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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춤을 타고' 현대무용가 김광민 홍경화 부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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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춤을 타고' 현대무용가 김광민 홍경화 부부[인터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5.15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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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5 초청작 '인터랙션' 통해 인간관계 속 소통 표현

[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세계적인 명성의 현대무용 페스티벌인 제34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2015가 오는 5월19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및 소극장, 마로니에 야외무대에서 춤 잔치를 벌인다.

이번 축제 주제는 ‘춤, 삶을 수놓다’. 인간관계가 기계화되고 차가워지는데 착안, 삶의 다양한 이슈나 문제 등을 소재로 이를 희망적으로 풀어간 국내외 초청작을 선정했다. 총 23개 예술단체, 22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 모다페 2015에 초청받은 현대무용 안무가 겸 무용수 김광민(왼쪽) 홍경화 부부가 14일 오후 스포츠Q와 인터뷰에서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 인간관계 속 다양한 모습과 소통 다룬 '인터랙션' 잇따라 해외 초청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춤꾼 김광민(34) 홍경화(33) 부부는 모다페 국내 안무가 초청 공연에서 2014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솔로&듀엣 그랑프리 수상작인 ‘인터랙션(Interaction)’(23일 오후 5시 아르코소극장)으로 인간관계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모습과 소통을 연기한다.

“소통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희 둘의 실재 이야기이기도 해요. 평소 다투기도 했다가 하나가 됐다가 하는 갈등과 소통의 대립을 형상화했어요. 한 곳을 바라본다든지, 등을 맞댄다든지, 걸어간다든지 하는 움직임으로 이미지화 했죠. 이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사람과의 관계를 투영시키려고 했습니다.”

김광민 홍경화 부부가 2012년 영국 에든버러 출제와 런던의 더 플레이스 센터 연수차 갔을 때 언어로 인한 소통 부재의 어려움을 겪던 중 소통의 한 방법인 수화, 눈빛과 보디랭귀지에 착안해 즉흥적으로 움직이다가 만든 ‘퍼슨’을 발전시킨 작품이 ‘인터랙션’이다.

15분 분량의 이 공연은 김광민이 안무를 맡고 부부가 무용수로 출연한다. 이 작품은 오는 8월 광진 국제 여름축제, 9월 상하이 댄스 페스티벌, 10월 리투아니아 국제 댄스페스티벌 아우라25에 잇따라 초청받아 관객과 만난다.

▲ 소통을 화두로 삼은 김광민 홍경화 부부의 공연 '인터랙션' [사진=모다페 제공]

◆ '소통과 관계'에 주목...타 장르와 융합 통해 새로운 몸짓 형상화

15년을 동료로 지내온 부부는 남매처럼 닮아 있었다. 고민의 지점이나 작업 방식도 동일하다. ‘소통과 관계’. 수많은 예술가와 타 예술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화두를 던지고, 새로운 몸짓을 창조한다.

김광민은 발레리노인 형의 권유로 재수 시절인 스무 살에 현대무용에 입문했다. 턴과 도약의 남성적인 면에 매료됐다가 국민대 무용과에 입학한 뒤 공연과 해외 무용 클래스를 접하며 컨템포러리 무용에 더욱 빠져 들었다.

2010년 시드 댄스 프로젝트 그룹을 창단한 이후 참신한 움직임과 실험적인 작품을 잇따라 만들어냈다. 2011년 성남무용제 초청작인 ‘외치다’와 성남아트센터 기획공연 ‘외치다2’는 영화 ‘바벨’에서 영감을 얻은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며, 2012년 모다페 스파크 플레이스 안무자로 선정돼 올린 ‘컨퓨전’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제6회 서울댄스컬렉션 안무상을 받은 ‘퍼슨’ 등은 김광민의 개성과 재능이 녹아든 수작이다.

“내가 좋아하는 움직임으로, 나만의 춤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현대무용을 줄곧 해왔던 것 같아요. 전 창의력이 뛰어난 무용가는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 것만은 분명해요. 땀은 배신하지 않잖아요. 대중에게 보여주는 거니까 나를 위해서, 후배들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하는 거죠.”

