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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김현, '생존왕' 인천 기대에 보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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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김현, '생존왕' 인천 기대에 보답하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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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에는 일찌감치 생존을 신고했다. 6번째 소속팀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은 토종 장신(190㎝) 공격수 김현(28)의 존재감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인천은 7일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파이널B 36라운드 강원FC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승점 45(12승 9무 15패)를 쌓은 인천은 8위를 유지했다. 11위 강원(승점 39)에 승점 6 앞선 인천은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7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5)와 함께 1부 잔류를 확정했다.

강원은 잔여일정에서 9위 FC서울(승점 43), 10위 성남FC(승점 41)와 차례로 만난다. 인천이 남은 2경기 모두 져도 강원, 서울, 성남 중 한 팀보다는 순위가 높다. 다음 시즌에도 K리그1 무대를 누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현이 3경기 연속골로 인천의 생존을 확정시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전반 유효슛 하나 없이 물러난 인천은 후반에도 홈팀 강원 공세에 고전했다. 결국 후반 28분 강원 임창우의 크로스를 김대우가 헤더로 연결, 선제 실점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4분 뒤 김현이 곧장 만회했다. 아길라르가 오른쪽에서 코너킥을 올리자 김현이 쇄도하며 껑충 뛰어올라 머리로 받아넣었다. 호쾌한 동점골이자 그의 3경기 연속골. 

김현의 천금같은 득점에 힙입어 인천은 4경기 무패(2승 2무)를 달렸다. 지난 시즌 초반 15경기 무승(5무 10패) 등 고전한 끝에 최종전에서야 살아남았던 인천이다. '생존왕'은 2016시즌부터 줄곧 강등권을 전전하다 파이널라운드 들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단 한 차례도 강등되지 않아 얻은 별명이다.

인천은 지난 시즌 도중 제주 유나이티드를 강팀 반열에 오르게 했던 조성환 감독이 부임한 뒤 또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잔류했다. 새 시즌 '생존왕'이란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떼어내겠다고 선언했는데, 예년보다 빨리 잔류를 확정하는 데 성공했다. 중반에는 중상위권까지 올라 파이널A를 노크했으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김현의 이날 득점은 시즌 7호골. 전북 현대 유스 영생고를 거쳐 2012년 전북에서 데뷔한 이래 지난 10년을 통틀어 한 시즌 최다득점. 2017시즌 당시 아산 무궁화에서 군 복무하며 K리그2(2부)에서 기록한 6골이 종전 개인 최다골이었다.

190㎝ 큰 키를 바탕으로 제공권을 갖춘 김현은 어릴 때부터 대형 유망주로 통했다.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진출에 힘을 보탰고, 2016년 리우 올림픽 앞서 U-23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유럽에서 경험을 쌓은 와일드카드 석현준이 합류하면서 본선행이 불발됐지만 해당 연령대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공격수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현은 돌고돌아 인천에서 가장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기대만큼 프로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성남, 제주 유나이티드, 아산, 부산 아이파크를 거치면서 '저니맨' 딱지를 받았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인천에서 데뷔 이래 가장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현은 시즌 초 간판 공격수 무고사(9골)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송시우(5골), 아길라르, 네게바 등과 공격을 이끌며 인천의 선전에 앞장섰다. 결정력은 아쉬웠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전방에서 버텨주고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준 덕에 출전시간을 보장받았다. 큰 키지만 연계와 침투능력까지 갖춰 조성환 감독 총애를 받았고, 기대에 부응했다. 최근에는 순도 높은 결정력까지 보여주면서 기량을 꽃 피웠다는 평가다. 그동안 무고사가 홀로 해냈던 일을 분담하는 셈이라 더 반갑다.

인천 팬들 사이에서 그는 '한국의 즐라탄'으로 통한다. 큰 키에 발밑도 좋은 플레이스타일은 물론 장발까지 닮았다.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그는 강원전을 마친 뒤 "인천에 왔을 때 실수를 해도 항상 믿어주고 기다려주셨다. 기다림에 어떻게든 보답하기 위해 훈련 때 더 노력했다. 이렇게 이뤄져 행복하다"고 밝혔다.

한편 강등권 다툼은 이제 4개 팀으로 압축됐다. 9위 서울(승점 43)과 10위 성남(승점 41)은 11위 강원(승점 39), 12위 광주FC(승점 36)보다 유리한 위치지만 강등권 특성상 끝을 장담할 수는 없다. 다이렉트 강등을 당하는 최하위를 면하더라도 11위로 마치면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PO)를 뚫고 올라온 대전 하나시티즌과 승강 PO를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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