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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연 라이벌 삼성·SK, 문태종-문태영 '얼마면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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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연 라이벌 삼성·SK, 문태종-문태영 '얼마면 되겠니?'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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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FA 귀화혼혈선수 데려오려 선수 정리 통해 샐러리캡 확보…LG·오리온스 등은 전태풍 눈독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서울 라이벌' 삼성과 SK가 역대급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이상민 감독 체제로 출범했지만 최하위 성적에 그쳤던 삼성과 세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고도 뒷심 부족으로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던 SK가 전력 보강을 위해 FA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L(한국농구연맹)이 15일 FA 대상자의 원소속팀 협상을 마감한 결과 문태종, 문태영, 전태풍, 이승준 등이 FA 시장에 나왔다. 전태풍은 가드를 필요로 하는 팀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고, 문태종과 문태영은 득점력을 갖춘 스몰 포워드로 공격력 강화를 원하는 팀들이 데려오고 싶어 한다. 이승준은 부상과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높이를 보강하려는 팀들에 제격이다.

FA 시장 개장에 발맞춰 삼성과 SK는 선수 정리에 나섰다.

SK는 박상오를 부산 케이티에 보내고 오용준을 데려오며 샐러리캡을 확보했다. 삼성은 이정석과 이동준을 SK에 주는 대신 주희정과 신재호를 받아들이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또 삼성은 김동우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차재영 등과는 협상 결렬로 역시 샐러리캡에 여유를 뒀다.

▲ 서울 삼성과 서울 SK는 FA 시장에 나온 문태영(왼쪽)과 문태종을 데려오기 위해 대규모 선수 정리를 단행했다. 6억원이 충분히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이 형제를 데려올 수 있는 팀은 삼성과 SK 뿐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문 브라더스' 몸값 감당할 수 있는 팀은 삼성·SK 뿐

지난 시즌 19억1200만원의 총 보수로 샐러리캡 소진율이 83.13%에 불과했던 삼성은 이정석, 이동준과 보수 1억8000만원에 계약을 맺은 뒤 SK로 보넀다. 결과적으로 FA 선수 그 누구와도 계약을 맺지 않은 셈이다.

이동준(지난 시즌 보수 4억원), 이정석(2억5000만원), 차재영(1억8000만원), 김동우(1억500만원), 김태주(9000만원), 조준희(3000만원) 등이 모두 정리됐다. 10억5500만원이나 줄었다. SK에서 데려온 주희정(2억2000만원)과 신재호를 생각했을 때 샐러리캡을 꽉 채울 경우 10억원 정도의 실탄을 확보했다.

SK도 샐러리캡의 여유가 충분하다. 총 보수는 삼성보다 훨씬 적은 18억5976만원으로 4억4000만원 정도를 더 쓸 수 있다. 박상오(2억6000만원)와 주희정을 다른 팀에 내줬다. 여기에 최부경(2억4000만원)이 군에 입대해 샐러리캡에 여유가 새겼다. 1억8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은 이정석, 이동준이 있긴 하지만 역시 7억~8억원 정도를 더 쓸 수 있다.

문태종과 문태영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팀이 삼성과 SK 뿐이라는 계산은 여기에서 나온다.

이들 몸값의 기준은 이미 원주 동부와 재계약한 윤호영의 6억원이다. 또 문태종은 LG와 협상 과정에서 5억5000만원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결국 문태종, 문태영의 몸값 출발점은 6억원이다.

특히 지난 시즌 5억7000만원을 받았던 문태영은  FA 프리미엄까지 붙어 7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특정 팀이 제대로 내지를 경우 9억원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몸값을 의향서에 써낼 수 있는 팀은 삼성과 SK뿐이다.

▲ 문태종, 문태영과 함께 '빅3'로 꼽히는 전태풍은 고양 오리온스, 창원 LG, 인천 전자랜드 등 가드 보강이 절실한 팀의 타깃이다. [사진=KBL 제공]

◆ 오리온스·LG·전자랜드의 영입 1순위는 전태풍

전태풍도 탐이 나는 선수이긴 하지만 삼성과 SK에는 2순위다. 삼성은 주희정을 받아들였고 이시준까지 보유하고 있다. SK는 김선형과 이정석까지 있어 구태여 전태풍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전태풍을 노릴 수 있는 팀은 고양 오리온스와 LG, 인천 전자랜드로 압축된다. 오리온스와 전자랜드 모두 지난 시즌 샐러리캡 소진율이 80%에 미치지 못해 6억원 정도의 여유가 있다. LG는 문태종과 협상이 결렬됐고 김시래(2억1000만원)가 군에 입대, 8억원 정도가 확보됐다. 공교롭게도 이들 팀은 가드가 절실하다.

오리온스와 LG, 전자랜드도 문태종, 문태영이 탐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문태종의 빈자리를 메워야할 LG가 문태영을 데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문태종과 협상 과정에서 5억원을 줄기차게 제시했던 LG가 6억원을 넘어 7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는 문태영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과 SK가 문태종, 문태영에 '올인'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오리온스, LG, 전자랜드도 서울 두 팀과 경쟁을 피해 전태풍 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의 거취도 관심사다. 컨디션만 좋아진다면 충분히 파워포워드로 활용할 수 있다. 다소 독단적인 플레이를 하고 수비가 약한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나서는 다음 시즌에 이승준의 높이는 충분히 유용하다. 그동안 높이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던 전자랜드행이 점쳐지고 있다.

반면 다른 팀은 여유가 없다. 동부와 전주 KCC, 안양 KGC 등은 각각 윤호영, 하승진, 강병현 등과 재계약하느라 샐러리캡 여유가 없다. 지난 시즌 샐러리캡을 꽉 채웠던 울산 모비스도 문태영의 빈 자리로 생긴 금액은 지난 시즌 우승으로 선수들 몸값을 올려주는데 써야 한다. 전태풍이 떠난 케이티도 박상오를 데려오면서 FA를 데려올만한 금액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재계약 포기 또는 협상 결렬 등으로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데려올 수는 있다. 몸값 대비 쏠쏠한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보이는 차재영과 김동우, 김용우, 신윤하 등의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 이승준(오른쪽)은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2015~2016 시즌에 유용하게 쓰일 자원이다. 그동안 높이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던 인천 전자랜드 등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사진=KBL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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