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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 중국 귀화, 안현수와 같고도 다른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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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 중국 귀화, 안현수와 같고도 다른 점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3.0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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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쇼트트랙의 소중한 자원 하나가 또다시 대열을 이탈했다. 빅토르안(36·한국명 안현수)이 10년 전 러시아로 떠났던 때와 오버랩되는 사건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5)이 중국 귀화를 선택하고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효준 측근은 “중국빙상경기연맹의 제안을 받아 중국 특별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며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으로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던 에이스의 이탈. 10년 전을 떠올리게 만들면서도 그 때와는 분명 다른 점이 존재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이 중국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안현수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였다. 2003년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황제의 등장을 알렸고 2004년 예테보리, 2005년 베이징, 2006년 미니애폴리스에서까지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자로 등극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선 3관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부상 이후 시련이 닥쳤다. 2008년 초 훈련 도중 다쳤고 그해를 통째로 날렸는데, 안현수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시점에 대표 선발전을 치렀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파벌 논란 등 빙상연맹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그는 오랫동안 러브콜을 보내 온 러시아 귀화를 결정했다.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소치 올림픽에선 금메달 3개를 따내며 러시아의 영웅이 됐다.

임효준도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앞서 크게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임효준은 압도적 실력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더니 대회 1500m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영광의 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9년 6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훈련 중 대표팀 남자 후배 A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수치심을 나타낸 후배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괴로워했고 임효준은 그해 8월 빙상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 청구로도 결과를 뒤집진 못했다.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나오는 임효준. [사진=연합뉴스]

 

소속 팀도 없고 훈련도 할 수 없었던 임효준은 지난해 3월 빙상연맹을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냈고, 지난해 11월 강제추행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A씨)가 동료 선수에게 시도한 장난이나 이에 대한 동료 선수의 반응과 분리해 오로지 피고인이 반바지를 잡아당긴 행위만 놓고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판단을 뒤집은 것. 행위의 잘못을 떠나 수치심을 주기 위한 고의성은 없었다고 오해를 풀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었다. 관계자는 “항소심에선 무죄를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면 그 시점부터 징계가 다시 시작돼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무대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에이전트사 브리온 컴퍼니에 따르면 소속팀과 국가대표 활동을 전혀하지 못하며 2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태극기를 달고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누리고 싶었지만 한국 어느 곳에서도 훈련조차 할 수 없었고 빙상 선수로서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고 운동할 방법만 고민했다”고 귀화 결정 배경을 전했다.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어 갈 간판 선수를 잃는다는 게 뼈아플 수밖에 없다. 2014년 소치에서 빅토르안이 이끄는 러시아에게 된통 큰 코를 다친 일이 있다.

임효준은 코치 안현수와 중국 대표팀에서 만나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임효준으로서도 억울할 수 있다. 임효준이 무죄 판결을 받은 항소심에서 A 또한 다른 여자 동료 선수가 클라이밍 기구에 올라가자 주먹으로 쳐서 떨어지게 하는 장난을 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 판결대로 임효준 또한 악의를 가졌다기보단 장난식 행동이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인 건 맞다.

그러나 과정과 의도와는 별개로 명백한 피해자가 생겨났고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파벌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어찌보면 피해자와 가깝게 여겨졌던 안현수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물론 국내에서 제대로 된 훈련 환경을 제공 받을 수 없어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전성기 시절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과감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다만 잘못을 저지른 뒤 귀화를 결정한 것이 결국 도망가는 그림처럼 보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팬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임효준의 귀화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전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중국 대표팀은 평창올림픽 때 지휘봉을 잡았던 김선태 총감독이 이끌고 있다. 게다가 안현수까지 최근 코치로 합류했다.

항소심 이후 검찰 측에선 다시 상고를 결정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 최종 결정에 따라 임효준의 귀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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