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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수비, 위기 탈출은 오범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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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수비, 위기 탈출은 오범석의 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16 2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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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 연결고리…2경기 연속 리그 무실점 버팀목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중앙수비수인 연제민(22)과 구자룡(23)이 훌륭히 제주 공격진을 막아줬다. 그러나 이들이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범석(31)의 공이 크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염기훈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뒤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가운데 오범석의 활약에 대해서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오범석은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풀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은선(27)과 오장은(30) 등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서정원 감독으로서는 믿고 맡길 선수가 오범석뿐이었다.

오범석 카드는 주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오범석은 연제민과 구자룡 등 젊은 중앙수비수들 앞에서 제주의 공격을 일차 저지하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공수의 연결고리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수원 삼성 오범석(가운데)이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양상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수비대장 오범석, FA컵 패배 트라우마를 씻다

현재 수원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K리그 클래식과 대한축구협회(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났다. 설상가상 지난 13일에는 전남과 FA컵 경기에서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치르고 승부차기에서 져 탈락했다.

또 주전들의 줄부상도 서정원 감독의 얼굴을 어둡게 만든다. 수원이 올 시즌 실점이 많은 것 역시 선수들의 부상 영향이 크다. 오장은, 김은선 등 수비형 미드필더 뿐 아니라 중앙 수비수까지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민상기까지 빠지자 서정원 감독은 원래 왼쪽 풀백인 양상민을 중앙수비로 돌리기까지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은 젊은 연제민-구자룡 카드에서 해법을 찾았다. 지난 5일 AFC 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전에 이어 제주의 로페즈, 까랑가, 강수일 등 스피드가 탁월한 공격수들을 막기 위해 빠른 발을 갖고 있는 연제민-구자룡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부족했다. 젊은 패기와 스피드가 있다고는 하지만 노련함은 떨어진다. 바로 두 젊은 수비수를 이끌 수 있는, 경험많은 선수가 필요했다. 그 카드가 오범석이었다.

원래 오버래핑이 좋고 몸싸움과 패스가 좋은 오범석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제주의 빠른 공격을 완전히 틀어막았다. 전후반 내내 제주가 7개의 슛에 그치고 유효 슛이 3개에 그쳤던 것 역시 오범석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잘 막아줬기 때문이다. 오범석의 일차 저지에 연제민, 구자룡도 큰 실수 없이 중앙을 탄탄히 지켜 리그 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수원 삼성 오범석이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2015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 부상에서 돌아온 오범석, 팀의 균형 잡는 열쇠

오범석은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에도 충실했다. 수원은 이날 권창훈, 이상호, 고차원, 염기훈 등을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며 총 공세를 펼쳤다. 이들이 힘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공수 밸런스를 잘 맞춰준 오범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반 초반 고차원의 연속된 공격을 만들어주는 침투 패스 역시 오범석의 작품이었다.

서정원 감독도 어린 선수들 못지 않게 오범석의 숨은 공로를 치하했다.

서정원 감독은 "제주의 빠른 공격수들을 막기 위해서는 연제민, 구자룡이 필요했는데 경험많은 오범석이 이들을 잘 이끌어주며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줬다"며 "오범석이 영리한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자신의 역할을 120%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오범석 역시 한동안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해있었다. 그러나 회복한 뒤 신세계와 함께 오른쪽 풀백을 번갈아봐오다 구멍 뚫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완벽하게 메움으로써 수원의 FA컵 패배 트라우마를 단번에 치유했다.

수원은 아직도 더 많은 경기를 앞두고 있다. 가시와 레이솔과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 2차전을 치러야 하고 K리그 클래식도 계속 이어진다. 다행히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지는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일정을 미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범석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든든하게 지켜준다면 서정원 감독도 조금 더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짤 수 있다. 위기에 빠진 수원의 열쇠를 오범석이 쥐고 있는 셈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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