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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고진영 미소, 골프남매 우승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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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고진영 미소, 골프남매 우승 의미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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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골프 남매가 일을 냈다. 임성재(23·CJ대한통운), 고진영(26·솔레어)이 한국시간 기준 첫 동반 우승 쾌거를 써내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였다.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값진 동반 미소였다.

임성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파71·7255야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24언더파 260타로 생애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같은 날 고진영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파71·661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18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섰다.

임성재가 11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박세리(44), 최경주(51) 시대가 열린 후 수 많은 한국인 우승 골퍼가 있었지만 같은 날 우승 기록은 드물었다. 현지시간 기준으로는 2005년 10월 최경주와 한희원(43)이 처음으로 함께 정상에 섰다. 다만 한희원이 우승한 LPGA 투어 오피스디포 챔피언십이 대회 도중 악천후로 예정보다 하루 늦게 끝나 한국시간 기준으로 같은 날은 아니었다.

2006년 10월엔 최경주와 홍진주(38)가 같은 주말에 우승 소식을 전했는데 최경주는 미국에서, 홍진주는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서 정상에 서 시차로 인해 날짜 차이가 있었다. 2009년 3월 양용은(49)과 신지애(33) 또한 신지애의 대회가 싱가포르에서 열려 한국 날짜로는 하루 먼저였다. 한국 날짜 기준으로는 최초 타이틀을 얻게 된 터라 임성재와 고진영의 동반 우승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 ‘버디왕’ 임성재, 집중력으로 이뤄낸 쾌거

지난해 50번째 출전 대회에서 감격적인 첫 승을 따냈던 임성재에겐 그만큼의 도전이 더 필요했다. 의미 깊은 100번째 대회. 임성재는 ‘버디왕’이라는 별명답게 무섭게 타수를 줄이며 1년 7개월 만에 다시 그린재킷을 입었다.

현지 중계팀과 인터뷰에서 “첫 우승 뒤 두 번째 우승이 찾아올 것인지 생각이 많았고 어려웠다”고 말했을 만큼 힘겨운 시간을 견뎌낸 뒤 얻어낸 값진 성과.

버디쇼를 펼치며 역전극을 이뤄낸 임성재(오른쪽). 100번째 도전에서 감격적인 2승을 챙겼다.[사진=AFP/연합뉴스]

 

강한 바람에 고전했던 임성재는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하늘도 도왔을까.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터 모두 나무랄 데 없는 감각을 뽐냈다. 2020~2021시즌 버디 498개 잡아내며 PGA 투어 한 시즌 최다 버디 기록을 갈아치운 임성재는 9번 홀부터 13번 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9타를 줄이며 정상에 우뚝 섰다.

연속 버디 행진에 대한 질문에 “특별한 느낌은 없었고 매 홀 집중하다 보니 5개 홀 연속 버디였는지도 몰랐다”며 “어릴 때부터 한 번 집중하면 주변도 잘 안 보이고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오늘 버디를 몇 개 했는지도 끝나고 알았다”고 말했다.

2002년 5월 최경주(51)가 한국인으로는 첫 PGA 우승을 차지한 뒤 19년 만에 한국인 통산 20승을 채웠다. 지난 5월 이경훈(30)이 AT&T 바이런 넬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한국인으로는 5개월만의 값진 성과이기도 했다.

우승 상금 126만 달러(15억900만 원)를 챙긴 임성재는 시즌 상금을 130만2788달러(15억6200만 원)로 늘리며 상금 2위, 페덱스컵 포인트에서도 2위에 올랐다. 최다 버디 부문은 45개로 공동 22위지만 라운드당 버디는 5.6개로 최다 버디 1위 네이트 래슐리(미국)의 라운드당 5개보다도 많은 수치.

50번째에 한 번, 100번째에 또 한 번 정상에 오른 임성재는 ‘150번째 대회에서 3승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첫 우승 이후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며 “다음 우승은 더 빨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진영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LPGA 통산 10승 클럽에 가입했다. [사진=AP/연합뉴스]

 

◆ 통산 10승 고진영, 소렌스탐-코다 모두 잡아라!

세계 2위로 나선 도쿄올림픽을 공동 9위로 아쉽게 마무리했던 고진영은 한동안 국내에 머물며 체력을 보충하는 동시에 심기일전했다. 놀랍게도 이후 출전한 대회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첫 라운드부터 줄곧 선두를 지킨 고진영은 공동 2위에 4타 앞선 채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2위 그룹의 추격도 있었으나 버디 6개와 보기 하나를 엮어 5타를 줄이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뤄냈다.

지난 7월 VOA 클래식과 지난달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이어 올 시즌 3승째를 챙기며 우승 상금 45만 달러(5억4000만 원)를 보탠 고진영의 LPGA 투어 통산 10번째 우승. 2017년 10월 국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2018년 1승, 2019년 4승, 지난해 1승, 올해 3승을 보탰다. 2019년엔 ANA 인스피레이션, 에비앙 챔피언십 등 두 차례 메이저대회도 제패했다.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김세영(12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인으론 5번째 대기록. 대회 직후 고진영은 “이번 우승은 LPGA 통산 10승이라 무척 특별하다”며 “2년을 기다려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도 10승을 올려 박세리(국내 14승), 신지애(국내 21승)와 더불어 한·미 투어 동반 10승을 올린 선수로도 이름을 새겼다.

동료들의 샴페인 축하 세례를 받는 고진영(왼쪽).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넬리 코다와 아니카 소렌스탐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사진=EPA/연합뉴스]

 

더불어 한국 국적 선수로 통산 199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오는 21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00번째 우승을 자축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았다.

이제 시선은 1위 넬리 코다(23·미국·한화큐셀)와 전설 아니카 소렌스탐(51·스웨덴)에게로 향한다.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거의 2년간 1위 자리를 지키던 고진영은 7월 이후 코다에게 선두를 빼앗겼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복귀 첫 대회인 지난달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이후 아칸소 챔피언십 공동 6위, 숍라이트 클래식 준우승, 이번 대회까지 정상에 서며 코다를 바짝 추격했다. 코다는 9.39점, 고진영은 9.10점. 지난주에 1.44점 차이에서 1점 이상 차이를 좁혔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엔 코다가 불참하는데 고진영이 홈 코스에서 정상에 오를 경우 역전할 수 있다. 상금 순위에서도 고진영(165만6415달러)은 코다(197만4657달러)에 이은 2위,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146점으로 코다(161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CME 글로브 포인트, 평균 타수 모두 코다에 이어 2위인데 다음 대회 결과에 따라 한 방에 뒤집기가 가능하다.

또 지난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69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써내는 위엄을 보였다. 소렌스탐의 LPGA 투어 역대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

고진영은 “아직 소렌스탐의 기록을 깰 기회가 있는데 BMW 챔피언십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렌스탐은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그는 수많은 기록을 세웠고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아직은 격차가 크다”고 뚜렷한 목표 의식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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