홍경화는 경희대 무용과 졸업 이후 2004년 홍경화 댄스 프로젝트 칼론을 창단, 타 장르와 연계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다뤄왔다. 특히 집과 공간은 그가 천착한 주요 소재다.

 

2006년 CJ영페스티벌 우수 안무상을 수상한 ‘더 키스’는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했다. 모다페 스파크 플레이스 초청작 ‘하얀방’과 24평대 아파트를 은유한 ‘79㎡’, 시댄스 초청작인 ‘춤추는 도시’, ‘오래된 미래’ 등으로 주목받았으며 2011년 차세대 안무자 육성사업인 한팩 라이징스타 8인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영 프런티어에 선정된 바 있다.

“형식에서 자유로운 현대무용은 동시대의 춤이잖아요. 안무가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게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자 책임으로 늘 여겨져요. 어떤 테마를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건 대단한 매력이고요. 관객 입장에선 얼마든지 자기 감정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게 매력 아닐까요?”

◆ 대학시절 처음 만나 2013년 결혼, 결핍 보완 & 자극 주는 동지

김광민 홍경화 커플은 대학시절, 교외 댄스센터 클래스에서 처음 만났다. 각자 춤 스타일은 달랐으나 친한 선후배로 지내오다가 2011년 홍경화가 안무를 맡은 ‘오래된 미래’의 남성 무용수가 급작스레 도중하차, 해외에서 돌아와 국내 활동을 준비 중이던 김광민에게 대타로 출연해줄 것을 부탁하며 부쩍 가까워졌다.

홍경화는 평소 떠들고 재밌게만 봐왔던 김광민의 진지함과 섬세함, 철학적 사유를 집요하게 춤으로 이끌어내는 면에 끌리게 됐다. 김광민은 새벽까지 뒷풀이에 참석했다가도 아침에 작업하러 나서는 홍경화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반했다. 두 춤꾼은 2013년 11월에 결혼에 골인했다.

 

같은 직업을 가진 부부가 되니 장점이 수도 없이 많다. 각자 결핍된 부분을 보완해주는가 하면 늘 서로에게 자극과 영감을 준다. 작품을 만들 때 무용수로 출연료 없이 캐스팅할 수 있어서 경제적으로도 효용 가치(?)가 높다.

“경화씨는 작품의 콘셉트를 잡고 난 뒤 구성과 분위기 연출에 있어서 탁월해요. 그래서 제 작품의 연출의뢰를 종종 하죠.”

“광민씨는 움직임을 파고들어서 섬세하게 잘 짜요. 현대무용이 타 장르와 결합하는 걸 빈번하게 시도하는 추세인데 융복합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죠.”

◆ 거리공연 통해 관객과 바투 만나..."좋은 안무가로 인정받고 싶어"

부부는 요즘 거리공연에 흠뻑 빠져 있다. ‘퍼슨’을 비롯해 남녀 무용수 9명이 출연하는 공중화장실의 배설에 관한 이야기 ‘웰컴’(김광민 안무, 홍경화 연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작품들을 경기도 고양과 안산, 서울의 광화문과 선유도, 춘천, 제주도 등지의 길거리에서 공연하며 관객과 바투 만나는 데 공을 들이는 중이다.

“거리 공연이다보니 돌발 상황이 많이 생겨요. 그것도 재미나고 무엇보다 관객의 열린 시선과 표정에서 에너지를 한껏 얻어요. 집중해서 관람하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김광민 홍경화 부부는 “좋은 안무가로 인정받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꾸준히 작품을 올리고 초청을 받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끈기’와 ‘환경’이 주어진 거에 감사해 했다. 인터뷰 말미,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리고 새로운 거를 창조하는 창작자들의 행위에 비판에 앞서 박수를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무색케 하는 환한 웃음이 똑 닮은 부부의 얼굴 가득 일렁였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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