

NC는 이 중 20%인 4억2000만 원을 정규시즌 우승 상금으로, 나머지 금액의 50%인 8억5000만 원을 한국시리즈 우승 상금으로 받는다. 예상 수령액은 총 12억7000만 원. 지난해엔 입장 수입만 88억 원에 달했고 우승팀 두산은 27억 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수령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해도 NC로선 퍽 씁쓸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우승 후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축승회도 저녁 식사로 대체됐다. 원래대로라면 선수단과 구단 직원, 관계자와 가족들까지 모두 초청해 성대하게 축하행사를 여는데,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간단한 식사로 대신했다. 규모가 줄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프런트 직원까지도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건 씁쓸함을 자아냈다.

누구보다 시끌벅적하게 기쁨을 누려야 할 NC였기에 우승 감격 만큼이나 아쉬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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