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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샌디에이고는 왜? 2루에 답이 있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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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샌디에이고는 왜? 2루에 답이 있다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29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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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7년 전 강정호를 떠올리게 한다. 김하성(25·키움 히어로즈)은 내부 경쟁이 치열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택했다. 선택권이 없었던 강정호와 달리 직접 선택한 것이라는 점이 더 눈길을 끈다.

김하성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의 행선지는 샌디에이고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메디컬 테스트를 앞두고 있고 세부적인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샌디에이고는, 또 김하성은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김하성(오른쪽)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샌디에이고 : 유틸리티, 잠재력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과 같은 빅마켓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매니 마차도(28)와 대형 계약을 맺는 등 최근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올 시즌 2010년 이후 첫 5할 승률, 2006년 이후 첫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성과도 냈다. 승률(0.617)은 전체 3위였다. 더 기대하는 건 미래다.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빅마켓은 아니다. 대형 FA보다는 가성비가 좋은 카드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한 이치다. 4년 이상, 2500만 달러(273억 원) 이상 계약이 예상된다. 김하성의 예상 몸값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강정호 혹은 그 이상 성적을 내준다면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다. 확실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로또’가 될 수 있는 김하성에 샌디에이고는 과감히 베팅했다.

그렇다고 100% 고개를 끄덕이는 영입이라고 보긴 어렵다. 포지션 중복 문제 때문이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주로 유격수를 맡았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만큼 성적 또한 압도적이었다. 올 시즌 3루수로도 55경기 출전했다. 문제는 샌디에이고엔 이 두 자리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유격수는 페르난도 타티스(21)가 버티고 있다. 지난해 데뷔해 84경기 22홈런 타율 0.317 장타율 0.590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 60경기 중 59경기에 출전해 17홈런 장타율 0.582로 괴력을 뽐낸 신성이다. 향후 10년 이상 파드리스 유격수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재목이다.

3루에도 터줏대감이 있다. 마차도. 류현진 동료이기도 했던 그는 2012년 데뷔해 리그 정상급 3루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2019년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 달러(3275억 원) 대형 계약을 맺은 뒤 32홈런을 날렸고 올 시즌 60경기 모두 3루수로 나서 타율 0.304 16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50으로 샌디에이고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2루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그러나 MLB닷컴 AJ 카사벨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관계자는 “왜 특정한 역할이 필요한가.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는 것은 가치가 있는 일”이라며 “다저스가 그걸 증명했다. 파드리스는 그 모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LA 다저스도 마찬가지로 포지션 중복 문제를 겪었지만 선수들의 부상, 컨디션 저하, 상황에 맞는 기용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내며 결국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또한 포지션이 겹치는 이들의 역할을 확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기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2루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데려온 주릭슨 프로파(27)와 제이크 크로넨워스(26)라는 유망주가 있지만 강정호가 넘기 힘든 벽은 아니라는 평가다. 게다가 크로넨워스는 2루수(38경기)로 가장 많이 출전했지만 유격수(11경기), 1루수(10경기)로도 나섰다. 프로파도 올해 2루수(17경기)보다는 외야수(39경기)로 더 많이 출전했다. 김하성을 2루수로 활용할 경우, 크로넨워스는 내야 유틸리티 백업, 프로파는 내야수와 외야수 전천후 백업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지에선 크로넨워스를 외야수로 돌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계약 규모를 고려하면 이들보다 김하성이 우선적으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김하성 : 적응 자신감, 강정호 선례

토론토 블루제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김하성 영입전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김하성의 선택은 포지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샌디에이고였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결정적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김하성 스스로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전제에 깔린 선택이다. 현실적으로 유격수나 3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워낙 활약이 뛰어난 선수들이고 몸값이나 위상을 봐도 그렇다. 김하성 또한 2루수 적응에 자신이 있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잠재력을 갖춘 김하성이 2루수로 얼마나 잘 적응하냐가 빅리그 성공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김하성은 KBO리그 7시즌 동안 대부분 유격수와 3루수로 출전했다. 2루수 출전 경험은 데뷔 시즌 6경기가 전부다. 그럼에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충분한 적응기를 가지면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가 오버랩된다. 7년 전 강정호의 피츠버그행이 결정됐을 때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의 생존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유격수엔 조디 머서, 3루엔 조쉬 해리슨이 있었기 때문이다. 1루엔 페드로 알바레스, 2루엔 닐 워커라는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다. 

시즌 초반 부침도 있었으나 탄탄한 수비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장타력을 보이며 단숨에 대표 스타로 거듭났던 강정호다. 음주운전 사고 이후에도 피츠버그는 강정호 복귀에 사활을 걸었다. 그만큼 잘했고, 장래성도 뛰어났던 선수였다.

초반 상황만 보자면 김하성이 더 좋지 않다. 샌디에이고 경쟁자들은 당시 피츠버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강정호와 달리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유격수나 3루수 출전 가능성도 높지 않다. 

그러나 기대와 같은 역할만 해낸다면 무난한 주전 입성이 가능할 수 있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장타력을 제외하곤 강정호보다 낫다는 평가를 했다.

타격보다는 2루 수비에 대한 적응 여부가 성공을 가를 중요한 변수라고 볼 수 있다. 계약을 마치고 내년 봄 참가할 스프링캠프는 김하성의 빅리그 성공 가늠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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