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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중국 가는 이유, 그 다음 챕터는?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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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중국 가는 이유, 그 다음 챕터는?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9.07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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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국가대표만 쉬는 거지, 선수생활은 이어간다. 지금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나이 들어도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신화를 끝으로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은퇴한 김연경(33·상하이 유베스트)이 6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2020년 초 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르는 중 복근 부상을 입었던 김연경은 올림픽 본선에 대비하기 위해 2020~2021시즌 전격 국내 V리그로 복귀했다. 친정팀 인천 흥국생명에서 뛰면서 한국배구연맹(KOVO)컵부터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준우승을 차지하고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었다.

이재영·다영 쌍둥이가 학교폭력(학폭) 건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흔들리는 흥국생명과 대표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앞장섰다. 결국 올림픽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동메달 획득을 노크했다.

[사진=라이언앳 제공]
김연경이 도쿄 올림픽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하고서 처음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사진=라이언앳 제공]

현재는 국내에 머무르면서 개인운동과 휴식을 병행하고 있는 김연경은 이달 말 내지 내달 초 중국으로 출국해 팀 훈련에 합류한다. 상하이와는 단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다음 행선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김연경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고민이 많았다. 국내에서 뛰는 것도 어느 정도 생각했고, 유럽 진출도 고려했다. 중국에서 오퍼했을 때 두 달 정도 짧은 시즌을 치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대표팀 시즌이 힘들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짧은 리그 일정을 소화하면 지금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조건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짧은 리그를 마치고 나면 이후 유럽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열린다. 김연경은 유럽뿐만 아니라 새로 출범한 미국 무대까지 폭넓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때 가서 다음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중국리그 마친 후 일정에 대해) 결정한 건 하나도 없다. 최근 미국에 리그가 생겼다. 도쿄 올림픽 MVP를 받은 조던 라슨(미국)이라는 친구가 중국리그 이후에 미국에서 뛸 생각 없냐는 이야기를 했다. 유럽 몇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긴 했다. 만약 유럽으로 돌아간다면 이탈리아 무대를 경험해보지 않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라이언앳 제공]
중국 이후 유럽 또는 미국 무대를 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진=라이언앳 제공]

라슨은 2018~2019시즌 엑자시바시(터키)에서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이번에 상하이에서도 함께 뛴다. 라슨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국 리그에 참가할 계획이다. 김연경의 추후 행선지 옵션에 미국이 추가된 셈이다.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제 그가 체력적인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나이가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대표팀은 이제 내려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가대표 은퇴 시점을 늘 고민해왔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가 끝나고 은퇴하면 어떨까란 생각을 조금씩 해왔다. 가을~봄 소속팀에서 시즌을 치르고, 봄~가을 대표팀에서 대회에 나서는 톱니바퀴를 돌았는데, 이제는 부상도 많아졌고 좀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표팀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접하면서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선수 이후의 삶을 그릴 때 한국 배구를 위해서 스스로 어떤 점에서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자신과 함께 김수지(화성 IBK기업은행), 양효진(수원 현대건설) 등 10여년 함께해온 동료들도 대표팀을 떠나 전력 약화가 우려된다. 김연경은 멀리 내다보고 젊은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연경 화상 인터뷰 캡처]
김연경이 선수 이후의 삶을 어떻게 그릴지 역시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김연경 화상 인터뷰 캡처]

김연경은 "이번에 외국인 감독님이 들어오면서 변한 게 많다. 훈련도 체계적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유스 육성이 중요할 것 같다. 청소년 대표팀이 동계 훈련 때 국가대표 지도자들을 통해 시니어 팀이 하는 훈련을 경험하면서 성장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추후 시니어 팀에 들어와 활약할 선수들이기 때문에 꾸준히 도전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4년이란 시간 동안 계획을 잘 세워 활용해야 한다"고 힘줬다.

그는 "다른 팀을 보니 행정적인 부분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행정적인 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고민 중"이라며 "또 한편으론 방송인 김연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방송은 새로운 걸 계속 경험하게 돼 새롭다. 은퇴 후 진로를 두고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알렸다. 앞서 국내 복귀 당시 막연히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던 김연경이 축구에서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가 그렇듯 행정가로서 역량을 쌓게 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연경은 그동안 비시즌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를 통해 예능감을 뽐냈다. 원래도 섭외 1순위로 통했는데, 이번 올림픽 활약으로 더 바빠졌다. 올림픽 이후 광고 촬영도 많았다. 올림픽이 끝났지만 당분간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김연경과 올림픽 대표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선수로서 남은 목표를 묻자 김연경은 "대표팀 은퇴지, 선수생활이 끝나는 건 아닌데,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 앞으로 선수생활이 남았다. 지금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나이 들어도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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