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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류현진, 에이스의 부진 탈출법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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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류현진, 에이스의 부진 탈출법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9.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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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9월 첫 등판. 악몽 같았던 8월과는 달랐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왜 자신이 에이스인지를 완벽투로 증명해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경기가 8-0으로 마무리되며 류현진은 시즌 13승(8패)을 수확하고 아메리칸리그 다승 2위까지 올라섰다. 시즌 평균자책점(ERA)도 3.92에서 3.77까지 낮췄다. 지난달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7일 뉴욕 양키스전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13승 째를 챙겼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지난해가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탓에 토론토 이적 후 제대로 맞는 첫 시즌이나 다름없었다. 류현진의 기세는 남달랐다. 거침 없이 승리를 쌓아갔다.

그러나 8월 흔들렸다. 마치 2019년을 보는 듯 했다. 당시 1점 대 평균자책점(ERA)을 이어가던 그는 8월 4경기 ERA 7.48로 흔들렸다. ERA 2.32로 이 부문 1위로 시즌을 마치긴 했으나 1점대 달성이 무산된 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7월까지 11승을 거둔 류현진은 8월 6경기에서 2승 3패 ERA 6.21로 흔들렸다. 7실점 경기가 두 차례나 나왔고 홈런 3개를 내주며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달 마지막 등판이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선 6회 2사까지 노히트피칭을 펼치며 부진을 씻어내는 것 같았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추가하지 못하고 3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치부심한 게 느껴졌다. 길었던 수염을 말끔히 정리하고 경기를 맞았다. 경기 내용도 달라졌다. 속구에 힘이 크게 실렸다. 이날 던진 속구 최고 시속은 93.9마일(151㎞)에 달했다. 평균 구속도 147.7㎞로 평소보다 3㎞ 정도 더 빨랐다.

류현진은 빨라진 속구와 함께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양키스 타선을 제압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속구에 힘이 실린 덕분일까. 자신감이 넘쳤다. 장점은 칼날 제구는 더욱 예리했고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도 더욱 과감하게 던졌다.

류현진의 빠른공을 양키스 타자들은 제대로 공략해내지 못했다. 자연히 속구를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설 수밖에 없었는데, 영리한 류현진은 이를 역이용해 속구(30구)보다 많은 변화구를 뿌렸다. 컷패스트볼은 22개, 체인지업은 21개, 커브는 7개를 던졌다. 이날 잡은 6개의 삼진도 2개만 속구에 의한 것이었고 나머지 4개는 컷패스트볼(2개), 체인지업, 커브(이상 1개)로 고른 투구 활용을 보였다.

특히 그 중에서도 컷패스트볼이 인상적이었다. 평균 구속이 142.6㎞로 평소보다 4㎞ 가까이 빨라졌다. 체인지업과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면 속구와 같이 다가오다가 마지막에 빠르게 휘어지는 컷패스트볼엔 제대로 히팅 포인트를 잡기조차 힘들었다.

최근 부침과 함께 1선발 자리를 로비 레이에게 내준 게 류현진에겐 자극제가 된 것처럼 보였다. 경기 후 화상인터뷰에 나선 그는 “레이의 투구 내용을 많이 공부했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 이유”라며 “레이는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나 역시 (비슷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데 그 구종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4가지 구종을 고루 활용하며 8월 부진에서 벗어났다. 개인 최다승과 다승왕 도전을 위해 남은 시즌 일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슬라이더는 높게 혹은 낮게 던질 수 있는데 낮게 던지면 상대 타자가 더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포수 대니 잰슨과 경기 전에 많은 구종을 던지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사인을 잘 내줘서 편안하게 경기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군더더기 없는 피칭에도 80구만 던진 이유에 대해선 “평소에 안 던지던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면서 몸에 타이트한 느낌을 받았다”며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감독님, 코치님과 이야기 하고 공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토론토는 73승 62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선두 양키스에 4.5경기 차 뒤진 4위에 올라 있다. 에이스 류현진으로선 시즌 막판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더불어 다승 선두 게릿 콜(양키스·14승)의 자리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

개인 단일 시즌 최다승에도 도전한다. 앞으로 4차례 정도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데, 1승만 더하면 2013년, 2014년, 2019년에 이어 14승으로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에 올라선다. 2승을 추가하면 MLB 진출 후 최초로 15승 달성을 누리게 된다. 막판 류현진의 기세에 더욱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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