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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대상 DB 허웅, 무엇이 달라졌나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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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대상 DB 허웅, 무엇이 달라졌나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0.2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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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연예인’ 허웅(28)이 달라졌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에서 리그 전체를 아우르는 슈퍼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허웅은 27일 전라북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27분간 뛰며 3점슛 5개 포함 23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웅의 활약 속 DB는 90-82로 승리, 5승 2패로 서울 SK와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DB의 상승세는 허웅의 진일보 없이 설명할 수 없다.

원주 DB 허웅이 27일 전주 KCC전 3점슛 5개 포함 23득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2014~2015시즌 데뷔한 허웅은 2년차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펼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경기당 1.5개에 달하는 3점슛과 성공률 37.5%는 상대팀에 외곽 수비의 부담을 더했다.

아직 몇 경기 지나지 않았지만 올 시즌 허웅의 기세가 남다르다. 7경기에서 평균 29분을 소화하며 17점 3.1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물론이고 3점슛(2.7개) 모두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득점은 국내 2위, 3점슛은 전체 2위, 국내 1위. 3점슛 성공률은 45.2%에 달한다.

선수들끼리는 이미 느끼고 있었다. 비시즌 기간 예능인이 다 된 허재(56) 전 국가대표팀 감독, 동생 허훈(26·수원 KT)과 함께 종종 방송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어올렸던 허웅. 이상범 DB 감독은 그를 ‘연예인’이라고 부르며 놀리기도 했다고.

올 시즌 3점슛 2.7개, 성공률 45.2%로 외곽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사진=KBL 제공]

 

방송에 많이 출연하면 그만큼 연습량이 줄고 실력저하로 연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허웅은 방송 출연 때 훈련 장면 또는 꾸준히 몸을 키우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SK 김선형은 “허웅이 방송출연도 많이 하며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를 많이 했고 벌크업도 하며 시즌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했고 김시래는 “컵대회를 봤는데 정말 좋은 기량을 보여줬고 어시스트도 두 자릿수 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이날도 허웅의 활약이 빛났다. 김종규가 골밑을 장악하는 사이 허술해진 외곽에서 맹공을 쏟아 부었다. 파울 아웃으로 김종규가 빠진 4쿼터엔 해결사 역할까지 맡았다. 중요할 때마다 득점하며 리드를 지켰고 경기 종료 45초 전엔 경기를 마무리 짓는 3점포까지 터뜨렸다.

특히 올 시즌 4쿼터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다. 4쿼터에만 평균 7점을 기록 중. 필드골 성공률도 41.2%로 4쿼터에 가장 높다.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농구대통령’ 칭호를 얻은 아버지가 오버랩 되는 해결사 본능이다.

올 시즌 공 소유 시간이 늘어난 허웅(오른쪽)은 더 좋아진 슛 밸런스와 경기 운영 능력을 자랑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KBL 제공]

 

두경민(대구 한국가스공사)과 박찬희의 트레이드가 허웅에겐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종전엔 볼 소유 시간이 길었던 두경민 특성상 허웅의 역할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젠 팀 내 비중이 더 커졌고 박찬희가 두경민보다 1번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고 허웅은 듀얼가드로서 재능을 맘껏 펼치게 된 것. 높아진 팀 내 위상으로 인해 무거워진 책임감은 오히려 허웅을 더 성장시켰다.

패스를 기다리며 늘 준비돼 있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직접 공을 가지고 움직이는 시간이 길어지며 밸런스를 찾기도 한결 수월해진 모양새다. 그만큼 더 거센 상대 수비의 밀착마크를 받게 됐지만 무리하지 않고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노련미도 더해졌다.

출전시간 대비 선수 효율을 평가하는 효율성지수(PER·Player Efficiency Rating)에서도 허웅은 5경기 이상 나선 선수들 중 20.8로 국내 4위, 팀 내 국내선수 중 1위로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 중 하나로 거듭나고 있다. 

이상범 감독과 함께 더욱 향상된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 올 시즌 DB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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