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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결산 ①] 김연경 양의지 손준호, 더할 나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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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결산 ①] 김연경 양의지 손준호, 더할 나위 없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2.1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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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수선한 2020년이었다. 올림픽이 연기되고 각 프로종목 정규시즌이 파행 운영되는 등 사상 초유의 사건이 가득했던 경자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스포츠는 계속됐다.

김연경(32‧인천 흥국생명), 양의지(33‧NC 다이노스), 손준호(28‧전북 현대)이 반짝반짝 빛났다.

◆ '연경신' 귀환, 여자배구 전성기

김연경은 ‘배구 여제’답게 이슈를 몰고 다녔다. 5월, 터키 엑자시바시와의 계약이 끝나 자유계약(FA) 신분이 되고, 한국프로배구(V리그) 복귀설이 흘러나오자 포털 스포츠 섹션 메인은 연일 그의 사진으로 도배가 됐다.

김연경이 복귀 기자회견에서의 활짝 웃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V리그를 지배하고 2009년 일본으로 떠난 뒤 터키, 중국에서 최정상급 기량을 뽐낸 김연경이다. 비시즌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매력을 뽐내면서 셀러브리티로 자리매김한 그가 국내 코트를 밟는다는 사실에 배구팬들은 흥분했다.

흥국생명에 입단한 외국인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가 “김연경이 우리 팀에 온다고? 농담 아닌가?”라고 놀라워했고, 김종민(한국도로공사), 차상현(GS칼텍스) 등 다른 감독들은 “뻔한 경기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김연경은 연봉 3억50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해외리그에서 뛰던 시절 받은 추정치보다 10억 원 이상 적은 금액.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 여태껏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는 각오로 돌아왔다.

이후 8~9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 V리그 정규시즌에 이르기까지 흥국생명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여자배구 시청률은 프로야구의 그것을 능가하는 수준이 됐다. 광고가 붙는 KBS 2TV가 이례적으로 생중계에 나선 데서 김연경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 ‘최고 포수’ 양의지, 집행검 들었다

양의지가 왜 4년 총액 125억 원을 받는지 입증했다. 공수가 완벽한 초특급 안방마님을 앞세운 NC는 사상 처음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프로야구 9번째로 1군에 진입한 신생의 반란이었다.

양의지가 집행검을 치켜 들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정규리그서 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으로 활약한 그는 친정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매 경기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0.313(22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2승 2패로 팽팽했던 5차전에서 터뜨린 쐐기 2점 홈런이 하이라이트였다.

양의지는 39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두 팀에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선수로 이름을 아로새겼다. 모기업 엔씨소프트를 상징하는 게임 ‘리니지’의 대표 아이템 ‘집행검’을 뽑아 들고 포효한 장면은 해외에서도 신박한 세리머니라며 화제가 됐다.

양의지는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싹쓸이하고 있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골든글러브에선 99.4%(340/342)를 얻어 사상 최고 득표율 기록까지 세웠다. 그는 “앞으로도 좋은 선수, 후배들의 존경 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손준호, 수비형 미드필더가 MVP

손준호가 없었다면 전북의 4연패 및 더블은 없었다. 그는 4-1-4-1 포메이션의 핵이었다. 공격포인트 같은 드러나는 숫자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이견 없이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손준호고 2020 하나원큐 K리그1 MVP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부 지표를 보면 손준호의 위력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지상볼 경합 성공(75회), 패스 차단(171회) 1위였다. 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았음을 알 수 있다. 시즌 베스트11 미드필더 한 자리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K리그1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손준호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원정에 소집돼 카타르전에서 빨랫줄 패스를 찔러 황의조의 골을 도왔다. “MVP 타이틀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진 그의 새해가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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