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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악성 루머'와 '강경 대응', 그 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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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악성 루머'와 '강경 대응', 그 후의 이야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2.18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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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악플러'와의 전쟁, 언제까지일까. 인신공격성 악담부터 근거 없는 '과거 폭로'까지, 수법은 다양하고 방식은 진화한다.

특히 최근 연이어 불거지는 '학교 폭력' 폭로글의 경우 사실 확인에 따라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 및 자숙을 택한 이들도 있지만, 허위 사실일 경우 의혹을 전면 반박하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였던 배우 조병규 측이 허위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의 자수와 사과를 받고 경찰 수사 의뢰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사진=]
배우 조병규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앞서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병규와 뉴질랜드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주장하는 누리꾼 A씨가 "조병규가 30명 가까이 되는 무리를 이끌고 와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학교 폭력 인정과 진심어린 사과를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문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시된 조병규를 향한 무분별한 악성 댓글과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경찰 수사를 정식 의뢰했다. 현재 본 건과 관련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린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같은 날 오후 소속사는 다시 입장문을 내고 "소속 배우(조병규)에 대한 위법행위 처벌을 구하는 고소 및 수사를 의뢰한 직후 해당 허위 게시글 작성자가 당사로 연락해 게시글이 허위임을 인정하고 잘못을 후회한다며 사과하는 선에서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초 강력히 대응해 가능한 법적 절차를 모두 진행하고 있었지만 허위 게시글 작성자가 잘못을 반성하고 여러 차례 선처를 구하는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다시는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았다”며 법적 대응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가수 겸 배우 박지훈, 아이유 [사진=스포츠Q(큐) DB]
(왼쪽부터) 가수 겸 배우 박지훈, 아이유 [사진=스포츠Q(큐) DB]

 

가수 진달래, 박경, 김유진 PD 등 '학교 폭력'을 인정하고 반성의 뜻을 전한 스타들도 있지만 이처럼 단순 재미를 위한 근거 없는 폭로의 희생양이 된 스타들도 적지 않다.

박지훈의 담당 변호사였던 법무법인(유한) 강남의 고승우 변호사는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 2017년 박지훈이 허위의 폭로성 게시물 작성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일을 소개했다.

'폭로자' B씨는 박지훈이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자신을 늘상 폭행하고, 침을 뱉거나 욕을 해 결국 자신은 전학을 갈 수 밖에 없었다는 구체적인 장문의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피의자 조사 결과, B씨는 박지훈을 만나본 적도 없는 28세 남성 회사원이었다. 선처는 없었고, 당사자들은 모두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는 각각 반의사불벌죄, 친고죄가 적용되므로 선처나 합의가 있으면 가해자는 처벌을 받지 않게 된다. 이를 악용해 악성 댓글(악플) 작성자와 루머 유포자들은 연예인들에게 선처나 합의를 호소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선처는 반성으로 이어지지 않고, 악플러들은 연예인의 관용을 악용한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과거 악플러들을 선처해줬지만 "반성문에 ‘아이유 씨의 악플 고소 때문에 지금 이혼을 당하게 생겼다’ 이런 얘기가 있더라. '이거 뭐야, 내가 가해자인가?' 싶을 정도로 헷갈렸다"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이후 아이유는 선처 없는 강경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배우 박해진은 악플러들과 함께 연탄 봉사를 하는 '관대함'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악플러가 다시 악플을 쓰다가 적발된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박해진은 이들을 모두 기소하고 민사 소송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최근 기획사들 역시 소속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악플러 고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소속사 역시 팬들의 제보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법적 대응을 위한 자료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에는 악플을 '연예인이라면 감수해야 할 것', '철 없는 장난'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연일 이어지는 연예인들의 고충 토로와 소속사들의 '무관용 원칙', 포털사이트 연예뉴스 댓글 폐지 등으로 볼 수 있듯이 사회적 인식은 변했다. 지금 키보드에 손을 얹고 있는 개인 역시 변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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