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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연속 퇴장 이랜드, 변수 딛고 발견한 희망은? [K리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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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연속 퇴장 이랜드, 변수 딛고 발견한 희망은? [K리그2]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1.08.1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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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서울 이랜드FC가 2경기 연속 퇴장 변수로 울었다. 하지만 경기력 자체는 분명 지난 라운드와 달랐다. 물론 수비진 부상과 골 결정력 부족 등 불운이 겹쳐 결과는 같았지만 과정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랜드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2(프로축구 2부) 25라운드 부천FC와 홈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 30분 안태현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고, 전반 42분 김현훈 퇴장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후반 8분 김인성이 동점을 만들어 기대감을 높였으나 후반 22분 크리슬란에 추가골을 내줘 추격 의지를 잃었다. 리그 2연패를 당한 하위권 이랜드는 급한 마음과 달리 더딘 발걸음을 이어갔다.

전반 종료 직전 퇴장으로 운동장을 빠져나가는 이랜드 김현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 종료 직전 퇴장으로 운동장을 빠져나가는 이랜드 김현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랜드는 직전 라운드 충남 아산전 패배가 뼈아팠다. 김인성이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는데, 15분 뒤 이규로가 퇴장으로 피치를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수적 열세를 맞은 이랜드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빠른 교체 카드 활용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수비진이 무너져 연달아 3골을 내줬다.

반전이 필요한 시점. 20라운드 이후 2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위권 탈출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지만 결과가 아쉽다. 정정용 감독 역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승점 3을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둬야 한다. 그렇게 준비를 했다. 위험이 따르더라도 공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공격적으로 나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정용 감독 말대로 이랜드는 초반부터 거세게 상대를 몰아쳤다. 작정하고 빠른 공격을 시도했다. 선발 라인업에 한의권-레안드로-김인성 스리톱이 이름을 올렸다. 모두 속도에 강점이 있는 자원들이다. 끈질기게 부천 배후 공간을 노렸다. 레안드로가 최전방에서 상대 센터백을 묶는 사이 김인성과 한의권이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경기 스피드를 올렸다.

미드필더들도 공을 잡으면 바로 부천 측면 공간으로 공을 붙였다. 이랜드는 장윤호-김선민-유키로 이어지는 중원 라인을 꾸렸다. 탈압박이 좋고 양질의 패스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 앞선의 스리톱 무게감을 높이는데 제격이었다.

이랜드는 전반 30분 안태현에 일격을 당했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일정 수준의 에너지 레벨을 유지했다. 1, 2선 시너지가 무리 없이 경기에 묻어 나온다면 스코어를 뒤집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 보였다. 

전반 종료 직전 문제가 발생했다. 이미 경고가 한 장 있던 김현훈이 크리슬란의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2경기 연속 퇴장. 이랜드 계획에 없던 일이다. 이미 직전 라운드 이규로 퇴장으로 수비진 체력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또 다시 후방 자원을 잃었다. 정 감독과 선수들의 일그러진 표정이 중계 화면을 뚫고 나올 정도로 당혹감이 컸다.

후반 8분 동점골을 성공한 이랜드 김인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8분 동점골을 성공한 이랜드 김인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랜드는 그럼에도 후반전 더 좋은 경기를 했다. 수치상으로도 잘 나타났다. 점유율 60%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슛 개수는 오히려 전반보다 2개 많았다. 세트피스 시도 개수와 패스 성공률도 소폭 상승했다.

우선 정정용 감독은 빠른 교체로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드필더 장윤호를 빼고 수비수 이상민을 투입했다. 리드를 뺏기고 수적 열세까지 겹친 상황에서 공격숫자를 늘릴 법했지만 반대였다. 직전 경기가 준 교훈이다. 이랜드는 아산전 윗선에 힘을 줬는데, 후반 들어 무기력하게 2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전술 변화는 주효했다. 이상민이 포백 중심축을 세워 라인 간격을 촘촘하게 가져갔다. 오히려 점유를 늘려 상대 공격을 옭아맸다. 지칠대로 지쳤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다했다.

동점골 또한 적절한 시점에 나왔다. 후반 8분 김인성이 균형의 추를 맞췄다. 이인재의 크로스가 날카로웠고, 김인성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전반부터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든 결과다. 부천 수비진이 라인을 올리지 못하도록 배후 공간으로 끊임없이 전진패스를 넣었다. 공격수들은 유기적인 스위칭과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넓은 공간을 점유했다.

후반 초·중반 계속해서 부천을 몰아쳤다. 수적 열세 없이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레안드로와 한의권이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슛 기회를 잡았다. 수비진 역시 라인을 차츰 올렸다. 수적 열세에 매몰된 채 내려앉는 축구를 하면 공격 속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중원 숫자를 맞췄고 공격 시작점을 당겼다. 지난 라운드와 달리 충분히 승점을 기대할만한 경기내용이었다.

그러나 운은 이랜드 편이 아니었다.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리슬란의 추가골이 터졌다. 부상 또한 직격탄이었다. 후반 16분 이인재가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운동장을 빠져나갔고, 후반 30분엔 이재익이 광대뼈 부상으로 실려 나가는 악재가 따랐다. 퇴장과 부상 변수로 교체카드를 3장이나 썼다.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기엔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미완에 그쳤으나 이랜드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정정용 감독도 “당장 3일 뒤 경기가 있다. 분위기를 추스르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최선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자신감이 붙으면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다음을 기대했다. 2경기 연속 퇴장 악재라는 변수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결과는 같았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빛을 봤다는 점은 충분히 치켜세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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