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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이대호 차우찬 유희관, 매서운 연초 한파 [2021 프로야구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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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이대호 차우찬 유희관, 매서운 연초 한파 [2021 프로야구 F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0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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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베테랑들의 겨울 한파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해 각 구단들은 더욱 지출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온 16명 중 6일 기준 절반이 넘는 9명이 계약을 체결했다. 남은 7명은 대부분 30대 중반 이상 베테랑이다.

해외진출을 선언한 양현종(33)을 제외하면 대체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와 FA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로 어떤 것을 양보하며 계약에 다다를지 관심이다. [사진=연합뉴스]

 

모범 FA로 평가받으며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한 최형우(38·KIA 타이거즈)만이 3년 총액 47억 원에 만족스럽게 도장을 찍었을 뿐이다. 김용의(36·LG 트윈스)는 1년 2억 원, 우규민(36·삼성 라이온즈)도 2년 최대 10억 원에 잔류했다.

남은 선수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코로나19 여파다. 지난해 KBO리그는 144경기를 모두 치렀지만 거의 무관중 경기로 진행돼 피해가 막심했다. 올 시즌 또한 어떻게 될지 상황을 장담하기 어려워 구단들은 지출에 더욱 신중해졌다.

가뜩이나 최근 몇 년간 노장 FA 선수들에겐 유독 차가웠던 시장이었다. 물론 최형우처럼 나이가 의심될 만큼 뛰어난 성적을 내준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진다. 다만 대부분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 구단 입장에선 미래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기 껄끄러운 것이다.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대호(39)다. 4년 150억 원, 연봉 25억 원을 수령했던 리그 최고 연봉자다. 지난 시즌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6. 타점은 전성기 때와 견줘도 부족할 게 없었으나 장타력 저하로 타격 생산력이 많이 줄었다.

이대호의 경우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여전히 주전급으로 활약할 수 있어 재계약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다. 다만 이대호와 구단 간 몸값에 대한 견해차이로 진통이 예상된다.

차우찬도 올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차가운 겨울바람에 직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엽은 2016시즌을 앞두고 40세를 넘긴 시점 2년 36억 원에 삼성에 잔류했다. 머지 않아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등번호 36에 의미를 둔 금액이었다. 박용택도 마흔이 된 2019년 2년 26억 원에 LG에 남았다. 이대호와 나이, 성적 등 여러모로 유사한 상황이기에 비교대상으로 삼기에 적합하다. 엄밀히 따지면 직전 시즌 성적은 이대호가 근소하게 떨어진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취임한 성민규 단장은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지키고 있고 자존심이 강한 이대호는 자신의 요구에 최대한 맞춰주기를 원하는 상황. 금액은 물론이고 계약 기간은 이대호의 뜻에 따르면서 금액에선 옵션을 크게 설정하는 식으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LG 차우찬(34)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이미 4년 95억 원 대형 계약을 맺었던 차우찬은 2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을 챙겼는데 올 시즌엔 부상 등이 겹치며 64이닝 동안 5승 5패 평균자책점(ERA) 5.34로 부진했다. 보상금이 크고 B등급으로 분류는 됐지만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재계약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LG는 계약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미 4년 간 기대이하 성적을 냈고 특히 올 시즌 어깨 부상까지 겹치며 위험요소는 더 커졌다. 차명석 단장은 어떻게든 협상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키움 히어로즈 불펜 투수 김상수(33)는 첫 FA 자격을 얻었다. 2019년엔 한 시즌 역대 최다(40)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지난 시즌 3승 3패 5세이브 11홀드 ERA 4.73으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대기록을 쓴 유희관(오른쪽)도 냉정한 FA 시장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지어 허민 이사회 의장이 KBO로부터 직무정지 2개월 징계를 받았고 새 감독도 아직 찾지 못해 제대로 협상 기회도 갖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35)과 이용찬(32), 내야수 김재호(36)도 아직 특별한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찬은 팔꿈치 수술로 올 시즌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으나 불펜과 선발이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다만 부상 재활로 인해 시즌 초반 공백이 불가피하다. FA 재수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 속 시장에 나왔는데 여러 불안 요소가 있어 큰 환대를 받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희관도 이용찬과 같은 A등급으로 분류됐는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KBO 역대 4번째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는데, 그보다는 완연한 하락세가 더 눈에 띈다. 그동안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탄탄한 수비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는 것도 타 팀으로선 영입의 불안요소다. 반등을 노릴 경우 옵션에 비중을 더 많이 두고 대박을 노려볼 가능성은 있다.

김재호는 올 시즌 이들 중 팀 내 활약도가 가장 뛰어났다. 오히려 2019년보다도 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내야에서 2명이나 FA로 이탈해 주전 유격수인 김재호까지 잃을 수는 없다는 입장. 나이가 있어 계약 기간에서 이견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이 3명과 순차적으로 협상테이블을 차려 재계약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즌을 마치고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한파가 더욱 춥게 느껴지는 연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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