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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위기, 산틸리 감독 퇴장 '스노우볼'?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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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위기, 산틸리 감독 퇴장 '스노우볼'?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1.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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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자배구 인천 대한항공이 올 시즌 들어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3경기 연속 5세트에서 졌다. 새 외국인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전력에 가담하기 앞서 지친 와중에 3일 간격으로 3연전을 치러내야 한다.

로베르토 산틸리(56·이탈리아) 대한항공 감독이 지난해 12월 31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 판정에 항의하다 세트 퇴장당한 여파가 어쩌면 눈덩이처럼 커져 위기를 자초할지 모르겠다.

대한항공은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천안 현대캐피탈과 프로배구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 석패했다. 12월 23일 안산 OK금융그룹전에서 3-2 극적인 역전승을 챙긴 뒤 3경기 내리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놓쳤다.

3연패를 당한 대한항공(13승 7패·승점 38)이 선두 탈환 기회를 놓쳤다. 의정부 KB손해보험(승점 38)에 승점 1 뒤진 2위다. 아직 외인이 없는 상황에서 4라운드 남은 일정이 빠듯해 승점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산틸리 감독 없이 경기한 대한항공이 패했다. 3연패에 빠졌다. [사진=KOVO 제공]

이날 산틸리 감독은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했다. 한국전력전 3세트 도중 레드카드를 받고, 세트 퇴장까지 당한 여파다. 13-15에서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의 오버네트가 선언되자, 산틸리 감독은 거칠게 항의했다.

오버네트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다. 산틸리 감독은 ‘네트터치’로 비디오판독을 신청하고서 논란의 상황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네트터치 명목으로 영상을 다시 보면서 오버네트 여부를 확인한 것. 영상을 다시 본 산틸리 감독은 "오버네트 판정은 오심"이라며 항의를 이어가다 결국 레드카드를 받았다. 

한국전력은 오버네트 판정과 산틸리 감독 레드카드를 묶어 2점을 보태 15-15 동점을 만들었다. 3세트 24-24가 됐을 때도 산틸리 감독은 남영수 주심이 판정을 주저하자, 강하게 어필하다 세트 퇴장 명령을 받았다. 경기를 중계한 김세진 KBSN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로컬 룰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로 산틸리 감독의 행동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어수선한 틈을 타 3세트를 잡아낸 한국전력은 4세트를 다시 내줬지만 5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챙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를 마친 뒤 격양된 채 기자회견에 응한 산틸리 감독은 “느린 화면을 보니 공이 네트 중간에 있었다. 오버네트가 아니었다. 오심이었는데도 상대가 점수를 따는 이상한 상황이 나왔다. 다른 리그와 국제대회에선 심판이 판정에 확신이 없으면, 스스로 비디오판독을 요청하기도 한다”며 “한국 심판들은 판정을 너무 자신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격렬하게 항의를 이어간 산틸리 감독은 결국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6일 현대캐피탈전은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장광균 코치가 임시 감독대행으로 분투했지만 수장을 잃은 대한항공은 평소보다 흔들렸다. 이날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승부처에 격차를 벌리지 못했고, 결국 패배를 안았다.

대한항공이 시즌 들어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KOVO 제공]

경기 앞서 선수단에게 자신의 행동에 미안함을 표시한 산틸리 감독은 VIP석을 끝까지 떠나지 않고 함께했지만 먼발치서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부터 함께한 외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비예나가 부상 등으로 컨디션 난조에 빠지자 전력에서 배제했다가 결국 외인 교체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선수들로만 베스트7을 꾸려 뛰면서도 정지석, 임동혁 등 젊은 공격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6연승을 달리며 감탄을 샀다.

허나 이제 슬슬 힘에 부친다. 지난달 27일 서울 우리카드와 3라운드 최종전에서 패한 뒤 3경기 연속 아쉽게 승점을 잃었다. 산틸리 감독이 세트 퇴장을 당한 한국전력전과 이어진 현대캐피탈전 패하면서 승점 4를 획득할 기회를 놓쳤다.

다가올 스케줄이 만만찮다. 최근 토종 라인업으로 상승세를 탄 대전 삼성화재(9일)를 시작으로 역시 궤도에 오른 우리카드(12일), 선두 KB손해보험(15일)을 사흘 간격으로 상대해야 한다.

비예나를 대체할 요스바니는 지난 3일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다. 격리생활이 끝나는 대로 훈련에 합류, 오는 22일 OK금융그룹전 첫 출전이 유력하다. 그때까지 지금의 선수구성으로 버텨야 한다. 국가대표급 전력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위기에 버텨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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